※ '공병우 최종 자판' 이름이 실린 오한중 한글 문화원 연구원의 월간 《정보시대》 기사(그림 6-7)를 더 인용하고, '공병우 최종 자판'이 실린 자료에 관한 내용을 고쳤습니다. (2016.11.28.)

1) '공병우 최종 자판'과 '공병우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이 실린 유인물 자료 (오한중,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한글 문화원)

[그림 6-1]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오한중, 한글 문화원 유인물, 1993.5.7.)

'공병우 최종 자판'이 실린 유인물 자료 (오한중,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한글 문화원)

[그림 6-2]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오한중, 한글 문화원 유인물, 1993.5.7.)

  위의 한글 문화원 자료(오한중,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1993.5.7.)에 따르면 공병우 최종 자판은 1992년 초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기계식 타자기, 전자식 타자기, 컴퓨터에 맞춘 3가지 기본 배열이 따로 있다. 이 가운데 흔히 알려진 것은 컴퓨터용 배열이다. 공병우 최종 자판이 "1992년 초에 완성한 자판"이라고 설명에서 컴퓨터용 공병우 최종 자판의 기본 배열이 적어도 1992년 초에는 확정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주1 '공병우가 손수 만든 공병우 글자판의 마지막 판'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공병우 자판'으로 나온 3-87 자판의 후속판이고, 공세벌식 자판을 창안한 '공병우'가 오랜 한글 자판 연구를 마무리하며 내놓는 은퇴작 성격을 띠었다.

  한글 문화원이 펴낸 자료들에는 이 자판 배열이 공병우 최종 자판이나 공병우 글자판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한글 문화원은 편집자의 손을 거친 공식 자료에 '-' 기호를 빠뜨리지 않고 철저하게 3-90 자판으로 적었던 것처럼, 공병우 최종 자판을 소개할 때에도 공병우를 뺀 '최종 자판'이나 '세벌식 최종 자판' 같은 이름을 전혀 쓰지 않았다.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 (공병우 글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3-91 자판)

[그림 6-3]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 (한글 문화원 유인물)

공병우 글자판 자판 기본/확장 배열 (한글문화원 배포 자료, 1993.9.4) (공병우 최종 자판)

[그림 6-4] 공병우 글자판 기본/확장 배열표 (한글문화원 유인물, 1993.9.4)

공병우 최종 글자판 기계식/전자식 타자기와 컴퓨터 자판 배열 (『한글과 나 공병우』, 한글문화원 소책자, 1994.7.30.)

[그림 6-5] 공병우 최종 글자판의 기계식/전자식 타자기와 컴퓨터 자판 배열 (『한글과 나 · 공병우』, 한글문화원 소책자, 1994.7.30.)

  위 배열표들에 보이듯이 공병우 최종 자판(공병우 최종 글자판)은 공병우 자판(공병우 글자판)으로 소개되었다. 이를 보면 '공병우 최종 자판'은 '공병우 자판(공병우 글자판)'으로 나왔고, 처음에는 '최종'이 붙지 않은 이름으로도 불렸음을 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윈도 3.1 제어판 윈도 3.1 제어판 (한글 입력 시스템: 2벌식 자판 자소/문자 단위, 3벌식 3-90 자판, 3벌식 공자판)

[그림 6-6] 윈도 3.1 한글 입력 시스템에 들어간 3-90 자판과 공자판

  앞에서 살핀 윈도 3.1 한글판에는 공병우 최종 자판이 '공자판'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 있다. '공자판'은 '공병우 자판', '공병우 글자판', '공병우 3벌식 글자판' 등의 약칭이다. 윈도 3.1 한글판이 나온 1993년은 한글 문화원이 잘 운영되던 때였고, 윈도 운영체제에 세벌식 자판이 들어간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 '공자판'은 '공병우 최종 자판'의 줄인 이름꼴이 '최종 자판'이 아니라 '공병우 자판'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자판 배열에 특허권이 걸려 있지 않다면, 자판 배열을 만든 사람이 프로그램으로 구현하여 쓸 수 있는 권리를 독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판 배열표는 표현물로서 만든 사람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 남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프로그램에 넣어 배포하면 나중에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위험이 있으므로, 프로그램 개발사는 자판 배열을 새로 넣는 일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윈도 3,1 한글판을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지사는 공세벌식 자판의 권리자인 한글 문화원(또는 공병우)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저작권 권리자의 이용 허락을 얻고, 어느 공세벌식 자판을 지원해야 할지도 한글 문화원으로부터 안내를 받았을 것이다.주2 이 과정에서 한글 문화원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 윈도 입력기에 넣을 자판 배열 이름에 관한 대화나 문서가 오갔을 것이므로, 이 때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글 문화원 쪽의 뜻을 살피지 않고 '공자판'이라는 이름을 임의로 썼다고 보기 어렵다.

