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벌식, 세벌식 자판들에서 한글 낱자들이 차지한 글쇠 수 비교

  아래 표는 두벌식 자판 및 세벌식 한글 자판들에서 한글 낱자들이 차지한 글쇠 수를 비교한 것이다. 그냥 누르는 글쇠가 14개, 전환글쇠와 함께 누르는 글쇠가 5개이면 '14 + 5'으로 나타냈다. '10 + 0 + (8)'에서 '(8)'은 다른 글쇠 두 개를 함께 눌러 넣는 낱자가 8가지임을 나타낸다.

  요즘한글은 닿소리 14자^주3, 홀소리 14자^주4를 기본 낱자로 쓴다.

  남한과 북조선에서 쓰는 두벌식 자판은 기본 28자에서 'ㅒ, ㅖ'를 뺀 26자를 영문 쿼티(qwerty) 자판의 알파벳 26자 자리에 배열했다. 'ㅒ', 'ㅖ'는 전환 글쇠(shift)와 눌러 넣는다. 쌍닿소리 'ㄲ, ㄸ, ㅃ, ㅆ, ㅉ'도 'ㄱ, ㄷ, ㅂ, ㅅ, ㅈ'을 전환 글쇠와 함께 누르는 것이 원칙이고, 잇달아 치거나(연타) 눌러 넣기도 한다.^주5 두벌식 자판의 숫자, 특수기호 배열은 쿼티 자판과 같다.

  반면에 공병우 세벌식 자판은 들어간 한글 낱자 수가 50개를 넘어서, 영문 쿼티 자판의 숫자와 일부 특수기호 자리까지 한글 낱자가 차지한다. 그래서 공병우 세벌식 자판은 숫자와 특수기호 배열이 영문 자판과 다르다. 요즘한글에 쓰이는 겹받침을 모두 글쇠에 둔 3-91 자판은  영문 자판의 일부 특수 기호를 쓸 수 없다.

  공병우 세벌식 자판 가운데 사무용 배열들은 영문 자판과 꽤 비슷한 특수기호 배열을 쓰지만, 문인들을 배려하여 나온 문장용 배열들은 영문 자판과 특수기호 배열이 많이 다르다.

  신세벌식 자판은 공병우 세벌식의 입력 방식을 바꾸어서 변형한 꼴이다. 한글을 넣는 차례에 따라 한 글쇠로 벌이 다른 두 한글 낱자를 넣게 하여,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공병우 세벌식보다 한글이 차지한 글쇠 수가 적어서 영문 자판과 같은 숫자 배열을 쓸 수 있고, 더 영문 자판과 비슷한 특수기호 배열을 쓸 수 있다. 겹홀소리를 넣을 때에 쓰이는 ㅗ, ㅜ, ㅡ(또는 ㅢ)가 따로 들어가 있어야 한다.

  안마태 세벌식 자판(안마태 소리 글판)은 모아치기를 전제로 하여 짜인 세벌식 자판이다. ㄲ, ㄸ, ㅋ, ㅌ, ㅍ을 비롯한 낱자들을 두 글쇠를 함께 눌러 넣게 하여 글쇠에 들어가는 기본 낱자 수를 줄였다. 맨 윗 단의 숫자와 특수기호 배열은 영문 자판과 같고, 전환 글쇠는 옛낱자를 넣을 때만 쓴다. 아래에서부터 첫째 단은 끝소리가 차지하고, 두째 및 세째 단은 첫소리(왼쪽)와 가운뎃소리(오른쪽)가 차지한다. 두 글쇠를 함께 눌러 넣는 겹낱자가 21개나 있다. 끝소리는 엄지 손가락으로 눌러 넣는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두벌식 자판 (표준, 국규 공통)

• 한글이 차지하는 글쇠 수가 세벌식 자판들보다 적음
• 세벌식 자판보다 큰 틀의 배열 짜임새가 단순함
• 숫자, 특수기호 배열이 쿼티 자판과 같음

