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한글 입력기] 제1 공병우 직결식으로 쓰인 매킨토시 세벌식 자판 (3-87, 3-891, 3-91 자판)

  3-87 자판, 3-891 자판, 3-91 자판은 매킨토시 기종 환경에서 쓰인 공세벌식 자판이다. 1980~1990년대의 매킨토시 환경에서 쓰인 공세벌식 자판들은 별다른 한글 입출력 프로그램이 없이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 쓰이는 때가 많았다.

  공병우 직결식은 부호값/글꼴 운용 방식에 따라 '제1 방식'과 '제2 방식'으로 나뉜다.

  제1 공병우 직결식은 공세벌식 자판의 문자 자리를 영문 쿼티 자판에 그대로 대응시켜 쿼티 자판에 들어가는 문자들의 부호값으로 한글 낱자를 나타내었다. 한글 낱자들이 들어간 글쇠 자리에 따라 영문 'j'의 부호값으로 첫소리 ㅇ을 나타내고 영문 'f'의 부호값으로 홀소리 ㅏ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한글 낱자의 부호값이 글쇠 자리와 얽히므로, 바뀐 공세벌식 자판 배열을 쓰려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도 바꾸어야 했다.

  제2 공병우 직결식은 자판 배열을 서로 엮지 않고 한글 낱자들을 부호값으로 차례를 따질 수 있게 개량한 방식이다. 쿼티 자판에 들어간 문자들을 나타내지 않는 부호값으로 한글 낱자를 나타내었다. 한글 낱자의 부호값이 글쇠 자리와 얽히지 않으므로, 제2 공병우 직결식에서 쓰인 '제2 공병우 직결식 글꼴'은 공세벌식 자판 배열이 바뀌더라도 그대로 쓸 수 있었다.

  3-87 자판과 3-891 자판은 '제1 공병우 직결식'을 따르는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만 쓰였다. 3-91 자판은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도 쓰였고 '제2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도 쓰였다. 제1 방식이든 제2 방식이든 매킨토시에서 쓰인 공병우 직결식 글꼴들에는 기본 배열 말고도 선택 글쇠를 함께 눌러 쓰는 확장 배열이 함께 담겼다.

  이번에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새로 넣거나 고쳐 넣은 것은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 쓰인 공세벌식 자판들의 확장 배열이다.주1

  공병우 직결식 글꼴에 들어간 문자들 가운데는 요즈음에 쓰이는 유니코드 문자에서 찾을 수 없거나 정확히 대응시킬 수 없는 것이 더러 있다. 같은 직결식 글꼴을 쓰더라도 매킨토시 운영체제의 판에 따라 몇몇 글쇠 자리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선택 글쇠(option key) 같은 특수 글쇠를 쓰는 확장 입력법을 매킨토시가 아닌 환경에서 똑같이 재현하는 데에 걸림돌이 있다.

  이전 점들 때문에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 구현한 자판 배열과 입력 방법은 매킨토시에서 실제로 쓰인 것과 조금 다를 수도 있다.

(1) 3-87 자판

  3-87 자판은 매킨토시 기종 환경에서 만들어졌지만, '한컴퓨터연구소'가 개발한 '한글 2000'과 '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한 'ᄒᆞᆫ글'을 통하여 IBM PC 호환 기종을 쓰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던 세벌식 자판이기도 하였다.주2

월간 《컴퓨터》에 실린 3-87 자판 (강태진, 「컴퓨터 자판 불만스럽다」, 월간 《컴퓨터》 1989.6,)
월간 《컴퓨터》에 실린 3-87 자판 (강태진, 「컴퓨터 자판 불만스럽다」, 《컴퓨터》 1989.6.)
아래아 한글 1.2에 들어간 세벌식 자판 배열 (OldType)
ᄒᆞᆫ글 1.2에 들어간 3-87 자판 (OldType)
'공병우 자판'이 적힌 3-87 자판 딱지 사진 ( © 이대로 )
'공병우 자판'이 적힌 3-87 자판 딱지 찍그림 ( © 이대로 )

※ 그림 : 한글 문화원이 보급한 세벌식 자판 - (5) '공병우 자판'으로 나온 3-87 자판

  위의 그림들에 보이는 3-87 자판은 매킨토시용인지 아닌지에 따라 배열에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월간 《컴퓨터》에 실린 기사와 ᄒᆞᆫ글 1.2에 'OldType'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간 3-87 자판 배열표에는 확장 배열이 없이 기본 배열만 나와 있지만, 맨 아래의 딱지(스티커) 찍그림에는 매킨토시 환경에서 쓰인 확장 배열까지 들어가 있다.

