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 3-2011 옛한글 자판
3-2011 옛한글 자판은 공병우 최종 자판(3-91 자판)의 수정안인 3-2011 자판을 바탕으로 한 옛한글 배열입니다. 실험안 ①, ②, ③, ③-1를 거쳐서 실제로 쓸 배열로 정리합니다.
아래아한글 등에 들어가 있는 3-93 세벌식 옛한글 자판은 숫자와 몇몇 기호를 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3-2011 옛한글 자판은 오른쪽에 홀소리 글쇠를 따로 둔 숫자와 공병우 3벌 자판의 틀을 활용하여 더욱 많은 한글 낱소리 글짜를 넣고 어떤 작업에든 쓸 수 있습니다. (이 글도 3-2011 옛한글 자판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글의 내용과 덧붙인 배열 그림, 날개셋 설정 파일은 필요하면 마음껏 인용 · 복제 · 가공하여 쓰시기 바랍니다. 다만 고쳐야 할 곳이 보이면 더 고칠 수 있으니, 글 · 그림 · 파일을 다른 곳에 올릴 때는 나중에 고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 글의 주소를 밝혀 주시기를 권합니다.
이 자판 배열은 아직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통해서만 쓸 수 있습니다. 날개셋이라는 훌륭한 입력 도구를 만들어 주신 김용묵님과 날개셋의 글쇠값 수식 표현에 관하여 정보를 나누어 주신 특백님께 감사 드립니다.
3-2011 옛한글 자판은 영문 자판에 얽매이지 않고 특수기호를 둔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의 취지를 살리려 했기 때문에 영문 자판과 특수기호 자리가 많이 다르고 익히기 어렵습니다. 처음 익힐 때에는 영문 쿼티 자판과 특수기호가 자리가 비슷한 3-2012 옛한글 자판이 더 익히기 쉽습니다.
실무에 쓰기 좋은 요즘한글·옛한글 겸용 자판을 찾는다면, 신세벌식 P 자판을 권합니다.
(1) 이미 쓰이는 2/3벌식 옛한글 자판 검토
옛한글에는 ㅿ(여린 시읏), ㆁ(옛이응), ㆆ(여린 히읗), 잇소리(ᄼ, ᅎ, ᅔ)과 혀말이소리(ᄾ, ᅐ, ᅕ), ㆍ(아래아)처럼 요즘한글에 쓰이지 않는 낱소리들이 쓰인다. 그래서 옛한글 자판에는 요즘한글 자판보다 적어도 10개는 더 들어가야 한다.
낱소리를 넣을 자리는 2벌 자판이 3벌 자판보다 넉넉하다. 한국의 표준 자판은 쿼티 자판의 로마자 26자 자리에 한글 낱소리 33자가 들어가 있다. 33자 가운데 겹홀소리 2개(ㅖ,ㅒ)와 겹닿소리 5개(ㄲ, ㄸ, ㅃ, ㅆ, ㅉ)가 윗글 자리에 들어갔으므로, 윗글 자리에 19개 낱소리나 기능 글쇠를 더 둘 수 있다. 아래아한글· MS오피스·날개셋에 들어 있는 2벌식 옛한글 자판에는 표준 자판의 빈 윗글 자리에 옛한글 바탕 낱소리 10개가 들어가 있고, 방점 2개(〯, 〮)나 겹낱소리나 기능 글쇠가 더 들어가기도 한다.
