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문화원이 보급한 세벌식 자판 - (7) '공병우 자판'에 마침표를 찍은 '공병우 최종 자판' ②

1) 3-91 자판

  본래 '공병우 자판'으로 나온 3-87 자판처럼, 공병우 최종 자판도 숫자 이름이 함께 쓰이고 있다. '391' 또는 '3-91'는 공병우 최종 자판이 1991년에 나왔다는 정보에 바탕하여 나온 숫자 이름이다.

옛 세벌식 사랑 모임(sebul.org)의  세벌식 자판 설명 자료 (2006년)
[그림 7-1] 옛 세벌식 사랑 모임(sebul.org)의 세벌식 자판 설명 자료 (2006년)

  본래 '공병우 자판'으로 나온 3-87 자판은 처음 보급될 때에 쓰이지 않다가 나중에 숫자 이름이 불렸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병우 최종 자판도 본래 '공병우 자판'으로 나왔고, 처음 보급되던 1990년대 초반에는 숫자 이름이 쓰이지 않다가 나중에 숫자 이름이 함께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공병우 최종 자판을 숫자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다.

  3-90 자판이 390 자판으로 불린 것처럼, 공병우 최종 자판도 숫자 이름으로 불릴 때는 '391'로 많이 불렸다. 옛 한글 문화원이 주로 쓴 3-○○ 꼴 이름을 따른다면, 공병우 최종 자판은 '3-91 자판'으로 적을 수 있다.

  '3-87 자판'처럼 '3-91 자판'도 한글 문화원이 공식으로 쓴 이름이 아니고, 나중의 필요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다. 윈도 운영체제를 통하여 알려진 '세벌식 최종'이 모든 세벌식 자판의 결정판이라는 오해를 일으키고 있어서, '최종'이 강조되어 일어나는 폐해를 막고 공세벌식 자판을 더 개선해 나갈 수 있음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3-91 자판'이 쓰이기도 한다.

  '3-91 자판'은 한글 문화원이 활발한 활동을 펼친 1990년대 초반에 쓰였다면 껄끄러웠을 이름이다. 주로 보급되던 3-90 자판의 개선판으로 비쳐서 공세벌식 자판 보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3-90 자판은 공병우 최종 자판에 밀려 새로 익히는 사람이 줄었고, 공병우 최종 자판을 3-90 자판의 개선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러나 3-90 자판을 쓰던 사람들은 공병우 최종 자판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펼치지 않았고, 3-90 자판을 보급하거나 개선하려는 움직임에 활발히 동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0년대에는 공병우 최종 자판이 공세벌식 자판의 주류 자리를 차지하였고, '3-91 자판'이 3-90 자판의 개선판으로 보이는 것에 따르는 저항이나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2) 공병우 최종 자판의 배열 특징과 '최종'에 숨은 뜻

공병우 최종 자판 (매킨토시 세벌식 자판, 3-91 자판)
[그림 7-2] 공병우 최종 자판 (3-91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의 배열 특징을 간추려 보면 이렇다.

① 요즘한글에 쓰이는 겹받침들이 모두 기본 배열에 따로 들어감
② 기호 배열이 영문 쿼티 자판과 매우 다름
③ 영문 자판에 있는 기호가 기본 배열에서 많이 빠짐 (` @ # $ ^ & [ ] { } _ |)주1
④ 마침표, 쉼표를 윗글쇠를 누르고도 칠 수 있게 함
⑤ 가운뎃점(·)과 참고표(※)가 기본 배열에 들어감주2
⑥ 매킨토시 환경에서 선택 글쇠를 함께 눌러서 쓰는 기호 확장 배열(그림 6-5)이 함께 마련됨주3
⑦ 큰따옴표가 3개나 들어감
⑧ 숫자들이 윗글 자리에 2줄로 놓임
⑨ 기계식 타자기와 전자식 타자기에서 쓰는 배열이 따로 마련됨 (그림 6-5)

  ①~④은 3-89 자판과 같은 특징이고, ②~⑧은 3-87 자판과 같은 특징이다.