  공세벌식 자판은 배열 특성 때문에 배열 이름에 '최종'을 붙일 만한 작품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공세벌식 자판은 타자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군데군데 배열을 바꿀 수 있는 폭이 넓다. 이는 반 세기를 넘는 동안에 조금씩 배열이 다른 공세벌식 자판이 숱하게 나오는 원인이 되어 왔다. 더구나 1980년대부터 나온 공세벌식 자판들은 기계식 타자기의 제약에서 조금 벗어나는 경향을 띠었으므로, 필요에 따라 배열을 바꿀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진 셈이었다. 공세벌식 자판을 잘 아는 연구자들이 본다면, 이런 상황에서 새로 만든 공세벌식 자판의 이름에 바로 '최종'을 붙이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다.

  하지만 '공병우 자판'으로 내놓고 더 지켜 보다가 개선할 길을 더 찾지 못하여 '공병우 최종 자판'으로 선언했다면 이해할 만하다. '세벌식 최종'이 아닌 '공병우 최종'으로 나왔으므로, '공병우 최종 자판'은 공병우 개인이 내놓는 '마지막' 자판 배열임을 강조하는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최종'은 공병우 개인의 연구가 마무리되었음을 뜻했고, 다른 사람이 이바지하는 세벌식 자판 연구가 끝났음을 뜻하지는 않았다.

'공병우 최종 자판' 이름이 담긴 월간지 기사 (오한중,  「2벌식과 3벌식, 그 논쟁의 끝은」, 《정보시대》, 1992.10.)

[그림 6-7] '공병우 최종 자판' 이름이 담긴 월간지 기사 (오한중, 「2벌식과 3벌식, 그 논쟁의 끝은」, 《정보시대》, 1992.10.)

  글쓴이가 확인한 것 가운데 '공병우 최종 자판'이라는 이름이 담긴 가장 오래된 자료는 한글 문화원 오한중 연구원이 월간 《정보시대》 1992년 10월호에 기고한 「2벌식과 3벌식, 그 논쟁의 끝은」이다.주3 이보다 먼저 '공병우 최종 자판' 이름을 쓴 자료가 있었겠지만, 이 무렵에 '공병우 최종 자판'이라는 이름은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공병우 최종 자판이 처음에는 IBM 호환 기종에서 쓰이지 않았고, 매킨토시 환경에서도 한글 문화원이 보급한 한글 지원 프로그램들이 '공병우 최종 자판'을 강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글 문화원이 배포한 유인물 자료나 프로그램 설명문을 읽어 보아야 '공병우 최종 자판'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공세벌식 자판이 쓰이기 시작한 때부터 '최종'이 붙은 이름이 널리 알려질 때까지의 시차가 꽤 있었다.

'공 스크립트'와 '제2 공 직결식 글꼴'을 담은 한글 문화원 자료의 설명문 (옛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 1993.5.23.)

[그림 6-8] '공 스크립트'와 '제2 공 직결식 글꼴'을 담은 한글 문화원 자료의 설명문 (1993.5.23.)

제2 공 직결식 글꼴과 공 스크립트를 쓴 '공병우 자판 설치 방법' (매킨토시, Nisus 2.16)

[그림 6-9] 제2 공 직결식 글꼴과 공 스크립트를 쓰는 '공병우 자판 설치 방법' (움직그림)

  그림 6-8과 6-9은 1993년 5월에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 자료실에 올라온 '제2 공 직결식 글꼴' 자료 설명문이다.주4 이들 자료 설명문에는 '공병우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었지만, 매킨토시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글꼴과 입력기 항목들에서는 '최종'이 붙은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그림 6-11 ~ 6-15).

  '공병우 최종 자판'은 처음에 매킨토시 기종에만 쓰여서 매킨토시 세벌식 자판으로 불렸다. 한글 문화원은 단체 차원에서 IBM 호환 기종에서 보급된 3-90 자판을 공병우 최종 자판으로 갈음하려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IBM 세벌식 자판으로 보급된 3-90 자판의 위상이 한동안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IBM 호환 기종에서 쓰인 윈도 운영체제가 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을 함께 지원하여 컴퓨터 기종에 따라 나뉘어 쓰이던 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의 경계가 무너졌다.