  3-87 자판은 컴퓨터 환경에서 쓰려는 목적으로 일반에 공개된 첫 공세벌식 자판이다. 3-87 자판이 막 나온 때에는 컴퓨터 환경에서 일반에 보급된 공세벌식 자판 배열이 3-87 자판 말고는 없었으므로, 굳이 '3-○○'나 '3○○' 꼴 이름으로 가려 부르지 않아도 '공병우 자판'이나 '세벌식 자판'이라고 하면 3-87 자판을 가리킨다고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3-89 자판이 나온 뒤에는 컴퓨터 환경에서 쓰이는 공세벌식 자판이 하나가 아니게 되어 3-87 자판을 3-89 자판과 가려 부를 필요가 생겼다.

  '3-○○' 꼴 이름이 쓰이지 않은 때에 나온 3-87 자판은 관련 자료에 나오더라도 3-87 자판을 가리킨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공병우 자서전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에는 3-87 자판에 관하여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한글 기계화 추진회의 송현 씨가 이미 오래 전에 관계 기관에 정부에서 표준판으로 내세운 두벌식의 단점에 대해 질의한 바도 있었지만, 관계 당국에서는 세벌식보다 두벌식이 낫다고 하는 아무런 증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두벌식 한글 자판은 자판 통일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여러 단점을 갖고 있다.

  나는 자판 문제를 연구한 지 40년 만인 1986년 10월한글 자판 기종간 통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세벌식을 갖고 수동식 타자기를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곧바로 컴퓨터도 칠 수 있고, 그 밖의 사진 식자기나 텔레타이프, 또한 어떤 한글 기종의 자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세벌식 한글 자판을 통일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같은 기종 간 통일 자판을 만들 수 있기까지는 한글 자체의 과학성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기도 하지만, 40년이란 기나긴 세월 동안의 연구 경험을 살려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쪽으로 자판 배치를 했다가 문제점이 생기면 저쪽으로 변경도 해 보았으며, 별의별 시행착오에 시달려 보기도 하였다.

공병우,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

  공병우 자서전에는 공세벌식 자판들의 배열표가 상세히 실려 있지 않으므로, 자서전만 보아서는 이 책에서 이야기된 '기종 간 통일 자판'이 3-87 자판이 맞는지를 곧바로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3-87 자판은 1986~1989년 무렵에 나온 문헌들과 컴퓨터 프로그램들에서 세부 배열 정보를 교차 확인을 할 수도 있을 만큼 가장 자주 등장한 공세벌식 자판이었다. 3-87 자판의 개량판이 더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있지만, 1989년 말에 3-89 자판이 나온 때까지는 컴퓨터가 쓰이는 환경에서 3-87 자판처럼 널리 알려진 공세벌식 자판 배열이 더 없었다. 공병우 자서전을 엮은 '송현'의 《한글을 기계로 옳게 쓰기》(송현, 대원사, 1989.9.30.)에도 "공병우 박사가 1988년 미국에서 완성한 글자판"으로 위 딱지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매킨토시용 3-87 자판 배열표가 실려 있다.