  겹받침을 많이 둔 것은 3-87 자판처럼 직결식 글꼴을 쓰기 쉽게 하려는 것에 목적이 있다. 겹받침을 모두 한 번에 넣을 수 있으면 타자 흐름이 더 규칙성 있게 이어지므로, 공병우 최종 자판에 적응한 사람은 3-90 자판을 쓸 때보다 더 개선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수동 타자기 배열도 따로 있는데, 수동 타자기로 쓸 때에도 겹받침이 모두 따로 갖추어져 있으면 홑받침을 겹받침으로 조합할 때의 군동작이 줄어들어 편리하다. 그러나 드물게 쓰이는 겹받침들(ㄽ, ㄾ, ㄿ)까지 따로 들어가서 한글 배열을 익히기가 더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주4

  겹받침이 많이 들어갈수록 기호가 들어갈 자리는 줄어든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영문 자판과 기호 배열이 매우 다르고 기호들이 놓인 자리도 일관성이 떨어져서 익히기 어렵고 쓰기도 불편하다. 3-87 자판처럼 한글 배열에 없는 기호는 영문 자판 상태에서 넣으면 된다는 생각이 공병우 최종 자판에도 깔려 있다. 기호 확장 배열이 이를 보완할 대책이 될 수 있었지만, 매킨토시 환경에서나마 기호 확장 배열을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그나마도 기본 배열에서 빠진 영문 자판의 기호들이 기호 확장 배열에 다 들어 있지 않았고, IBM 호환 기종에서는 기호 확장 배열이 아예 쓰이지 않았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한글 문화원이 공식으로 보급했지만, 매킨토시를 쓰던 공병우 개인의 필요와 취향이 많이 반영된 배열이었다. 한글 배열은 3-90 자판보다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너무 많은 겹받침과 어지러운 기호 배열이 쓰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한글 자판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따져 배열 완성도를 평가한다면, 공병우 최종 자판은 최종이 붙기에 어울리지 않다. 실은 '최종'은 공병우 개인이 내놓는 마지막 자판임을 강조하려고 붙인 말이고, '최고'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자판 이름에 '최종'을 봍인 까닭은 1990년대 초반에 공세벌식 자판이 보급되던 상황에서 엿볼 수 있다.

  '공병우 최종 자판'이 나온 무렵에 공병우의 나이는 이미 여든 줄을 넘었다. 보통 사람이면 그 때까지 자판 배열 연구를 거듭했다는 것조차 믿기지 않을 나이였다. 공병우도 더는 새로운 기기 환경에 발맞추며 연구를 이어 가기에 힘이 부쳤겠지만, 공세벌식 자판 연구를 아주 끝내기는 이른 때였다. 그 무렵에 공세벌식 자판은 한글 문화원의 꾸준한 보급 활동으로 표준 두벌식 자판보다 좋은 평판을 얻으며 쓰는 사람의 수가 점점 늘고 있었고, 미국의 드보락 자판처럼 복수 표준으로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공세벌식 자판이 더 널리 보급되고 표준 자판이 되는 것까지 바란다면, 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이 쓰이면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1990년대 초반에 배열 개선 연구가 더 이어졌다면, 공병우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연구를 주도했을 수도 있다. 그런 때에 공병우가 따로 연구한 배열안을 내놓는다면, 개선 연구에 꼭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공병우의 배열안이 매우 완벽하여 모두의 공감을 얻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공병우의 권위에 가로막혀 다른 사람이 내놓은 더 훌륭한 배열안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마침 공병우는 '공병우 최종 자판'으로 손수 만들던 '공병우 자판'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열 이름에 '공병우 최종'을 붙인 것에는 독자 연구로 완성한 자판 배열을 더 내놓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공병우 스스로 나중에 있을지 모르는 배열 개선 작업에 관여하는 폭을 미리 제한한 셈이다. 이는 나중의 개선안 연구자가 세벌식 자판에 관한 최고 권위자의 뜻보다 실사용자들의 요구를 더 챙길 수 있게 배려하려는 선언일 수 있다.