3벌 자판은 요즘한글의 낱소리를 넣기조차 빠듯하여 옛한글 자판 배열을 만드는 데에 어려움이 많다. 영문 쿼티 자판의 특수기호를 모두 갖춘 3-90 자판은 7개가 들어간 겹받침을 모두 빼더라도 옛한글 낱소리 10개조차 다 담을 수 없다. 또 받침을 따로 넣는 3벌 자판의 특성 때문에 2벌 자판보다 글쇠 자리가 더 필요하다. 이 때문에 3-90 자판을 바탕으로 한 3-93 옛한글 자판은 숫자와 몇몇 기호들이 빠져 있다. 이 때문에 3벌식은 옛한글 자판을 만들기에 알맞지 않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옛한글 넣기에서 3벌식을 버릴 수 없는 까닭은 능률에 있다. 다음 낱말들을 2벌 옛한글 자판과 3벌 옛한글 자판으로 넣어 보면 옛한글 넣기에 왜 3벌식이 쓸모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요즘한글의 테두리를 벗어난 말들을 2벌 자판으로 차면 한글 입력기가 알아서 받침을 가려 낱내(음절)를 끊기 어렵다. 이 낱말들을 구분하려면 치는 이가 낱내를 끊어 주어야 해서 글을 쉽고 빠르게 넣을 수 없다. 하지만 3벌 자판은 받침을 따로 넣으므로 거침없이 글을 치더라도 낱내가 잘 끊어진다.
지금 널리 쓰이고 있는 세벌식 옛한글 자판은 1993년에 김경석 교수가 제안한 3-93 세벌식 옛한글 자판이다. 3-90 자판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3-93 자판은 3벌 자판으로 옛한글을 매끄럽게 넣을 수 있음을 눈앞에 보여준 배열이지만, 글쇠 자리가 모자란 문제도 함께 드러나 있다. 3-93 자판은 옛한글 낱소리와 방점이 아라비아 숫자와 몇몇 기호들 자리에 들어가서 숫자와 빠진 기호들을 넣으려면 요즘한글 배열을 함께 써야 한다.
3-93 자판의 단점을 몇 가지 꼽아 보면 이렇다.
- 아라비아 숫자를 넣을 수 없다.
- 쿼티 자판에 들어간 몇몇 기호들(~, `, <, @)을 넣을 수 없다.
- 첫소리 ㅿ, ㆁ, ㆆ, ᄼ, ᅎ, ᅔ, ᄾ, ᅐ, ᅕ이 윗글 자리에 들어가서 치는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 ᄼ, ᅎ, ᅔ, ᄾ, ᅐ, ᅕ 받침을 넣을 수 없다.
- 받침 ㆁ, ㆆ이 있는 글쇠 자리가 멀다. (요즈음에 일부러 작게 만든 자판 가운데는 받침 ㆁ, ㆆ 자리 글쇠가 없는 제품이 있다.)
2벌식 옛글 자판도 ㅿ, ㆁ, ㆆ, ᄼ, ᅎ, ᅔ, ᄾ, ᅐ, ᅕ은 윗글 자리에 들어가 있다. 윗글 자리에 들어간 낱소리를 칠 때는 맞은 편 윗글쇠를 누르느라 다음 낱소리를 치는 것이 더뎌진다. 이 때문에 요즘한글을 넣는 3벌 자판들은 첫소리를 윗글 자리에 두지 않고 있는데, 옛한글 자판도 첫소리가 윗글 자리에 들어가지 않아야 매끄럽게 치기 좋다.
옛한글 넣기에서 능률은 3벌 자판이 2벌 자판보다 앞서지만, 널리 쓰이는 3-93 자판은 글쇠 자리가 모자라는 문제를 이기지 못하여 '옛한글만 넣는 자판'에 머무르고 있다. 또 윗글 자리에 옛한글 낱소리가 들어가서 치는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것은 이미 쓰이는 2벌식/3벌식 옛한글 자판의 공통된 단점이다. 그래서 3-2011 옛한글 자판에서는 이러한 단점들을 개선하고자 모자라는 글쇠 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 입력 방식을 시도하였다.
(2) 3-2011 옛한글 자판의 목표와 입력 방법
1) 설계 목표와 배열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꾀한 목표는 다음과 같다.
- 옛한글을 매끄럽게 넣을 수 있는 3벌 자판의 특성을 살린다.
- 숫자와 기호 배열을 그대로 살려서 실무에도 쓸 수 있게 한다.
- 한글 확장 글쇠를 두어 요즘한글 배열을 그대로 쓰면서 옛한글 낱소리를 더 담을 틀을 마련한다.