  여러 공세벌식 자판들이 문헌들에 등장한 때와 비중을 잘 헤아리면, 〈나는 내 식대로 살았다〉에서 이야기된 '기종 간 통일 자판'은 3-87 자판을 가리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3-87 자판의 세부 배열이 딱 한 번에 확정되지 않았던 것 같고, 3-89 자판이 나오기 앞서도 개량판이 나왔던 것 같다. 앞뒤 사정을 상세히 전하는 자료가 더 공개되지 않으면, 3-87 자판의 세부 배열이 처음 공개된 때와 확정된 때가 정확히 언제였는지(1986년? 1987년? 1988년?)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3-87 자판 (ᄒᆞᆫ글에 들어간 배열, OldType)
3-87 자판 (ᄒᆞᆫ글에 들어간 배열, OldType)
3-87 자판  (매킨토시 직결식 배열)
3-87 자판 (매킨토시 직결식 배열)

  옛 매킨토시에서는 선택 글쇠(option key)주3를 함께 누르는 방법으로 확장 배열이 쓰였다. 3-87 자판을 비롯한 공세벌식 자판들의 매킨토시 확장 배열은 영문 자판에 쓰이던 확장 배열을 고친 것이었다. 3-87 자판의 확장 배열에는 영문 대소문자와 한글 배열에 못 들어간 기호들이 들어갔다.

  3-87 자판의 첫소리 ㄱ · ㄷ과 홀소리 ㅐ · ㅣ 자리는 4째 세대 공병우 타자기 자판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3-879 자판에서 첫소리 ㄱ · ㄷ과 홀소리 ㅐ · ㅣ의 자리가 오늘날에 많이 알려진 꼴로 바뀌었는데, 이 점 때문에 요즈음에 공세벌식 자판이나 신세벌식 자판을 익힌 사람이 3-87 자판을 쓰기는 쉽지 않다.

  기본 배열과 확장 배열을 통틀어서 보면, 3-87 자판에는 요즘한글에 쓰이는 겹받침이 모두 따로 들어갔다. 매킨토시 기종에서 쓰인 3-87 자판은 겹받침 ㄳ과 ㄿ이 확장 배열에 들어갔는데, IBM PC 호환 기종에서 쓰인 3-87 자판에서는 자리를 바꾸고 빈 자리를 메워서 겹받침 ㄳ과 ㄿ까지 모두 기본 배열에 들어갔다.

  공병우 자서전에서는 "나는 자판 문제를 연구한 지 40년 만인 1986년 10월에 한글 자판 기종간 통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하였고, 한글 2000과 ᄒᆞᆫ글은 각각 1988년과 1989년에 처음 시중에 나왔다. 이로 미루어 매킨토시용 3-87 자판 배열(위의 딱지 사진에 나오는 배열)이 1986년 무렵에 틀이 잡혔고, 그 뒤에 겹받침 자리를 조금 바꾸어서 IBM PC 호환 기종에서 쓸 3-87 자판 배열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3-91 자판 때문에 요즘한글에 쓰이는 겹받침들이 공세벌식 자판에 모두 들어가는 것이 낯설지 않을 수도 있지만, 3-87 자판이 나오지 않았을 때에는 일반에 공개된 공세벌식 자판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겹받침이 많이 들어갔던 초창기 공병우 타자기 자판에서도 ㄿ은 들어가지 않았고, 겹받침 수를 늘린 공병우 문장용 타자기에도 ㄽ · ㄾ · ㄿ은 따로 들어가지 않았다. 1980년대에 공세벌식 자판이 직결식으로 쓰기 좋게 바뀌면서 겹받침 수가 점점 늘어난 것은 맞지만, 배열에 ㄽ · ㄾ · ㄿ처럼 드물게 쓰이는 겹받침까지 다 갖춘 것은 3-87 자판에서 새로 선보인 특징이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7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7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7 자판의 확장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7 자판의 확장 배열

  3-87 자판을 확장 배열까지 매킨토시에서 쓰인 그대로 구현하려면 까다로운 점들이 있다. 특수 글쇠를 걸어두는 기능을 쓰지 않는다면, 윗글쇠까지 함께 누르며 여러 손가락을 함께 쓰는 것이 썩 편하지 않다. 또 윈도우나 리눅스 등의 운영체제 및 응용 프로그램 환경에서는 선택 글쇠와 대응할 수 있는 특수 글쇠들(Alt, Command, Context 등)에 이미 쓰이고 있는 기능 글쇠 조합이 있다. 매킨토시가 아닌 환경에서는 선택 글쇠를 갈음하여 다른 특수 글쇠로 문자를 넣으려고 하면 쓰지 못하는 글쇠 조합이 생긴다.