  그러나 1995년에 공병우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더 개선된 공세벌식 자판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공병우 최종 자판'이 윈도 운영체제를 통하여 '세벌식 최종 자판'으로 알려지면서 본래 뜻과 다르게 '세벌식 자판의 결정판'으로 받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 공병우 최종 자판에는 참고표(※)가 있었다? 없었다?

  요즈음에 알려진 공병우 최종 자판(그림 7-2)에는 영문 자판의 물결표(~) 자리에 참고표(※)가 들어 있다. 그런데 공병우 최종 자판을 담은 한글 문화원의 배포 자료인 그림 6-3에는 참고표가 빠져 있다. '제1 공 직결식 글꼴(공 직결식 제1 폰트)'에 담긴 배열 정보(그림 7-3, 7-4)에도 참고표가 빠져 있어서, 그림 6-3에서 본 배열표에 참고표가 없는 것은 실수가 아닌 것 같다.

제1 공 직결식 글꼴 Kong 125-F-9 아랫글 배열 (Macintosh System 6.0.7 Key Caps)
[그림 7-3] 제1 공 직결식 글꼴 Kong 125-F-9 아랫글 배열 (매킨토시 시스템 6.0.7 키캡)
제1 공 직결식 글꼴 Kong 125-F-9 윗글 배열 (Macintosh System 6.0.7 Key Caps)
[그림 7-4] 제1 공 직결식 글꼴 Kong 125-F-9 윗글 배열 (매킨토시 시스템 6.0.7 키캡)

  1993년에 '제2 공 직결식 글꼴'과 함께 쓸 수 있게 나온 '공(Kong) 스크립트'(그림 6-8 ~ 6-9, 6-13 ~ 6-15)에도 기본 배열에 참고표가 들어가지 않았다. '공 스크립트'는 1994년에 '공한글(KongHangul) 스크립트'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나왔는데(그림 7-5), '공한글 스크립트'에는 공병우 최종 자판의 기본 배열에 참고표가 들어 있었다(그림 7-7).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에 올라온 '공한글 스크립트' 자료 설명문 (오한중, 1994.2.11.)
[그림 7-5] 하이텔 매킨토시 동호회에 올라온 '공한글 스크립트' 자료 설명문 (오한중, 1994.2.11.)
공병우 최종 자판 아랫글 배열 (공한글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그림 7-6] 공병우 최종 자판 아랫글 배열 (공한글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공병우 최종 자판 윗글 배열 (공한글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그림 7-7] 공병우 최종 자판 윗글 배열 (공한글 스크립트 + 제2 공 직결식 글꼴)

  직결식 글꼴을 쓰는 공병우 최종 자판 입력 방안과 달리, '세벌식 입력'(그림 6-11, 6-12)에는 참고표가 들어갔다. 그림 7-8에 보이는 파일의 날짜/시각 정보가 맞다면, 한글 시스템 6.0.7에서 쓸 수 있었던 이른바 '공 시스템'의 '세벌식 입력'은 1992년에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다.주5 그렇다면 1993년에 공개된 '제2 공 직결식 글꼴'과 '공 스크립트'(그림 6-8)보다 '세벌식 입력'이 먼저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개발된 지원 도구에는 들어간 참고표가 나중에 공개된 도구에는 빠진 것은 의아한 부분이다.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 기반 '공 시스템'에 쓰인 '세벌식 입력' 조절판 파일 정보
[그림 7-8] 매킨토시 한글 시스템 6.0.7 기반 '공 시스템'에 쓰인 '세벌식 입력' 조절판 파일 정보
애플 Ⅱ 글쇠판 (Apple IIe keyboard)
[그림 7-9] 물결표가 글쇠에 없는 애플 Ⅱ 글쇠판
애플 Ⅱe 글쇠판 (Apple IIe keyboard)
[그림 7-10] 물결표 자리 글쇠가 아래에 있는 애플 Ⅱe 글쇠판