- 윗글쇠(시프트) 누르기는 매끄러운 타자 흐름을 해치므로 윗글 자리에 옛한글 낱소리를 두지 않는다.
-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통하여 말갈(언어학)에 쓰이는 기호들을 쉽게 넣을 수 있게 뒷받침한다.
- 요사이 논의되는 확장 한글처럼 한글에 더 많은 낱소리가 들어갈 수 있는 점에 대비한다.
흔한 입력기 환경에서 이런 목표들은 상식에 어긋난다. 3벌 자판의 글쇠 자리가 너무 모자라서 윗글 자리를 쓰지 않고 숫자와 기호 자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옛한글 낱소리들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3-2011 옛한글 자판은 아래처럼 요즘한글 배열을 되도록 건드리지 않고, 이어 치는 전환 글쇠(확장 글쇠)를 두어서 옛한글 낱소리들을 둘 자리를 따로 마련하였다. 이는 3-2011 자판에서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쓰는 것과 원리가 같다.
요즘한글 자판(3-90, 3-91, 3-2011 자판)에 ㅖ, ㅢ가 있던 글쇠는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한글 확장 글쇠로 쓴다. 한글 확장 글쇠는 뒤에 닿소리를 치면 닿소리 확장 글쇠로 구실하고, 뒤에 홀소리를 치면 ㅣ와 ㅡ로 구실한다.
오른쪽 ㅗ와 ㅜ 글쇠는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방점을 비롯한 기호들을 넣는 기호 확장 글쇠로 쓴다. 3-2011 자판이 왼/오른쪽에 한 개씩 기호 확장 글쇠를 둔 것과 달리, 3-2011 옛한글 자판은 오른쪽에만 기호 확장 글쇠 2개를 두어서 각기 다른 기호를 넣게 하였다.
3-2011 옛한글 자판의 한글/기호 확장 글쇠는 글쇠 자리를 늘리는 점에서는 윗글쇠(시프트)와 구실이 같지만, 윗글쇠(시프트)를 일반 글쇠와 함께 눌러 쓰는 것과 달리 한글/기호 확장 글쇠는 이어 치는 방식으로 쓸 수 있다.
2) 한글 확장 글쇠로 옛한글 낱소리 넣기
한글 확장 글쇠를 통한 옛한글 낱소리 넣기는 글쇠값에 조건식을 넣을 수 있는 날개셋에 기댄 기능이다. 날개셋은 글쇠값에 C언어에서 쓰이는 조건 연산자(? :)를 써서 상태 변수에 따라 다른 문자가 들어가게 할 수 있다.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첫소리 ㅈ에 들어간 글쇠값을 보기로 보면 이렇다.
이 수식에는 날개셋에서 Caps Lock이 켜져 있는지를 알려 주는 상태 변수 P와 어느 쪽 한글 확장 글쇠(확장1, 확장2)가 눌렸는지 알 수 있게 글쓴이가 임의로 둔 상태 변수 Z가 쓰였다. 이 수식의 내용은 "Caps Lock이 켜져 있고(P=1) Z가 0일 때에는 숫자 3(0x33)을 넣는다. 그렇지 않으면 변수 Z 값(0, 1, 2, 0x11, 0x12)에 따라 ᄌ, ᅎ, ᅐ, ᅏ, ᅑ을 넣고 Z값은 0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ㅢ와 ㅖ 자리에 들어간 한글 확장 글쇠에는 Z 값을 바꾸는 수식이 들어가 있고, Z 값과 글쇠값에 들어간 위 조건식에 따라 일반 글쇠가 눌렸을 때에 어느 낱소리가 들어갈지가 갈린다.
쿼티 자판의 숫자 7, 8 자리에 있는 확장1, 확장2 글쇠는 한글 확장 글쇠로서 뒤에 어떤 낱소리를 치느냐에 따라 다른 구실을 한다. 뒤에 치는 낱소리가 홀소리이면 두 확장 글쇠는 ㅣ 또는 ㅡ로 구실한다. 뒤에 치는 낱소리가 닿소리이면 옛한글에 쓰이는 닿소리가 들어가고, 잇소리(치두음)와 혀말이소리(정치음)을 가리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ᄽ, ᄿ, ᅏ, ᅑ와 같은 겹닿소리는 한글 확장 글쇠를 두 번 눌러 넣을 수 있다.
