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을 비교한 한글 문화원 설명 자료

  아래 글은 공병우 선생님이 원장으로 계실 적의 한글 문화원에서 받은 인쇄 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3-90 자판과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을 보급한 한글 문화원의 이름으로 나온 오한중 연구원의 설명이므로, 뒤에 나온 다른 자료들보다 두 자판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료에 3-90 자판은 '390 자판'으로 나와 있는데, '390 자판'은 '3-90 자판' 또는 'IBM-3-90 자판'의 약칭입니다.주1

공병우 최종 자판과 390 자판의 비교

오 한중(한글 문화원)

   매킨토시 컴퓨터 보급의 확대로 공병우 최종 자판 사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 IBM PC 호환 기종에서 사용되고 있는 390 자판과의 혼돈을 막기 위해 두 자판간의 차이점을 비교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만든 배경

  1) 390 자판: 컴퓨터 사용자들이 적었던 1980년 말에, IBM PC에서 3벌식 자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 병우 박사님이 당시 한글 문화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흥호씨에게 일임하여 만든 자판으로서, 박흥호씨는 당시 컴퓨터 사용자층의 대부분이 프로그래머들인 점과 전자 게시판을 통한 여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프로그램에 쓰이는 기호 위주로 3벌식 자판을 배열하였습니다.

  2) 공병우 최종 자판: 매킨토시 컴퓨터로 자판 연구를 계속해 온 공병우 박사님이 지난 1992년 초에 완성한 자판으로서,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을 위해 한글을 위주로 하여 숫자와 기호를 보다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든 자판입니다.


2. 특징

  1) 390 자판: 프로그래머들이 편리하도록 프로그램에 쓰이는 기호들을 영문과 똑같이 배치한 자판으로 주로 IBM PC 호환 기종에서 사용됩니다.

  2) 공병우 최종 자판: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이 한글 및 숫자와 기호를 보다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한글을 위주로 숫자와 기호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배치한 자판으로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사용됩니다.


3. 두 자판의 장단점 비교

  1) 390 자판은 영문 자판의 기호를 위주로 한글 자소를 배치하였기 때문에 한글 쌍받침을 모두 배치할 수 없었으나, 공병우 최종 자판은 한글을 위주로 숫자와 기호를 배치하였기 때문에 한글 쌍받침은 물론 자주 쓰는 기호들을 보다 쉽게 입력할 수 있습니다.

  2) 받침 'ㄲ'과 'ㄺ'은 공병우 최종 자판보다 390 자판이 입력하기 쉽습니다(공병우 최종 자판은 기종간 자판 통일에 있어 수동식 타자기의 편의를 고려하여 쌍받침을 배치하였음. 즉, 수동식 타자기에서는 중성 'ㅏ' 글쇠 위에 쌍받침을 놓을 경우 받침 글쇠 위에 놓는 것보다 잔손질이 많이 가므로 'ㄲ'보다 사용 빈도가 적은 'ㄻ'을 'ㅏ' 글쇠 위에 놓은 것임).

  3) 숫자와 기호를 입력할 때 공병우 최종 자판이 390 자판보다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1993. 5. 3.'과 '1%'를 입력할 경우 공병우 최종 자판은 한번에 오른손만으로 모두 입력이 가능하지만 390 자판은 윗글쇠를 5번 누르고 '%'를 칠 때는 왼손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4) 공병우 최종 자판은 한글과 함께 많이 쓰이는 기호( ( ), < >, : * 등)들을 윗글쇠 누르지 않고 입력할 수 있으며, 중간점( · )과 인용부호( “ ” ) 및 쌍반점( ; ) 등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4. 두 자판 비교표

  390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배열 방식 영문 위주로 한글 배열 한글 위주로 숫자 및 부호 배열
글쇠 비교 프로그램용 기호 완비 한글 쌍받침 완비
사용 범위 프로그램 짜기에 편리 한글과 숫자 및 부호의 입력이 편리
용도 주로 IBM 프로그램 짜기 일반 문서 작성
사용층 대부분의 IBM PC 사용자 매킨토시 사용자

5. 요약

  공병우 최종 자판은 390 자판을 개량한 또 다른 3벌식 자판이 아닙니다. 매킨토시 컴퓨터로 자판을 연구해 온 공병우 박사님이 한글을 위주로 완성한 자판입니다. 매킨토시에서는 공병우 최종 자판이 “세벌식 입력”으로 통일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요즘 공병우 최종 자판에 대한 얘기가 많은 것은 맥 사용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90 자판이 프로그래머들에게 편리한 반면 공병우 최종 자판은 한글을 주체적으로 배열하였고 특히 숫자와 기호의 연관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일반 문서를 많이 다루는 사용자들에게 편리합니다.

  390 자판을 사용한 사람은 공병우 최종 자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93. 5. 7)

공병우 최종 자판(3-91 자판)과 390 자판 비교 첫째 쪽
공병우 최종 자판(3-91 자판)과 390 자판 비교 두째 쪽
3-90 자판과 공병우 최종 자판(3-91 자판)의 배열 그림

▣ 글걸이의 얽힌 글

〈주석〉
  1. 한글 문화원 자료들 가운데 글쓴이로 연구원 이름이 밝혀진 경우에만 3-90 자판이 '390 자판'으로 적힌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따로 밝혀지지 않았거나 한글 문화원 편집자의 손을 거친 자료에는 '390 자판'으로 적지 않고 '3-90 자판'으로만 적었습니다. (얽힌 글: 한글 문화원이 보급한 세벌식 자판 이름 이야기 - (3) '3-90 자판'을 밀어낸 '390 자판', https://pat.im/1143) (2016.10.13. 주석 더하여 넣음)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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