(2017.12.31. 그림 7-9을 더하여 넣음)

  영문 자판에서 물결표(~)가 들어간 자리의 글쇠 자리는 애플 및 매킨토시 기종들에서 일정하지 않았다. 매킨토시보다 먼저 쓰인 애플 기종에는 그 글쇠가 아예 없기도 하였고(그림 7-9, 애플 Ⅱ), 아래쪽에 있거나(그림 7-10, 애플 Ⅱe) 오른쪽에 붙은 글쇠판 제품도 있었다. 그림 6-4에서 본 한글 문화원의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에 참고표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컴퓨터와 타자기를 비롯한 여러 기기에서의 한글 배열 통일을 설계 목표로 하였으므로, 그림 6-5에서 본 것처럼 기계식 타자기와 전자식 타자기 배열이 함께 마련되었다. 참고표가 들어간 자리의 글쇠는 기계식 타자기에 잘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그 글쇠를 소홀하게 다루었을 수도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스템 6.0.7에서 쓰인 '세벌식 입력'에서는 한글을 조합할 수 있는 상태일 때에만 별표(*)가 잘 들어갔지만, 한글을 조합하는 상태가 아닐 때에 별표(*)를 넣으려고 글쇠를 누르면 영문 자판과 같이 억음 기호(`)가 들어갔다. 그래서 매킨토시 환경에서 참고표 자리의 글쇠를 처리하는 것에 기술상의 어려움이 있었는지 의심을 해 볼 만 하다.

  실수였는지 어쩔 수 없는 어려움 때문이었는지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위의 자료들에서 볼 수 있듯이 '공병우 최종 자판'이 보급되기 시작한 무렵의 자료들에는 배열표에 참고표가 들어간 글쇠 자리가 아예 빠지거나 참고표가 나오지 않은 때가 많았다. 그래서 공병우 최종 자판을 마주한 사람들은 일반 사용자이든 개발자이든 공병우 최종 자판의 정확한 배열을 알기 어려웠다.

1994년에 한글 문화원에서 나누어 준 공병우 최종 자판 딱지
[그림 7-11] 1994년에 한글 문화원에서 나누어 준 공병우 최종 자판 딱지
그림 : 「공병우 세벌 자판이 오래간 까닭은? - 타자기에서 셈틀로 이어진 공병우 자판」, (https://pat.im/836)

  한글 문화원이 배포한 공병우 최종 자판 딱지(그림 7-10)는 1990년대 초반에 꽤 정확한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을 알린 공식 자료였다. 하지만 이 딱지(스티커)에도 그침표( : ) 자리에 다른 기호(>)가 잘못 들어가 있었다.주6 주7 이 때문에 1990년대 초반에 정확한 공병우 최종 자판의 배열을 알린 한글 문화원의 공식 자료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한동안은 적어도 두 자료를 맞대어서 견주어야 정확한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을 알 수 있었다.

  아주 엄밀히 따진다면, 기호 자리가 하나라도 다르면 한글 배열이 똑같아도 서로 다른 자판 배열로 볼 수 있다. 더구나 공병우 최종 자판은 이름에 '최종'이 붙어 있어서 공식으로 내세우는 컴퓨터용 자판 배열이 둘일 수 없다. 한글 자판에서 참고표가 그리 중요한 기호가 아니더라도, 기호 하나가 배열에 들어갔는지 애매한 것은 공병우 최종 자판이 완성된 때가 언제인지까지 의심을 일으키는 일이다.