한글 확장 글쇠를 써서 옛한글 낱소리를 넣는 예는 다음과 같다.
확장2 + ᄉ → ᅀ
확장2 + ᄋ → ᅌ
확장1 + ᄌ → ᅎ
확장2 + ᄌ → ᅐ
확장1 + 확장1 + ᄌ → ᅏ
확장2 + 확장2 + ᄌ → ᅑ
확장1(ᅵ) + ᅦ → ᅨ
확장1(ᅵ) + ᅢ → ᅤ
확장2(ᅳ) + ᅵ → ᅴ
확장2(ᅳ) + ᅡ → ힹ
확장2 + ᆫ(받침) → ᇹ (받침)
확장2 + ᆺ(받침) → ᇫ (받침)
확장2 + ᆼ(받침) → ᇰ (받침)
ᇃ·ㅭ과 같은 겹닿소리까지 글쇠에 넣으면 자리를 외우기 어렵고 자판 배열도 복잡해진다. 그래서 3-2011 옛한글 자판에는 되도록 홑닿소리만 글쇠에 넣었고, 겹닿소리는 홑닿소리를 조합하여 넣을 수 있다.
3) ㅖ, ㅒ 넣기
요즘한글 자판에서 ㅢ, ㅖ로 쓰던 글쇠를 한글 확장 글쇠로 쓰기 때문에 ㅢ, ㅖ는 두 홀소리를 조합하여 넣는다.
- ㅣ + ㅔ → ㅖ
- ㅕ + ㅣ → ㅖ
- ㅣ + ㅐ → ㅒ
4) 아래아(ᆞ) 넣기
아래아(ᆞ)는 기본 배열에 따로 두지 못했다. 아래아한글 등에서 쓰여 온 것처럼 ㅏ를 2번 눌러서 아래아(ᆞ)를 넣을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왼손 집게 손가락을 거듭 써서 너무 잦으면 손가락이 쉬이 지칠 수 있으므로, ㅏ+ㅕ로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확장2 + ㅕ'로 넣을 수도 있다(2013.5.7).
가운뎃점(·)은 한글 첫소리만 들어갔을 때에 아래아로 구실하게 하였다. ᄋᆡ처럼 겹홀소리의 처음에 아래아가 올 때는 가운뎃점 글쇠를 눌러 아래아(ᆞ)를 넣을 수 있다.
- 확장2 + ㅕ → ㆍ
- 확장2 + 확장2 + ㅕ → ᆢ
- ㅏ + ㅏ → ㆍ
ㅏ + ㅕ → ㆍ- ㅇ + ·(가운뎃점) + ㅣ → ᄋᆡ
5) 기호 확장 글쇠로 특수기호 넣기
3-2011 옛한글 자판은 3-2011 자판과 같은 방식으로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쓸 수 있다. 아래 배열에서 글쇠의 가운데에 회색으로 넣은 문자들이 기호 확장 글쇠를 누르고 넣는 기호들이다. 3-2011 자판은 왼쪽과 오른쪽에 기호 확장 글쇠를 1개씩 두었는데, 3-2011 옛한글 자판은 윗기호/아랫기호를 구분하여 오른쪽에만 기호 확장 글쇠를 2개 두었다. 특수기호 확장 배열은 날개셋의 사용자 정의 조합 기능을 써서 구현하였다.
기호 확장 글쇠를 2개 둔 것은 오른쪽 ㅗ, ㅜ 글쇠를 오른쪽 네째·다섯째 손가락으로 눌러야 하는 점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자주 쓸 만한 기호는 되도록 기호 확장 글쇠를 누르는 손가락 자리를 피하여 두 손가락을 거듭 쓰는 일을 줄이고자 하였다.
훈민정음에 들어간 두 방점은 아랫기호 글쇠를 누르고 홀소리 ㅣ 또는 받침 ㄴ을 눌러 넣을 수 있다. 윗기호 글쇠를 2번 누르고 묶음 기호(괄호)를 누르면 세로쓰기에 맞춘 묶음 기호가 들어간다. 기호 글쇠를 2~3번 누르고 속이 빈 도형 기호를 누르면 속이 찬 기호가 들어간다. 기호 글쇠를 누르고 숫자를 넣으면 위·아래 첨자로 붙는 숫자를 넣을 수 있다. 화살표를 비롯하여 날개셋 설정 파일에 사용자 정의 조합으로 들어간 기호들이 더 있지만, 배열표가 비좁아서 그림에 다 나타내지는 않았다.
다음처럼 열고 닫는 따옴표를 넣을 수도 있다.
윗기호 + " (큰따옴표) → ’ (닫는 작은따옴표)
아랫기호 + ' (작은따옴표) → “ (여는 큰따옴표)
아랫기호 + " (큰따옴표) → ” (닫는 큰따옴표)
특수기호 확장 배열은 부가 기능으로서 문서에 자주 들어갈 만한 기호들을 추려 만들어 본 것이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기호를 더 있다면 여기에 예시한 배열에 얽매이지 말고 날개셋 제어판에서 사용자 정의 조합표를 고쳐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3) 3-2011 옛한글 자판의 장단점
3-2011 옛한글 자판은 공병우 3벌 자판에서 오른쪽에 둔 ㅖ, ㅢ, ㅗ, ㅜ 홀소리 글쇠에 전환 글쇠 기능을 붙였다. 3벌 자판에서 한 글쇠가 두 가지 기능을 하게 한 것은 3-90 자판의 오른쪽 ㅗ 글쇠에서 볼 수 있고, 신세벌 자판은 이 원리를 폭넓게 활용하여 여러 글쇠가 두 낱소리를 넣을 수 있게 짜여 있다. 공병우 자판은 ㅖ·ㅢ·ㅗ·ㅜ를 넣을 수 있는 글쇠가 왼쪽에도 있고 오른쪽에도 있으므로, 이들 홀소리 글쇠에 다른 기능을 붙여 쓰기 좋다.
3-2011 옛한글 자판이 내세울 만한 장점을 아래처럼 꼽아 본다.
- 요즘한글 자판(3-2011 자판)의 한글 배열을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다.
- 공병우 자판을 쓰는 이가 적응하기 쉽다.
- 숫자와 기호 배열을 살렸으므로 실무에 쓸 수 있다.
- 더 들어간 낱소리는 윗글쇠를 쓰지 않고 넣으므로 치는 흐름이 좀 더 매끄럽다.
- 문서에 자주 쓰일 만한 기호들이 특수기호 확장 배열에 담겨 있다.
- 한글 확장 배열에 한글 낱소리를 더 담을 수 있다. (확장 한글에 대비할 수 있음)
3-93 자판은 숫자와 몇몇 기호들을 쓸 수 없어서 옛한글 자료를 만들 때에도 요즘한글 자판에 자주 기대곤 한다. 또 3-93 자판은 3-90 자판의 한글 배열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겹받침 자리가 다른 3-91 자판과 함께 쓰기가 껄끄럽다. 3-2011 옛한글 자판로 요즘한글을 넣을 때에는 ㅖ만 빼면 요즘한글 배열(3-2011 자판)과 똑같은 타자법으로 쓸 수 있고, 요즘한글 배열에 있는 숫자와 기호들을 모두 넣을 수 있어서 한 배열로 모든 업무를 해낼 수 있다.
3-2011 옛한글 자판의 한글/기호 확장 배열에는 빈 자리가 있으므로, 3-2011 옛한글 자판은 배열을 다시 짜지 않고도 낱소리들을 더 담을 수 있다. 요즈음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확장 한글에도 대비할 여유가 있는 셈이다.
