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벌식 P2 자판의 왼손 배열 개선 방향

(1) 신세벌식 자판의 왼손 배열 문제

  신세벌식 자판은 공세벌식 자판(공병우 세벌식 자판)과 한글 배열이 꽤 비슷합니다. '무궁화', '아이들', '미운 오리'를 넣을 때는 신세벌식 자판이나 공세벌식 자판이나 글쇠를 똑같이 누릅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오래 다듬어진 공세벌식 자판의 배열 특징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처음 나온 때부터 실용성을 띨 수 있었고, 공세벌식 자판을 익숙하게 쓰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도 좋은 꼴입니다. 하지만 한글 배열이 비슷해 보여도 그 한글 배열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공세벌식 자판에서 크게 따질 필요가 없는 한글 배열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아래처럼 신세벌식 자판에 공세벌식 자판과 다른 특징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기로 든 것은 신세벌식 P2 자판을 기준으로 합니다.)

신세벌식 P2 자판 (기본 배열)
신세벌식 P2 자판
  • 한글 낱자들이 3줄 배열로 들어감
    → 공세벌식 자판보다 글쇠 자리가 비좁음
  • 홀소리와 받침을 왼손 쪽 글쇠들에서 넣음
    → 같은 손가락 거듭치기가 더 잦음 (녘, 백, 숯, 옌, 익)
    → 같은 글쇠 거듭치기가 더 잦음 (겉, 곶, 넥, 듣, 앞)
    → 같은 글쇠를 거듭 누를 때가 잦을수록 손가락이 더욱 빨리 지침
  • 모아쓰는 요즘한글을 넣을 때 윗글쇠를 쓰지 않음
    → 윗글쇠를 쓰지 않는 만큼 손가락이 쉴 틈이 적어서 피로가 더 쌓임
  • 왼손에서 4째 · 5째 손가락을 거듭 쓰거나 이어서 쓰는 때가 있음 (륭, 얬, 옛, 윤, 율)

  4줄 한글 배열을 쓰는 공세벌식 자판은 한글 낱자들을 많은 글쇠에 나누어 넣을 수 있습니다. 글쇠를 많이 쓰는 만큼 손을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지지만, 같은 손가락을 거듭 쓰는 때를 줄이기에 좋아서 공세벌식 자판은 여러 한글 자판들 가운데 손가락 피로도가 유난히 적은 부류입니다.

3-90 자판 (IBM-3-90 자판)
공세벌식 3-90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매킨토시 세벌식 자판, 3-91 자판)
공세벌식 3-91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하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공세벌식 자판의 4줄 한글 배열을 4줄에서 3줄로 우겨 넣은 꼴입니다. 손을 움직이는 거리는 짧지만, 같은 손가락을 거듭 쓰는 때가 잦고 손놀림이 더 복잡해서 손가락을 쓰는 힘이 더 듭니다.

  공세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에서는 첫소리 ㄲ · ㄸ · ㅃ · ㅆ · ㅉ을 넣을 때에는 같은 자리 글쇠를 거듭 누릅니다. 두벌식 자판으로 '몰라', '옹이'를 넣거나 영문 자판으로 'ee'를 넣을 때도 같은 글쇠를 거듭 누릅니다. 이처럼 한글 자판들과 영문 자판들에서 내용이 같거나 성격이 비슷한 문자(보기: 첫닿소리 ㄱ과 끝닿소리 ㄱ)를 이어서 넣을 때에 같은 글쇠를 거듭 누릅니다. ㄲ이나 ee를 넣을 때에는 치는 사람이 의식하고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박자를 조절하여 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판 배열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같은 손가락으로 글쇠를 거듭 누르는 것이 같은 손가락으로 다른 글쇠를 거듭 누르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상식처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신세벌식 자판에는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홀소리와 받침을 같은 글쇠를 거듭 눌러 넣는데, 같은 글쇠로 성격과 내용이 다른 문자들을 같은 글쇠로 넣는 셈입니다. 다른 문자를 같은 글쇠로 넣을 때에는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박자를 조절해 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같은 글쇠를 누르는 때가 너무 잦으면, 손가락의 힘이 쏙 빠지고 감각마저 무뎌질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그렇지 않을 것도 같지만, 일부러 홀소리와 받침을 같은 글쇠로 넣는 동작을 거듭해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P2 자판과 공세벌식 3-P3 자판의 타자 흐름 비교
신세벌식 P2 자판과 공세벌식 3-P3 자판의 타자 흐름 비교

  신세벌식 자판은 '첫가끝 갈마들이'라는 입력 기술이 쓰이는 덕분에 글쇠 하나로 두 가지 한글 낱자를 윗글쇠를 쓰지 않고 넣을 수 있습니다. 홀소리만 따로 넣거나 'ᅟᅟᆗ' 같은 옛한글 홀소리 겹낱자처럼 모아쓰는 요즘한글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한글을 넣을 때에 윗글쇠를 쓸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첫가끝 갈마들이'를 쓰면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글을 가볍게 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손가락 피로도는 늘 수 있습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적지 않은 수의 받침을 넣을 때에 윗글쇠를 함께 누르면서 왼손가락이 잠시 쉴 틈이 생기는데, 신세벌식 자판은 윗글쇠를 적게 누르는 만큼 왼손가락이 쉴 틈이 적기 때문입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오래 쓴 사람이 왼손 4째 손가락과 5째 손가락을 놀리는 기능이 퇴화할 만큼 왼손 4째 및 5째 손가락(약지, 소지)을 거듭 쓰거나 서로 이어서 쓰는 때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왼손 4째 및 5째 손가락을 이어서 쓰는 타자 유형이 있어서 이 손가락들의 피로도가 공세벌식 자판보다 더 높습니다.

  왼손 2째 손가락도 신세벌식 자판에서 피로가 잘 쌓이는 손가락입니다. 왼손 2째 손가락으로 치는 홀소리와 받침이 12개나 되기 때문에, 잘못 조율하면 이 손가락이 버틸 수 없어서 쓸 수 없는 신세벌식 자판이 될 수 있습니다. 공세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 모두 이 손가락의 타수 비율이 꽤 높습니다. 하지만 공세벌식 자판은 이 손가락을 자주 쓰는 때가 거의 없고, 신세벌식 자판은 이 손가락을 거듭 쓰는 때가 어쩔 수 없이 생깁니다. 2째 손가락(검지, 집게 손가락)이 아무리 힘이 세고 날렵하더라도, 거듭 쓰는 때가 너무 잦으면 금방 지칩니다.

  이런 점들을 헤아린다면, 신세벌식 자판의 왼손 배열을 바꾸어 나가는 원칙을 이렇게 잡아 볼 수 있습니다.

  • 같은 손가락을 거듭 쓰는 때가 적도록 홀소리 · 받침 낱자들을 배치함
  • 이어서 나오는 때가 잦은 홀소리와 받침은 같은 글쇠에 두지 않음
  • 제자리 글쇠에서 홀소리와 받침을 이어서 치는 때와 유형 수를 줄임
    (제자리 거듭치기가 일어나는 조합 유형이 적으면 치는 사람이 거듭치기에 대비하여 힘이나 박자를 조절하는 버릇을 들이기 좋음)
  • 힘이 약한 4째 · 5째 손가락을 이어서 쓰는 때를 줄임
  • 홑받침 2개를 조합하여 넣는 겹받침
    • 되도록 다른 두 손가락으로 나누어 칠 수 있게 함
    • 겹받침에 들어가는 홑받침은 집게 손가락을 벌려 치는 T, G, B 자리를 되도록 피함주1
  • 불편한 타자 동작은 되도록 낱말의 앞쪽에서 일어나게 함
    (낱말의 뒤일수록 속도가 붙어서 치는 사람이 힘이나 박자를 조절을 하기 어렵기 때문)

  공세벌식 자판과 동떨어진 신세벌식 자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홀소리 ㅏ · ㅗ · ㅜ · ㅡ · ㅣ와 받침 ㄴ · ㄹ · ㅁ · ㅅ · ㅇ 같은 낱자들은 흔히 쓰이고 있는 공세벌식 자판을 그대로 따를 수 있습니다. 공세벌식 자판을 그대로 따를 낱자들의 자리를 못박아 놓고, 나머지 낱자들의 자리를 잘 옮겨서 왼손가락에서 일어나는 거듭치기와 불쾌한 타자 동작을 줄여 나가는 일이 신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는 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세벌식 자판에서 가장 관심 있게 살필 수 있는 홀소리-받침 조합의 잦기는 세벌식 사랑 모임의 자료실에 올라온 '중성 + 종성 및 겹받침 조합 빈도'(https://cafe.daum.net/3bulsik/6CY8/334)처럼 좋은 자료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같은 기관에서도 우리말 잦기 조사 자료를 공개하고 있는데, 잘 찾아 보면 다른 유형의 잦기 자료도 신세벌식 자판의 배열을 개선하는 데에 쓰임새가 있습니다.

좌우대칭이 아닌 일반 글쇠판
좌우대칭이 아닌 일반 글쇠판
좌우대칭인 글쇠판 (가상)
좌우대칭인 글쇠판 (가상)

【그림 : [PPT] 두벌식/세벌식 자판의 짜임새와 개선 방안 (https://pat.im/1077)】

  현재 쓰이고 있는 일반 PC용 자판 규격은 수동 타자기에서 이어진 것입니다. 인체 공학을 헤아리지 않고 수동 타자기를 만들기 좋은 꼴로 글쇠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규격을 쓰는 자판 배열들은 문자 배치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몇몇 글쇠들의 자리가 불편하여 편리하지 못한 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에서 홀소리와 받침이 놓이는 Z · X · C 글쇠(영문 쿼티 기준)가 특히 그러합니다. 인체 공학을 잘 헤아린 글쇠판이 많이 보급될 수 있다면, 신세벌식 자판이 지금보다 편리하게 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글쇠 자리를 꽉 채운 자판 배열을 고치려면, 적어도 문자 요소 2개의 자리를 맞바꾸어야 합니다. 문자 1개만 집어서 자리를 바꿀 수 없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의 홀소리-받침처럼 서로 얽혀 있는 요소들의 자지를 바꿀 때에는 간단해 보이는 자리 바꿈이 미치는 영향을 얼른 가늠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판 배열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좋게 고치기는 어렵고 고쳐서 나빠지기는 쉽습니다. 꼼꼼하게 잘 따져서 배열을 고쳤어도, 검토해 보고 부작용이 보이면 보완 작업을 더 거쳐야 할 수 있습니다. 자판 배열을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고칠 수는 없기에 문제점이 있더라도 더 좋은 대안을 찾지 못하여 포기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2) 신세벌식 P2 자판의 왼손 배열 문제

  배열이 굵직하게 바뀐 곳과 아직까지도 갈등하고 있는 배열 문제를 일부만 뽑아서 살핍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글쇠 자리는 영문 쿼티 자판을 기준으로 합니다.

1) ㅓ · ㅐ · ㅕ

  공세벌식 자판에서 ㅓ는 공병우 타자기가 처음 나온 1940년대부터 줄곧 T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ㅐ와 ㅕ는 자리가 자주 바뀌었습니다. 1970년대에 공병우 한 · 영 겸용 타자기가 만들기 쉽고 고장이 적은 꼴로 개량되면서 ㅐ와 ㅕ가 D 자리와 ㅐ 자리로 옮겼고, 3-89 자판이 나오면서 오늘날에 흔히 알려진 것처럼 ㅐ가 R 자리로 갔습니다.

  ㅣ는 1980년대까지 공병우 타자기가 처음 나온 때의 자리를 지켜 왔지만, 3-89 자판에서 ㅐ와 자리가 맞바뀌었습니다. ㅣ가 2째 손가락 자리에서 3째 손가락 자리로 옮겨 간 것은 수동 타자기 자판과 다른 일반 PC용 자판의 특성을 헤아려 3째 손가락의 타수 비중을 높이려는 뜻이 담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때 R 자리를 차지했던 ㅣ가 ㅏ 다음으로 자주 쓰이는 홀소리인 것을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R 자리는 꽤 좋은 글쇠 자리입니다. 저는 3-89 자판에서 ㅐ와 ㅣ를 맞바꾼 다음에 배열을 더 조율하는 작업이 이어지지 않아서 ㅐ가 분에 넘치는 자리에 남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R 자리에는 타수 비율이 ㅐ보다 높은 ㅓ가 들어가기에 알맞습니다.

공세벌식 3-90, 3-91, 3-P 자판안의 ㅓ,ㅐ 자리
공세벌식 3-90, 3-91, 3-P 자판안의 ㅓ,ㅐ 자리

  그래서 저는 3-2011 자판을 제안할 때부터 3-P 자판안까지 ㅓ를 R 자리를 넣는 공세벌식 배열을 고집해 왔고, 신세벌식 P2 자판에서도 그 고집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ㅓ가 T 자리에 있는 한글 배열을 15해 넘게 썼기 때문인지, 이 자리 바꿈을 제안한 저부터도 갈등이 많았습니다. 3-2011 자판을 제안하고 몆 달 지난 때에는 손가락이 아픈 느낌이 들어서 ㅓ 자리 바꿈을 철회할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 스스로 ㅓ 자리를 바꾸어 놓고는 그 ㅓ 자리에 적응하느라 2010년대를 거의 다 보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신세벌식 자판에서는 ㅓ가 R 자리에 있으면 '없'을 치기가 좋습니다. 나쁜 점을 꼽는다면, 뒤에서 이야기할 받침 ㄱ 자리와 얽혀서 '억'이나 '꺾'을 넣을 때에 손가락 뒤틀림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P 자판의 왼손 배열 (ㅕ·ㅓ·ㅐ)
신세벌식 P 자판의 왼손 배열
신세벌식 P2 자판의 왼손 배열 (ㅐ·ㅓ·ㅕ)
신세벌식 P2 자판의 왼손 배열

  신세벌식 P 자판까지는 E 자리에 ㅕ가 있었고 T 자리에 있던 ㅐ가 있었습니다. 신세벌식 P2 자판에서는 이를 맞바꾸어 E 자리에 ㅐ를 두고 T 자리에 ㅕ를 두었습니다. ㅐ와 ㅕ의 자리를 맞바꾼 것은 '겹', '렵', '볍', '엽', '협' 등에서 일어나는 제자리 거듭치기를 피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신세벌식 자판의 왼손 배열을 바꾸어 나가는 원칙들 가운데 이런 내용을 이야기했습니다.

  • 제자리 글쇠에서 홀소리와 받침을 이어서 치는 때와 유형 수를 줄임
    (제자리 거듭치기가 일어나는 조합 유형이 적으면 치는 사람이 거듭치기에 대비하여 힘이나 박자를 조절하는 버릇을 들이기 좋음)
  • 불편한 타자 동작은 되도록 낱말의 앞쪽에서 일어나게 함"
    (낱말의 뒤일수록 속도가 붙어서 치는 사람이 힘이나 박자를 조절을 하기 어렵기 때문)

  'ㅐ+ㅂ' 조합이 나오는 때와 ㅕ+ㅂ 조합이 나오는 때를 이 원칙으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 ㅐ+ㅂ
    • 앞에 붙음 : 갭투자, 냅두다, 냅킨, 랩톱, 맵쌀, 뱁새, 샙조개, 앱, 햅쌀
    • 뒤에 붙음 : 스크랩, 오버랩, 트랩, ~앱
  • ㅕ+ㅂ
    • 앞에 붙음 : 겹겹이, 겹받침, 엽기, 엽록소, 협동
    • 뒤에 붙음 : 가렵다, 가볍다, 가엾다, 겹겹이, 날렵하다, 낙엽, 노엽다, 농협, 마렵다, 무협지, 볍씨, 어렵다, 힘겹다

  ㅐ+ㅂ 조합은 낱말의 앞에 붙는 비율이 높고, 외래어에서 나오는 때가 많은 편입니다.

  ㅕ+ㅂ 조합은 낱말의 뒤에 나오는 유형이 다양하고 자주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겹겹이'처럼 이 조합이 앞뒤로 거듭 나오는 말도 있습니다.

  두 조합을 견주어 보면, ㅕ+ㅂ 조합은 이름씨(명사)만이 아니라 '어렵다' 같은 그림씨(형용사)로도 나와서 더 자주 쓰입니다. 낱말의 뒤에 붙은 유형도 ㅕ+ㅂ 조합이 다양합니다. ㅐ+ㅂ 조합이 더 드물게 쓰이면서 이름씨(명사)에 나오는 비율이 높고, 낱맡의 뒤에 나오는 유형이 더 적습니다.

  ㅐ+ㅂ 조합은 낱말에 나오는 유형의 수가 적고 나오는 때가 드물어서 치는 사람이 제자리 글쇠 거듭치기에 대비하기 수월하지만, ㅕ+ㅂ 조합은 낱말에 나오는 때가 더 잦고 낱말의 뒤에 붙는 유형이 많아서 제자리 거듭치기에 대비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받침 ㅂ 자리에는 ㅕ보다 ㅐ를 두는 것이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신세벌식 P2 자판의 ㅐ와 ㅕ 자리를 공세벌식 자판에 붙이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3-P 자판안 뒤로는 공세벌식 자판 연구를 더 하고 있지 있어서 더 이상의 시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2) 받침 ㄱ

  공세벌식 자판에서는 3-87 자판부터 받침 ㄱ이 X 자리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도 대체로 그 자리를 따르지만, 제가 제안한 신세벌식 P2 자판은 P 자판 때분터 받침 ㄱ을 C 자리로 옮겼습니다.

신세벌식 P2 자판의 받침 ㄱ 자리
신세벌식 P2 자판의 받침 ㄱ 자리

  그렇게 한 까닭은 겹받침 ㅆ 때문입니다. 겹받침 ㅆ은 ㅏ · ㅐ · ㅓ · ㅔ · ㅕ와 다른 손가락 자리에 있어야 았 · 했 · 었 · 겠 · 였을 넣을 때에 같은 손가락을 거듭 쓰는 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겹받침 ㅆ을 X 자리로 옮기려다 보니, 받침 ㄱ을 C 자리로 옮기는 선택을 했습니다.

  받침 ㄱ은 꽤 자주 쓰여서 소홀히 볼 수 있는 낱자가 아닙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겹받침 ㄲ이 따로 들어가므로 받침 ㄱ 자리의 중요도가 낮지만, 신세벌식 자판에서는 밖 · 볶 · 몫 · 읽에 들어가는 겹받침 ㄲ · ㄳ · ㄺ도 홑받침으로 넣으므로 받침 ㄱ의 자리가 더 중요합니다.

  받침 ㄱ을 C 자리로 옮긴 것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아래는 받침 ㄱ을 X 자리에서 C 자리에 옮겨서 좋지 않은 점들입니다.

  • 가장 긴 손가락인 3째 손가락(중지)으로 C 자리 글쇠를 누르기가 편하지 않음
  • '밖에'를 칠 때 C 자리 글쇠를 자주 눌러야 해서 빨치 치기 어렵고 오타가 나기 쉬움
  • 일반 PC용 자판으로 '억'을 칠 때에 손가락 꼬임을 느낄 수 있음
  • '백'과 '익'을 칠 때에 왼손 3째 손가락을 거듭 써야 함

  수동타자기에서 이어진 글쇠판 규격 때문에 일반 자판에서 C 자리 글쇠는 누르기가 좋지 않습니다. 하필이면 그런 글쇠 자리로 받침 ㄱ을 넣어야 하는 것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밖에' 같은 말을 칠 때에는 ㅔ와 받침 ㄱ을 C 자리 글쇠로 넣을 때는 자주 누르는 것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타속이 분당 200타 이하일 때는 괜찮을 수 있지만, 분당 500타 이상으로 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받침 ㄱ을 X 자리에서 C 자리에 옮겨서 좋은 점입니다.

  • '약', '욕', '밝'을 칠 때에 왼손 4째 손가락을 거듭 쓰지 않음
  • '육'을 칠 때에 왼손가락을 놀리기 더 수월함
  • 겹받침 ㄺ을 서로 다른 손가락을 써서 2타에 넣을 수 있음

  왼손의 다른 손가락을 이어서 칠 때에는 4째→5째 손가락으로 치는 것보다 3째→5째 손가락으로 이어치는 것이 손가락이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PC용 규격 자판에서 C 자리 글쇠가 치기 불편한 자리에 있는 것 때문에 받침 ㄱ을 옮긴 좋은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신세벌식 P 및 P2에서 받침 ㄱ을 C 자리에 둔 것은 받침 ㅆ을 더 좋은 자리로 옮기려고 차악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도 있지만 더 나은 대안을 찾지 못해서 더는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받침 ㅈ · ㅊ

  신세벌식 P2 자판은 받침 ㅈ과 ㅊ이 같은 손가락으로 누르는 V와 B 자리에 나란히 있어서 비슷하게 보이는 두 낱자들의 자리를 혼동하거나 잘못 치기 쉽습니다. 이는 트위터에서 주형 님께서 알려 주신 문제인데, 실은 저도 더 일찍부터 그 점을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

신세벌식 P2 자판의 받침 ㅈ · ