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한글에 쓰이는 방점 2개를 글쇠 자리 하나로 조합하여 넣기

  아래의 훈민정음 언해 서문과 같은 옛한글 문헌 자료에서 성조를 나타내는 방점 2개를 볼 수 있다.

솅〮조ᇰᅌᅥᆼ〮졩〮훈〮민져ᇰ〮ᅙᅳᆷ(世宗御製訓民正音)

나랏〮말〯ᄊᆞ미〮 듀ᇰ귁〮(中國)에〮 달아〮
문ᄍᆞᆼ〮(文字)와〮로〮 서르 ᄉᆞᄆᆞᆺ디〮 아니〮ᄒᆞᆯᄊᆡ〮
이〮런 젼ᄎᆞ〮로〮 어린〮 ᄇᆡᆨ셔ᇰ〮(百姓)이〮 니르고〮져〮 호ᇙ〮 배〮 이셔〮도〮
ᄆᆞᄎᆞᆷ〮내〯 제 ᄠᅳ〮들〮 시러〮 펴디〮 몯 ᄒᆞᇙ 노〮미〮 하니〮라〮
내〮 이〮ᄅᆞᆯ〮 윙〮(為)ᄒᆞ〮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여듧〮 ᄍᆞᆼ〮(字)ᄅᆞᆯ〮 ᄆᆡᇰᄀᆞ〮노니〮
사〯람마〯다〮 ᄒᆡ〯ᅇᅧ〮 수〯ᄫᅵ〮 니겨〮 날〮로〮 ᄡᅮ〮메〮
뼌ᅙᅡᆫ(便安)킈〮 ᄒᆞ고〮져〮 ᄒᆞᇙ ᄯᆞᄅᆞ미〮니라〮。

  '랏〮'에 붙은 점 한 개 방점( 〮)은 처음과 끝이 모두 높고 짧은 소리인 거성(去聲)을 나타내고,
'말〯'에 붙은 점 두 개 방점( 〯)은 처음은 낮고 끝이 높은 소리인 상성(上聲)을 나타낸다.

  두벌식 옛한글 자판에는 배열에 방점이 꼭 들어가지는 않지만, 3-93 옛한글 자판 같은 공세벌식/신세벌식 계열 세벌식 옛한글 자판들에서는 두 방점( 〮,  〯)이 모두 담긴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3-93 옛한글 자판
3-93 옛한글 자판

  그런데 방점이 쓰인 옛한글 문헌들을 살피면, 거성을 나타내는 〮이 좀 더 많이 나오는 편이다. 글쇠 자리를 아낄 필요가 있거나 되도록 단순한 방법으로 방점을 넣을 필요가 있다면, 자판 배열에  〮만 넣고  〯는  〮를 두 번 넣어 조합하는 방법을 써 봄직 하다.

  국내에서는 흔히 쓰이지는 않지만, 문자 입력기에 한글이 아닌 문자를 조합해 나가는 기능이 있으면 방점 같은 기호도 조합하여 넣을 수 있다.

방점 조합 기능으로 '나랏〮말〯ᄊᆞ미〮' 넣기
방점 조합 기능으로 '나랏〮말〯ᄊᆞ미〮' 넣기

  위는 온라인 한글 입력기로 구현해 본 방점 조합 기능이다.  〮를 거듭 넣어서  〯를 넣게 하였다. 이렇게 하면 자판 배열에  〯를 꼭 따로 넣지 않아도 되므로 글쇠 자리를 아낄 수도 있다.

  방점은 한글 낱자는 아니므로, 한글 자판이 두벌식인지 세벌식인지에 관계 없이 방점을 조합해 넣는 기능을 쓸 수 있다.

  웹 누비개에 따라 방점에 얽힌 처리가 달라서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크롬과 파이어폭스에서는 문자 처리 결과는 같지만 커서가 나타나는 모습이 다르다. 크롬에서는 블록으로 싸이는 영역이 한글 자리까지 넘나드는데, 파이어폭스에서는 방점이 블록으로 싸인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커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글에서는 파이어폭스로 본 화면들을 담았다.

조합해 넣은 방점을 지우거나 다시 조합하기
조합해 넣은 방점을 지우거나 다시 조합하기

  조합해 가는 문자는 입력기로 구현하기에 따라 뒷걸음쇠로 한꺼번에 바로 지울 수도 있고, 앞에 조합하던 문자로 다시 되돌리면서 지워갈 수도 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는 앞에 조합하던 문자로 다시 되돌리면서 지워가도록 하였다. 한글 낱내자와 마찬가지로 조합이 끝난 기호(방점)는 한꺼번에 지워진다.

날개셋 사용자 정의 조합 - 상태 0에 넣은 방점 ( 〮)
날개셋 사용자 정의 조합 - 상태 0
날개셋 사용자 정의 조합 - 상태 1에 넣은 방점 ( 〮,  〯)
날개셋 사용자 정의 조합 - 상태 1

  방점을 조합하여 넣는 기능을 날개셋의 '사용자 정의 조합' 기능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

  위의 날개셋 제어판 화면에서처럼 '새 상태' 값과 '조합 문자열' 및 '완성 문자열'에 값을 넣어 주면 된다. 상태 0의 글쇠와 조합 문자열에  〮(0x302E)을 넣고, 상태 1의 글쇠에  〮를 완성 문자열에  〯(0x302F)를 넣는다.

  신세벌식 P2 옛한글 자판을 구현한 날개셋 파일(https://pat.im/1136#2-4)에 이 설정 내용을 담았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http://ohi.pat.im)에서는 어느 옛한글 자판에서나 〮로 〯를 조합하는 기능을 쓸 수 있다.

  유니코드에 들어간 옛한글 방점은 문자 부호값을 따져 글꼴 처리로 바로 앞에 달라붙는 문자이다. 이 처리를 잘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이나 글꼴이 있으므로, 쓰는 프로그램 및 글꼴에 따라 방점이 들어간 글이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넣었거나 넣고 있는 문자를 지울 때에 뒷걸음쇠를 누르는 횟수가 다를 때도 있을 수 있다.

2021/08/20 14:59 2021/08/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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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마머꼬 2022/01/21 15:3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안녕하세요..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거성 상성을 생각해서 한번 읽어봤는데, 그냥 머리속 상상으로 만들어낸
    발음이라, 뭔가 우습게 들립니다.

    혹시 옛한글 거성이나 상성을 사용해 글을 읽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 팥알 2022/01/22 00: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훈민정음 서문을 옛 방법으로 읽는 걸 복원한 영상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0Xfl3Eza5M

      영상을 들어 보면 광동어와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이렇게 읽는 방식이 100% 맞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 무렵에도 사투리가 여러 가지 있었을 것이고, 지역마다 같은 낱말을 다르게 소리내는 때가 많았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미 세종 때부터 여러 지역에서 다르게 소리내는 말을 한 가지 표기 방법으로 나타내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만약 '호ᇙ배'의 '배'를 모든 경우에 '바이'로만 소리냈다면, '바이'라고 쓰지 굳이 '배'로 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 무렵에도 '배'를 '바이'라고 소리내는 사투리도 있고 '배'라고 소리내는 사투리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같은 표기법으로 나타내더라도 실제로 읽는 방법은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근거는 없는 짐작입니다.)

      성조 표기도 지역마다 억양 차 때문에 같은 표기라도 이론과 실제가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