윈도 95의 한글 입력 시스템 등록 정보 (2벌식, 3벌식 390, 3벌식 최종, 한글 자소 단위 삭제)

[그림 6-10] 윈도 95의 한글 입력기 설정 화면

  아직 도스(DOS)가 많이 쓰이던 1990년대 초반에는 윈도 운영체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윈도 95 한글판이 나온 뒤에는 윈도 운영체제가 MS-DOS(엠에스 도스)를 훨씬 뛰어넘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쓰는 주류 운영체제로 자리잡았고, 그 인기가 윈도 95의 후속판들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윈도 95 한글판에는 3-90 자판이 '3벌식 390'으로, 공병우 최종 자판이 '3벌식 최종'으로 들어갔다. 이 입력 설정 화면은 세벌식 자판이 보급되는 판도를 뒤흔들었다. '최종'이 강조된 이름을 본 사람들은 '3벌식 최종'이 '가장 좋은 3벌식', '끝내 주는 3벌식', '모든 3벌식 자판의 대표'를 뜻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나온 운영체제들과 한글 지원 프로그램들은 윈도 95에 나온 '세벌식 최종'이라는 이름을 따라 썼다. 그러나 한글 문화원은 1995년 3월에 공병우가 세상을 떠난 뒤에 구심점을 잃었으므로, '세벌식 최종'을 '공병우 최종'으로 바로잡는 활동을 펼치지 못하였다.

 

2) 매킨토시에 쓰인 '세벌식 입력'과 '제2 공 직결식 글꼴'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에서 쓰인 '세벌식 입력'의 조절판 차림표

[그림 6-11]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에서 쓰인 '세벌식 입력'의 조절판 차림표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에서 '세벌식 입력'과 '제2 공 직결식 글꼴'(Kong 2-2-2, Kong Gothic 12)로 한글을 넣고 지우기 (움직그림)

[그림 6-12]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에서 본 '세벌식 입력'과 '제2 공 직결식 글꼴' (움직그림)

  그림 6-12에 옛 매킨토시 운영체제의 한글판인 한글 시스템 6.0.7에서 공병우 최종 자판을 지원한 '세벌식 입력'(위)과 '제2 공 직결식 글꼴 + 공 스크립트'(아래)로 한글을 넣고 지우는 모습을 비교하였다.

  여기에 나타낸 직결식 글꼴은 시스템 7.×에서 쓸 수 있게 개발된 '제2 공 직결식 글꼴'인데, 기본 배열은 시스템 6.×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주5 '세벌식 입력'은 한글 문화원의 의뢰를 받아 '엘렉스컴퓨터'가 개발하였다.주6 한글 시스템 6.0.7 정식판에 기본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공 시스템'('세벌식 입력'을 지원하는 한글 시스템 수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따로 배포되었다.

  '세벌식 입력'은 조절판 파일을 통하여 표준 두벌식 자판(KS C 5715)을 쓰는 '완성형 입력'과 같은 방식으로 공병우 최종 자판을 지원하였다. '완성형 입력'과 '세벌식 입력'은 모두 한글 2350자만 나타낼수 있는 KS 완성형 한글 부호 체계(옛 KS C 5601)를 썼으므로, '똠'이나 '펲' 같은 글짜는 넣을 수 없었다.주7 조합이 끝난 한글은 낱내(음절) 단위로 지울 수 있다.

  한글 시스템 6.0.7에서 쓰인 '세벌식 입력'에는 거꿀빗금(\) 자리에 원화 기호(₩)가 들어가고, 가운뎃점(·) 자리에 아래아(ㆍ)가 들어갔다.주8 나머지는 요즈음에 쓰이는 공병우 최종 자판과 같았다. 다만 한글을 조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때에는 별표(*) 자리에서 영문 자판처럼 억음 부호(`)로 들어가는 벌레가 있었다.

  영문 쿼티 자판에 들어간 문자들을 그대로 공세벌식 자판의 문자들과 짝지어 나타내는 것이 초기 직결식 처리 방법이었다면, 그림 6-12에 보이는 '제2 공 직결식 글꼴'은 한글 낱자를 영문에 쓰이지 않는 문자(α, β 따위)를 짝지어 나타내었다. 초기 직결식 처리 방법보다 한글과 영문을 섞어 나타내기 좋고, 쿼티 자판을 함께 쓸 때에는 엑셀 같은 프로그램에서 한글을 낱자 차례로 정렬하는 기능을 쓸 수도 있었다. 캡스 록(Caps Lock)이 한·영 상태를 바꾸는 글쇠로 구실했다.

  직결식 글꼴을 써서 넣은 글은 종이에 찍거나 부호 변환 과정을 거쳐야 직결식 글꼴을 쓰지 않는 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바로 읽을 수 있는 문서를 만들거나 PC 통신을 통하여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에는 두벌식 자판을 쓸 때와 같은 부호 체계로 글을 넣는 '세벌식 입력'이 알맞았다. 하지만 그림 6-12에 보이는 '세벌식 입력'은 커서가 있는 자리에 한글을 낱자 단위로 바로 넣지 않고 왼쪽 아래에 글을 모아 두었다가 사이띄개나 줄바꾸개(엔터)가 눌리면 커서가 있던 곳에 한꺼번에 넣는 간접 입력 방식이다.주9 넣고 있는 글이 두 군데에 나타나서 보는 사람이 혼란스럽고, 직결식보다 입력 속도가 느렸다. 그림 6-8에 보이는 제2 공 직결식 글꼴 자료 설명문에서는 '세벌식 입력'의 느린 속도를 꼬집어 이야기하였다.

  이 문제들은 한글 시스템이 7대로 판올림된 뒤에 차츰 개선되었고, 1996년에 나온 한글 시스템 7.5.3에는 정식판에 공병우 최종 자판이 '세벌식'이라는 항목 이름으로 표준 두벌식 자판(두벌식)과 나란히 직접 입력 방식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완성형 부호 체계를 쓰는 것에 때문에 한글 조합이 자유롭지 못한 문제는 더 오래 남았다.

  IBM 호환 기종 환경에서는 1980년대부터 한글을 쓸 수 있게 지원하는 도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발전하였다. 하지만 매킨토시 환경은 사용자층이 두텁지 못했기 때문인지, IBM 호환 기종 환경에서 먼저 쓰이던 한글 처리 기술을 따라가는 움직임도 더뎠다. 이 때문에 제대로 틀을 갖춘 한글 처리기가 없을 때 임시로 쓰기에 알맞은 직결식 한글 처리 방안이 쓸모 있게 보이는 상황이 더 오래 이어질 수 있었다.

매킨토시에서 본 공병우 최종 자판 아랫글 배열 (한글 시스템 7.1 + 공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Hangul System 7.1 + Kong script + Kong Gothic 12)

[그림 6-13] 공병우 최종 자판 아랫글 배열 (공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매킨토시에서 본 공병우 최종 자판 윗글 배열 (한글 시스템 7.1 + 공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Hangul System 7.1 + Kong script + Kong Gothic 12)

[그림 6-14] 공병우 최종 자판 윗글 배열 (공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7.5에서 본 '제2 공 직결식 글꼴'  (움직그림)

[그림 6-15] 제2 공 직결식 글꼴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7.5) (움직그림)

  그림 6-15은 한글 시스템 7.5에서 제2 공 직결식 글꼴로 글을 넣는 모습이다. 자판 배열 항목에서 'Kong'이라는 이름을 골라 공병우 최종 자판을 쓸 수 있다. 넣고 있는 한글 낱자가 다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거슬리는데, 이는 시스템 6.0.7에서는 없었던 문제이다. 직결식 한글 처리는 매킨토시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영문 글꼴의 기능(가변폭, 음수 자간)에 기대어 한글을 나타내는 방식이어서, 운영체제나 응용 프로그램이 판올림하면 뜻하지 않게 불편해지는 요소가 생길 수 있었다.주10

 

3) 공병우 최종 자판의 줄인 꼴 이름

  그림 6-11 ~ 6-15에 보이는 매킨토시 구동 화면들에서는 '최종'이 들어간 이름을 볼 수 없고, '세벌식 입력'과 'Kong'을 볼 수 있다. 직결식 글꼴을 쓰기 위한 자판 배열 스크립트의 항목 이름으로 쓰인 'Kong'(그림 6-13, 6-14)은 윈도 3.1 한글판에 들어간 '공자판'(그림 6-6)의 '공'과 같다.

  이로 미루어 보면, '공병우 최종 자판'을 가장 짧게 줄인 이름은 '최종'이 아니라 '공병우'를 뜻하는 '공'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본래 '공병우 최종 자판'은 '공병우가 만든 자판'을 뜻하는 '공병우 자판' 가운데 마지막 판을 가리키므로, '공병우'가 빠진 채로 '최종'이 강조된 이름은 바른 이름일 수 없었다.

  그 무렵에 '공병우 자판'과 '세벌식 자판'은 비슷한 뜻으로 뒤섞여 쓰이는 때가 많았다. 공병우가 세상을 떠난 뒤에 '공병우 자판'은 '공병우가 만든 세벌식 자판의 특징을 따르는 한글 자판'들을 두루 가리키는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 또한 '최종'이 들어간 자판 이름은 세벌식 자판의 결정판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런 점들은 사람들이 '공병우 최종 자판'의 뜻과 줄인 꼴 이름을 본래 공병우가 뜻했던 바와 다르게 생각하는 까닭이 되었다.

<주석>
  1. 지금의 한글문화원 그물집에 공개된 「과거의 세벌 글꼴 3」(http://www.moonhwawon.ye.ro/zboard/zboard.php?id=01_kongbw&no=15)에는 1991년 9월 4일에 발표된 세벌식 자판 배열표를 담은 옛 한글 문화원 자료가 있다. 이 자료에 보이는 배열은 공병우 최종 자판과 거의 같지만, 겹받침 3개(ㄳ, ㄻ, ㄼ)의 자리가 다르다. 이를 통하여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이 확정된 때는 1991년 9월 이후임을 알 수 있다. 컴퓨터용 공병우 최종 자판이 지금 알려진 모습으로 완성된 때가 1991년이 맞는지는 그 무렵의 발표문이나 작업 기록이 더 있어야 확인할 수 있다. back
  2. 윈도 3.1에 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이 함께 들어갈 무렵에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지사 안팎에서 벌어진 상황과 토론 내용을 설명한 기사를 본 기억은 있는데, 그 기사를 다시 찾지 못하였다. 그 기사를 다시 찾는다면 주석을 더 채워 넣으려고 한다. back
  3. 「2벌식과 3벌식, 그 논쟁의 끝은」에 공병우 최종 자판의 배열표는 실리지 않았다. back
  4. 그림 6-8은 1990년대에 옛 하이텔에 올라왔던 자료 설명문을 2010년대의 파란에서 본 모습이다. PC 통신망 '하이텔'에서 운영되던 동호회들은 2000년대에 파란(www.paran.com)의 클럽으로 흡수되어 한때 웹 공간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2012년에 파란이 문을 닫으면서 옛 하이텔 동호회들의 흔적은 거의 사라졌고, 웹 공간에서 독립한 몇몇 동호회들만 명맥을 잇고 있다. [얽힌 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파란(Paran)과 하이텔(HiTEL) (http://pat.im/926)] back
  5. '제2 공 직결식 글꼴'의 기호 확장 배열은 시스템 6.×에서는 제대로 쓸 수 없고 시스템 7.×에서 쓸 수 있다. back
  6. 엘렉스컴퓨터는 애플이 '애플 컴퓨터 코리아'을 세울 때까지 애플의 매킨토시 기종 컴퓨터 판매를 독점하여 대행했던 회사이다. 옛 매킨토시 운영체제인 '시스템(system)'을 한글로 옮긴 '한글 시스템'을 엘렉스컴퓨터가 시판하였다. back
  7. KS 완성형 2350자에 없는 '앆' 같은 글짜를 넣으려 하면 받침이 아예 들어가지 않는다. back
  8. 이 아래아(ㆍ)는 조합되지 않는 한글 낱자여서 가운뎃점처럼 보이는 기호로만 구실했다. back
  9. 한글 시스템 6.0.7에서는 간접 입력창이 떠 있는 상태에서 줄바꾸개와 화살표 글쇠를 비롯한 기능 글쇠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한글 시스템 7.1에서 화살표 글쇠가 작동하도록 개선되었다. back
  10. 'Kong Gothic 12'로 넣을 때는 한글 낱자 일부분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back
2016/11/25 19:27 2016/11/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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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벌 2016/11/27 02:3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렇죠? 공병우최종이 세벌식최종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얘기...
    공병우 최종이 세벌식 최종을 뜻하는 건 아니건만....

    • 팥알 2016/11/27 19:4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식의 이야기가 되어 버려 씁쓸하면서도 부끄럽습니다. 한때는 '세벌식 최종'에 얽힌 이야기를 간단히 꺼내면 뭇매를 맞을까 봐 두려워 했는데, 근거를 찾고 정리해서 이야기하려다 보니 세월을 너무 축내고 말았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