위 그림은 혀를 이에 대고 내는 ㄷ 소리(ð)와 윗니를 입술에 대고 내는 ㅁ, ㅂ 소리를 이미 있는 글짜를 45°나 90° 돌려 만든다고 가정하고 3-2011 옛한글 자판에 낱소리를 더 끼워 본 배열이다. 앞으로 이른바 확장 한글 논의가 어떻게 결론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글에 더 많은 낱소리가 들어가더라도 3-2011 옛한글 자판은 낱소리를 더 담아낼 여유가 있다.
(옛한글에서 ㅸ과 ㆄ은 가벼운 입술 소리를 나타낸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 말을 적을 때에는 ㅸ과 ㆄ이 윗니를 입술에 대고 내는 v와 f 소리를 적는 데에 쓰이고 있다. 글쓴이는 v와 f 소리를 나타내는 한글 낱소리는 따로 만들어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옛한글 낱소리를 본디 소리값과 어긋나게 쓰는 것에 반대한다,)
한편으로 3-2011 옛한글 자판에는 다음과 같은 아쉬운 점이나 적응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있다.
- 확장 글쇠를 쓰는 입력 방식을 흔한 한글 입력기의 틀로 구현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
- 한글 확장 글쇠가 맨 윗줄에 있어서 누를 때에 손을 움직이거나 손가락을 뻗어 쳐야 한다.
- 확장 배열 때문에 배열표가 복잡하다.
- 특수기호 자리가 영문 쿼티 자판과 다르고, 3-90 및 3-91 자판과 ㅓ·ㅐ 자리가 다르다.
날개셋을 빼면 3-2011 옛한글 자판을 구현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는 아직 없다. 아직은 윈도우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에서 이 자판 배열을 쓸 수 없는 것이 흠이다.
한글 확장 글쇠가 맨 윗줄에 있어서 운지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어색하거나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확장 글쇠를 통하여 얻는 장점이 크고 옛한글 자판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확장 글쇠를 아랫줄로 내리는 쪽으로 개선하자면 자판 배열을 다시 짜는 것을 생각해야 하고, 확장 글쇠 없이 옛한글 자판을 구현하려면 낱자 조합 규칙을 복잡하게 엮어야 하는 것이 어렵다.
글쇠 하나로 넣을 수 있는 문자 수가 많아서 배열표가 복잡해지는 것은 행복한 고민 거리이다. 좁은 글쇠표에 많은 문자들이 들어가므로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것이 흠이다. 확장 배열을 글쇠에 더 깔끔하게 나타낼 방법과 더 기억하기 쉬운 배열을 앞으로 더 궁리해 볼 필요는 있다.
(4) 맺음말
3-2011 옛한글 자판은 3-2011 아랫글 자판에 이은 3-2011 자판의 두째 응용 배열이다. 3-2011 계열 자판들은 거의 같은 한글 배열로 다른 목적을 꾀하였다. 3-2011 자판은 일상과 업무에 두루 쓰기 쉬운 배열을 목표로 했고, 3-2011 아랫글 자판은 손을 놀리기 불편한 이를 배려하여 한 손가락으로도 칠 수 있게 하였다. 3-2011 옛한글 자판은 어학용으로서 여느 자판보다 많은 한글과 기호들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3-2011 계열 자판들은 왼/오른쪽에 겹쳐 둔 홀소리 글쇠에 전환 기능을 붙여서 확장 배열을 만들었다. 공병우 3벌 자판의 오른쪽에 ㅖ, ㅢ, ㅗ, ㅜ 글쇠는 적어도 3-90 자판에서 지금처럼 자리가 굳었는데, 이는 미래를 내다본 듯한 포석이다. 다른 한글 자판들이 윗글 자리가 아니면 글쇠 자리에 여유가 없는 것과 달리, 공병우 자판은 아랫글 자리에 있는 다른 기능을 붙여 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3-2011 계열 자판의 특수기호 확장 배열은 부가 기능으로 제시했다면, 3-2011 옛한글 자판의 한글 확장 배열은 부가 기능이 아니라 자판 배열의 핵심을 이룬다.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시도한 한글 확장 입력 방식은 ㅖ·ㅢ 자리 글쇠를 확장 글쇠로 써야 해서 손가락으로 뻗어 치느라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여 요즘한글 배열을 그대로 쓸 수 있고, 윗글쇠를 쓰지 않아서 더 매끄럽게 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한글 확장 배열의 글쇠 자리에 여유가 있으므로, 앞으로 한글에 낱소리가 더 들어가 쓰이더라도 더 담아 낼 수 있다.