  그래서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는 공세벌식 자판에 ㅗ와 ㅜ가 2개 있는 것을 이용하는 몇몇 3-201× 자판들의 기호 확장 배열 구현 방법으로 3-87 자판을 비롯한 매킨토시 공세벌식 자판들의 확장 배열을 구현하였다. 쿼티 자판의 / 자리 글쇠(오른쪽 ㅗ 글쇠)를 먼저 누르고 일반 글쇠를 누르는 방법으로 매킨토시 공세벌식 자판들의 확장 배열을 쓸 수 있다.

  이를테면 3-87 자판에서는 쿼티 기준으로 /와 =를 차례로 누르면 ✓가 들어간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 3-87 자판 확장 배열로 기호 넣기
[온라인 한글 입력기] 3-87 자판 확장 배열로 기호 넣기

(2) 3-891 자판

  '3-891 자판'은 오랜 동안 딱히 불리는 이름이 없었다. '3-891 자판'은 글쓴이가 3-89 자판, 3-90 자판, 3-91 자판의 특징이 섞여 보인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표준이 된 세벌식? - (8) 초기 공병우 직결식에 쓰인 한글 부호계 ② - 3-891 자판, 3-91 자판)

  박흥호 님의 블로그 글 「세벌식 390 자판이 나온 사연」에 3-891 자판을 가리킨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글자판 배열'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389 자판에서 한글 배열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당시 대학생 동아리에서는 주로 컴퓨터 써클에서 세벌식 보급 운동에 많은 호응을 보였는데, 프로그래머들은 영문 타이핑을 늘 하게 되므로, 기호가 영문과 너무 많이 다른 389 글자판에 대한 보완 요청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세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한글 자판만 익혀야 하는 것이 아니고 가끔 쓰는 기호나 숫자까지 사뭇 다른 389 자판에 커다란 거부감을 표시했으므로, 세벌식 보급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 만들어본 글자판 배열에, 커다란 한글 말뭉치(corpus) 데이터를 389 글자판 타이핑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통계를 내어 보니, 빈도와 운지거리 등에서 389 한글 배열을 보완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박사님께서도 1년 사이 여러 실험과 말뭉치 실험 결과 등을 통하여 새로운 글자판 배열을 만들고 계셨고, 박사님의 연구 결과는 곧 보급판으로 발표하려는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막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대학생들로부터 세벌식 보급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한글 문화원의 세벌식 배열을 바꾼다는 것은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 같아 박사님께 당초 약속대로 보급용 배열을 바꾸지 말 것을 건의했지만, 저 역시 바꾸는 것이 길게 볼 때 낫겠다는 판단 때문에 결국은 박사님과 딱 한번 마지막으로 한글 문화원 공식 자판을 개선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박흥호, 「세벌식 390 자판이 나오게 된 사연」, 호박동네
(https://blog.daum.net/hopark/15415)

  3-891 자판은 3-90 자판이 나온 뒤인 1990~1991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같다. 한글 문화원을 이끈 공병우는 3-891 자판을 만든 뒤에도 배열을 거듭하여 고쳐 나갔으므로, 이런 자판 배열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 수밖에 없었다. 한글 문화원 안에서 공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는 연구는 1991년 이후에 3-91 자판을 마련할 때까지 이어졌는데, 중간 결과물인 3-891 자판은 꾸준히 보급되지 못하고 잠깐 쓰이다가 잊히고 말았다.

  먼저 나온 3-89 자판은 IBM PC 호환 기종에 보급하려고 만든 공세벌식 자판이었지만, 요즘한글에서 쓰이는 겹받침을 모두 갖추어서 제1 공병우 직결식으로 쓸 수도 있었다. 그래서 'IBM-3-89 통일'처럼 '통일'을 붙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3-89 자판 (IBM-3-89 자판)
[그림 1-4] 3-89 자판 (IBM-3-89 자판)

  하지만 공세벌식 자판을 쭉 써 오던 사람들은 3-89 자판의 한글 배열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을 수 있다. 첫소리 ㄱ · ㄷ과 홀소리 ㅣ는 매우 자주 쓰이는 낱자들인데, 3-87 자판의 첫소리 ㄱ · ㄷ과 홀소리 ㅣ · ㅐ의 자리가 3-89 자판에서 맞바뀐 것은 공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는 일이었다.주4 바뀐 배열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는지 때문인지, 3-89 자판은 직결식 글꼴처럼 매킨토시에서 쓰인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다.주5

  3-891 자판은 널리 알려지지 못했지만, 3-891 자판을 담은 직결식 글꼴은 3-91 자판이나 3-87 자판을 담은 직결식 글꼴들과 묶여 배포된 적은 있었다. 그래서 글쓴이는 공병우 직결식 글꼴 파일들을 살피다가 3-891 자판의 세부 배열을 찾을 수 있었다.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인 Kong-10-NNN-2에 담긴 3-891 자판 (한글토크 시스템 6.0.7 키캡)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인 Kong-10-NNN-2에 담긴 3-891 자판 (한글토크 시스템 6.0.7 키캡)
Kong-10-NNN-2에 담긴 공세벌식 자판 배열 (가칭 3-891 자판)
Kong-10-NNN-2에 담긴 공세벌식 자판 배열 (가칭 3-891 자판)

※ 그림 : 표준이 된 세벌식? - (8) 초기 공병우 직결식에 쓰인 한글 부호계 ② - 3-891 자판, 3-91 자판

  3-891 자판은 겹받침을 다 갖춘 한글 낱자 구성이 3-87 자판이나 3-89 자판과 비슷하다. 받침 ㅈ · ㄻ에서는 3-90 자판의 특징이 보이고, 2줄 숫자 배열과 ~ “ ” < > ( ) ? ! 같은 기호들의 배열에서는 3-91 자판의 특징도 보인다. 3-89 자판과 3-90 자판에서 벗어나 3-91 자판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던 과도기형 배열이다.

확장 배열에 들어간 겹첫소리 넣기 (Kong-10-NNN-2) (떡볶이에 짜장면에) (움직그림)
확장 배열에 들어간 겹첫소리 넣기 (Kong-10-NNN-2) (떡볶이에 짜장면에) (움직그림)

※ 그림 : 표준이 된 세벌식? - (8) 초기 공병우 직결식에 쓰인 한글 부호계 ② - 3-891 자판, 3-91 자판

  3-891 자판의 확장 배열에는 겹첫소리 ㄲ · ㄸ · ㅃ · ㅆ · ㅉ이 들어있다. 확장 배열에서 이 겹낱자들을 넣기는 불편하다. 하지만 낱자 조합을 하지 않는 직결식으로 겹첫소리를 ㄱㄱ 꼴로 넣은 다음에 글씨꼴이 고르게 보이도록 바꾸기 기능으로 ㄲ 꼴로 바꾸는 데에 따로 들어간 겹첫소리들이 쓰일 수 있었다.

  3-891 자판에는 ㅒ 자리가 애매하게 놓여 있고, 확장 배열에는 '공병우' 서명이 여러 개가 들어가 있다. 글꼴에 따라 '공병우' 서명이 들어간 개수도 다르다. 이처럼 덜 다듬어진 모습도 3-891 자판은 아직 널리 배포할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시험 단계에 머무른 근거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91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891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들어간  3-891 자판의 확장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들어간 3-891 자판의 확장 배열

(3) 3-91 자판

  3-91 자판은 처음에 '공병우 최종 자판'으로 불렸다. '공병우 최종 자판'은 마지막 '공병우 자판'을 뜻한다. 여기에서 '공병우 자판'은 좁은 뜻으로 공세벌식 자판(공병우 세벌식 자판)을 창안한 '공병우'가 연구를 주도하여 나온 세벌식 한글 자판을 가리킨다.주6

  윈도우의 기본 입력기에도 들어간 3-91 자판의 기본 배열은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3-91 자판의 확장 배열은 공세벌식 자판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도 낯설 수밖에 없는데, 그 까닭을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다.

  • IBM PC 호환 기종에서는 3-91 자판의 확장 배열이 쓰이지 않았음
  • 매킨토시 환경에서는 3-91 자판의 확장 배열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에 들어간 것과 제2 공병우 직결식 글꼴에 들어간 것이 서로 달랐음
  • 제1 공병우 직결식으로 쓰인 3-91 자판의 확장 배열을 담은 배열표는 인쇄물이나 전산 자료로 많이 배포되지 못함

  3-91 자판은 매킨토시 환경에서 제1 공병우 직결식으로도 쓰였고 제2 공병우 직결식으로도 쓰였다. 3-91 자판을 보급하는 초기부터 더 개량된 방식인 제2 공병우 직결식으로 관심이 넘어가다 보니,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에 들어간 확장 배열은 한글 문화원에서 꾸준히 알리는 정보에 끼지 못하였다.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 Kong 125-F-9에 담긴 3-91 자판 배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 Kong 125-F-9에 담긴 3-91 자판 배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 쓰인 3-91 자판 배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로 쓰인 3-91 자판 배열

※ 그림 : 표준이 된 세벌식? - (8) 초기 공병우 직결식에 쓰인 한글 부호계 ② - 3-891 자판, 3-91 자판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91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91 자판의 기본 배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91 자판의 확장 배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넣은 3-91 자판의 확장 배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에 들어간 3-91 자판의 확장 배열은 3-87 자판의 특징을 많이 이어 받았다. 영문 대소문자가 들어 있고, 3-891 자판에서 많이 빠졌던 위 첨자로 넣는 숫자들이 다시 모두 들어갔다. 화살표는 빠졌지만, 다른 기호들의 구성은 3-87 자판의 확장 배열과 비슷한 면이 있다. 3-891 자판에 여러 곳에 들어간 '공병우' 서명도 한 자리에만 들어 있다.

  3-87 자판에서처럼 @ # $ [ ] 같은 기호들을 확장 배열에서 넣는 것으로 기본 배열의 이 기호들이 빠진 약점을 많이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활짱 묶음 { }이나 앰퍼샌드 &처럼 3-91 자판의 확장 배열에도 들어가지 못한 쿼티 자판의 기호들도 있다. 3-87 자판의 확장 배열에 들어간 활짱 묶음 { }은 3-91 자판의 확장 배열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주석〉
  1. 3-891 자판은 기본 배열도 새로 넣었다. back
  2. 구동할 수 있게 보존된 한글 2000 프로그램이 없어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한글 2000을 개발한 한컴퓨터연구소 소장 강태진의 월간 《컴퓨터》 기사 등을 검토해 보면 한글 2000에 들어간 3벌식 자판이 3-87 자판인 것은 미루어 알 수 있다. back
  3. 매킨토시의 선택 글쇠(option key)는 IBM PC 호환 기종의 갈음 글쇠(alt key)나 명령 글쇠(command key)와 대응되는 때가 많다. back
  4. 2010년대 이후에 글쓴이는 3-2011 자판부터 ㅓ · ㅐ 등의 자리를 바꾸어 놓은 공세벌식/신세벌식 배열들을 제안해 왔다. 이 자리 바꿈 때문에 3-89 자판 이후의 공세벌식/신세벌식 자판을 오래 써 온 사람은 글쓴이가 새로 제안한 배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3-89 자판에서  첫소리 ㄱ · ㄷ 과 홀소리 ㅣ · ㅐ 자리가 맞바뀐 것에 견주면, 글쓴이가 ㅓ · ㅐ 등의 자리를 바꾼 것은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작은 일이다. back
  5. 만약 3-89 자판을 다룬 제1 공병우 직결식 글꼴이 실제로 전혀 없었다면, 어떤 까닭에서든 한글 문화원 원장 공병우가 3-89 자판을 주로 쓴 적이 없었다는 뜻일 수 있다. back
  6. 요즈음에는 '공병우'가 아닌 사람이 만든 한글 자판도 특징이 맞으면 공세벌식 자판에 넣지만, 공세벌식 자판을 창안한 사람(공병우)이 살아 있던 때에는 자판 배열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를 따져 '공병우 자판'의 뜻을 좁게 바라볼 수도 있었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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