  1992년에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 매킨토시의 '세벌식 입력'과 1993년에 나온 공식 배열표(그림 6-4)에는 요즈음에 알려진 배열처럼 참고표가 들어갔고, 직결식 글꼴을 쓰는 매킨토시의 입력 스크립트(공한글 스크립트)에는 1994년에야 참고표가 들어갔다. 이런 정황들로 미루어 보면, 참고표가 들어간 '세벌식 입력'의 배열이 정식 배열인 것 같다.주8 하지만 왜 참고표가 빠진 직결식 글꼴 및 입력 스크립트가 두 해 가까이 배포되었고, 참고표가 빠진 배열표(그림 6-3)도 그대로 배포되었는지 알쏭달쏭하다.주9 공병우 최종 자판의 참고표 문제는 공병우 최종 자판이 실제로 완성된 때가 언제인지와도 맞물려 있어서 자세한 속사정에 대한 궁금증과 의심을 함께 일으킨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오래 쓴 사람도 틀리지 않게 배열표를 그리기 어려울 만큼 한글과 기호 배열이 복잡하다. 한동안 정확한 배열표마저 얻을 수 없었으니, 공병우 최종 자판을 제대로 지원하는 일이 입력기 개발자들에게 쉬웠을 리 없다. 그래서 공병우 최종 자판은 이름이 잘못 알려져 온 것과 마찬가지로 세부 배열도 꽤 오래도록 바르게 구현되지 못하였다. 1993년부터 윈도 운영체제가 지원한 공병우 최종 자판의 기호 배열이 2000년대 후반에야 모두 바로잡힌 것은 개발사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 참고표가 들어간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

참고표가 들어간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 (《한글정보》 1993.8.)
[그림 7-12] 참고표가 들어간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 (《한글정보》 1993.8.)

  위 그림은 월간 《한글정보》 1993년 8월호에 실린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이다. 위 배열표는 풀어쓰기와 2벌식 자판을 지지하는 《한글정보》 편집부 쪽에서 표준 두벌식 자판, 장봉선 두벌식 자판, 북조선 두벌식 자판과 비교해서 볼 수 있게 만든 자료의 일부이다. 그림 6-2 ~ 6-5에 담긴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에는 참고표가 나오지 않았는데, 위 배열표에는 참고표가 들어 있다. 글쓴이가 찾은 것 가운데 참고표가 들어간 가장 오래된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표이다.

(2017.12.31. 그림 7-12과 이에 대한 설명을 더하여 넣음)

〈주석〉
  1. '세벌식 입력'에는 거꿀빗금(\) 자리에 원화 기호(₩)가 들어갔으므로, 초기 매킨토시에서는 거꿀빗금도 영문 자판에서 넣어야 했다. back
  2. '세벌식 입력'에는 가운뎃점이 아래아(ㆍ)로 들어갔다. back
  3. 기호 확장 배열은 매킨토시 기종에서 직결식 글꼴을 통하여 쓸 수 있었다. back
  4. 숙달한 사람도 ㄽ, ㄾ, ㄿ은 글쇠 자리를 외워서 치기보다 홑받침을 조합하여 치는 것이 더 쉽다. back
  5. 그림 7-8에 보이는 '작성일'은 파일을 처음 만든 때이고, '수정일'은 파일을 마지막으로 고친 때이다. 시계를 잘못 맞추었거나 파일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작성일과 수정일이 바뀔 수도 있으므로, 이 정보가 정확하게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back
  6. 위 사진에서 맨 위의 맨 오른쪽 일반 글쇠에 보이는 그침표( : )는 >가 잘못 들어간 곳에 하얀 수정액을 바르고 펜으로 덧쓴 것이다. back
  7. 3-91 자판의 그침표( : ) 자리에 >가 잘못 들어간 것은 3-891 자판의 흔적을 지우지 못한 실수일 수 있다. (2022.7.4. 주석 더함) back
  8. '세벌식 입력'에는 가운뎃점(·)이 아래아(ㆍ)로 들어갔고 거꿀빗금(\) 자리에 원화 기호(₩)가 들어갔다. 이 두 가지를 빼면 '세벌식 입력'에서 지원한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은 요즈음에 알려진 것과 같다. back
  9. 그림 6-3에서 본 배열표는 1994년에 참고표가 들어간 기본/확장 배열표(그림 6-4)와 공병우 최종 자판 딱지(그림 7-11)와 함께 우편으로 배포된 유인물 자료이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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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werty 2016/12/04 03:3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잘 읽었습니다,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았군요
    막연히 최종이니까 제일 좋은 것이려니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바로잡혔습니다