공병우 세벌식

• 세벌식 자판 가운데 한글이 차지하는 글쇠 수가 가장 많은 계열임
• 숫자 배열이 쿼티 자판과 다름
• 특수기호 배열이 쿼티 자판과 다름 (사무용 배열은 기호 배열이 영문 자판과 비슷하지만, 문장용 배열은 꽤 다를 수 있음)
• 모아치기를 하기에 알맞지 않은 꼴이지만, 모아치기 기능으로 오타 교정 효과를 낼 수 있음 (선택 사항)
• ㅗ, ㅜ가 두 개씩 있고 ㅡ, ㅣ와 ㅢ가 따로 있는 것을 이용하여 확장 배열을 만들 수 있음 (선택 사항)

신세벌식 (신광조 세벌식)

• 윗글쇠를 전혀 쓰지 않고 요즘한글을 넣을 수 있음
• 세벌식 자판 가운데 한글이 차지하는 글쇠 수가 가장 적음
• 공병우 세벌식과 배열이 비슷함
• 맨 윗줄의 숫자·기호 배열을 영문 자판과 똑같이 쓸 수 있음
• 조합 규칙을 만들기에 따라 같은 글쇠를 두 번 누르거나 윗글쇠를 쓰는 방법으로 겹받침을 넣을 수 있음 (선택 사항)
• ᅁ, ᅈ 등이 요즘한글에 쓰이지 않는 점을 이용하여 확장 배열을 만들 수 있음 (선택 사항)
• 글쇠를 꼭 차례대로 쳐야 하므로, 모아치기는 할 수 없음

안마태 세벌식

• 글쇠 하나에 한글 낱자가 들어간 밀도가 높음
• 요즘한글을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넣을 수 있음
• 여러 글쇠를 함께 누르는 모아치기를 하기 좋은 짜임새임
• 된소리, 거센소리를 두 글쇠를 함께 눌러 넣음
• 끝소리(받침)를 엄지 손가락으로 눌러 넣음

  두벌식 자판은 단순하면서 한글이 차지하는 글쇠 수가 적어서 처음 접하는 이가 익히기 좋다. 반면에 세벌식 자판은 받침을 구분하므로, 한글이 차지하는 글쇠 수와 들어간 한글 낱자가 많아서 두벌식보다 익숙해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병우 세벌식은 영문 자판과 다른 숫자 배열을 쓰고, 특수기호 배열도 영문 자판과 똑같게 맞출 수 없다. 들어간 한글 낱자 수가 많고 한글이 차지한 글쇠 수도 많아서, 특히 문장용 배열은 처음 익히는 이가 적응하는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린다. 맨 윗단까지 한글 글쇠가 차지하므로 운지 거리(손가락을 움직이는 거리)가 가장 길다.

  신세벌식(신광조 세벌식)은 공병우 세벌식과 비슷한 배열을 쓰지만, 입력 원리는 다르다. 한 글쇠로 벌이 다른 낱자 두 개를 넣게 하는 입력 방식으로 한글이 차지하는 낱자 수를 줄였고, 윗글쇠를 전혀 쓰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다. 글쇠 하나에 들어간 한글 낱자 수의 밀도가 공병우 세벌식보다 높다

  안마태 세벌식은 세벌식 가운데 글쇠 수가 적고, 윗글쇠를 누르는 비율이 가장 적다. 맨 윗단의 배열은 쿼티 자판과 같아서 공병우 세벌식보다 두벌식을 쓰던 이가 적응하기에 더 좋다. 독특한 타자법 때문에 처음에 훈련이 필요하고, 모아치기를 할 수 있는 입력기와 자판으로만 쓸 수 있다. 치환 타법으로 넣을 수 있는 낱자까지 합친다면, 글쇠 하나에 들어간 한글 낱자 수의 밀도가 가장 높다.

〈주석〉

1. 겹홀소리를 만들 때 쓰이는 낱자(ㅗ, ㅜ, ㅢ)는 셈하고, 신세벌 2012 자판에만 들어간 아래아(ㆍ)는 셈하지 않았다.
2. 옛한글 낱자는 셈하지 않았다.
3.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4. ㅏ,ㅐ,ㅑ,ㅒ,ㅓ,ㅔ,ㅕ,ㅖ,ㅗ,ㅛ,ㅜ,ㅠ,ㅡ,ㅣ
5. 잇달아 쳐서 넣을 때 앞 끝소리와 뒤 첫소리를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