아직 날개셋 한글 입력기 말고는 한글 확장 배열을 구현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가 없어서 여러 환경에서 3-2011 옛한글 자판을 쓸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날개셋을 기대어 새로운 입력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글쓴이처럼 한글 입력에 관심은 있지만 입력기를 개발할 능력은 없는 사람에게 크나큰 복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글 입력기나 글틀에서 3-2011 계열 자판에서 시도한 확장 입력 방식을 구현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3-2011 계열 자판은 특수기호 자리가 영문 자판과 꽤 다르다. 이는 특수기호까지 손가락 부담을 헤아린 공병우 최종 자판의 취지를 따른 것이지만, 영문 자판을 함께 써야 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영문 자판과 기호 자리가 다른 한글 배열을 익히고 쓰기는 쉽지 않다. 아무래도 3-2011 계열 자판은 주로 3-91 자판의 취지를 이해한 사람들에게 쓰일 것이므로 3-90 자판만큼 널리 쓰이기는 어렵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글쓴이는 기호 자리가 영문 자판과 비슷하면서 3-2011 계열 자판에서 시도한 기능을 담은 배열을 3-90 자판의 개선안으로 만들어 둘 필요를 느끼고 있다.
3-90 자판과 3-91 자판은 다른 설계 의도 때문에 어느 만큼 절충할 수는 있어도 한 배열로 통합하기는 어렵다. 절충안이나 통합안이 나오더라도 설계 목표가 어정쩡하거나 매력을 끌 만한 기능이 없으면 실제로 쓰이기 어렵다. 3-90 자판과 3-91 자판을 오가려면 다른 겹받침 자리가 걸림돌이 되곤 하는데, 두 자판의 개선안에서 겹받침 자리를 더 비슷하게 맞추면 사람들이 두 계열을 오가기 쉬워져서 어느 배열을 익혀야 할지를 고민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겹받침 배열을 되도록 비슷하게 맞추어 놓고 3-90 자판의 개선안을 대표안으로 세우고 3-91 자판의 개선안을 응용안으로서 필요한 사람이 골라 쓰게 한다면, 공병우 자판을 통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나중에 바꾼 것
- 날개셋 입력기 유형 파일을 특수기호 확장 기능, 윗글쇠 고정 기능이 들어간 것과 들어가지 않은 것을 더 세분하여 올렸습니다. (2012.10.12)
- 아래아를 한글 확장 배열에 따로 넣은 배열로 고쳐 올렸습니다. (2013.5.7)
- 특수기호 확장 배열에서 몇몇 기호들의 자리를 바꾸고, 날개셋 7.4 이상에서도 작동하도록 날개셋 파일들을 고쳐 올렸습니다. (2014.7.31)
- 두 한글 확장 글쇠를 이어서 누르면(확장1+확장2 또는 확장2+확장1) 한글 조합이 끊어지게 했습니다.(2014.9.30)
- 첫소리만 들어갔을 때에 [ 자리 글쇠를 두 번 누르면 쌍아래아(ᆢ)를 넣을 수 있게 글쇠값을 고쳤습니다. (2014.10.05)
- 3-2011 옛한글 자판에서 편의 기능으로 들어갔던 ㅏ+ㅕ→ㆍ를 비롯한 ㅏ+ㅕ에 얽힌 조합 규칙들이 제안자(팥알)의 요청으로 libhangul에서 빠졌습니다. 아래아(ㆍ)는 '한글2+ㅕ'로 한글 확장 글쇠를 함께 써서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20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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