    • 팥알 2016/12/06 01:3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최종이어서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글 문화원의 설명 자료를 보았고 당장 공병우 최종 자판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도, '최종'에 끌리는 마음이 커서 한글 문화원으로부터 3-90 자판 딱지를 받은 뒤에 다시 공병우 최종 자판 딱지를 또 신청해서 받았습니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이름에 최종이 붙은 공세벌식 자판이 나왔는데도 왜 3-90 자판이 폐기되지 않았는지를 널리 의심하지 않아서 오해가 커진 것 같습니다.

  2. 세벌 2016/12/30 15:1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세벌식 사용자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 팥알 2016/12/31 21:2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고맙습니다.
      병신년 묵은해가 한 달 남짓 남았지만, 달력을 바꿀 때가 되었네요.
      세벌 님도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3. Unsok Yi 2018/10/23 01: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DOS, Windows) 파일시스템의 원화기호(₩)는, 애플의 운영체제 (매킨토시 System, macOS) 파일시스템에서는 거꿀빗금(\)으로 대신합니다.
    그러니 주7에서 언급하신 부분은 다른 것이 아닌 동일한 것으로 보아집니다.
    다만 Apple II/IIe 파일시스템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 팥알 2018/10/23 12:2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주7은 '세벌식 입력'이 들어간 '공 시스템 6.0.7'(한글판 매킨토시 시스템 6.0.7 + 제1 공 직결식 글꼴 + 세벌식 입력)에서 '세벌식 입력'(공병우 최종 자판)을 쓰는 때의 특징을 설명한 것입니다. 매킨토시 시스템 영문판이나 두벌식 자판을 쓰는 '완성형 입력'으로 넣는 때와 다른 점이 보여서 이야기했습니다.

      '세벌식 입력'은 직결식 글꼴을 쓰지 않고 '완성형 입력'과 같은 부호값으로 한글을 넣는데, 애플 본사와 무관하게 따로 의뢰를 받아 개발된 입력기입니다.(엘렉스컴퓨터가 의뢰를 받아 개발한 것으로 압니다.) 공병우 최종 자판의 기호 배열이 영문 자판과 기호 배열이 너무 달라서 영문 자판의 것을 옮기지 않고 기호 배열을 따로 넣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호 배열에서도 주류 애플 제품에 들어간 입력기와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영문판 매킨토시 시스템 6.×을 쓰거나 한글판 매킨토시 시스템 6.×에서 '완성형 입력'(두벌식 자판)을 쓰는 때에는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거꿀빗금이 그대로 들어가고, 매킨토시 운영체제에 내장된 한글 글꼴들도 거꿀 빗금을 원화 기호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 팥알 2018/10/25 18:1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한글 문화원 쪽의 의뢰를 받아 만들어진 '세벌식 입력'의 공 자판(3-91) 배열에는 거꿀빗금과 부호값이 다른 원화 기호가 들어갔습니다. 7비트 아스키 영역의 거꿀빗금 부호값을 쓰지 않고 7비트 아스키 영역 밖(8비트 아스키 확장 영역)의 부호값(0xC3, Ã)을 써서 글꼴 처리로 원화 기호를 나타냈습니다. 제1, 제2 공 직결식 스크립트와 한글 시스템 7.5.5에 기본으로 들어간 '한글 입력(세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영문 자판이나 두벌식 자판을 쓰는 입력기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공병우 최종 자판 또는 공병우 자판의 거꿀빗금 자리가 본래는 원화 기호 자리였을 수 있고, 처음에는 거꿀빗금을 한글 배열에서 넣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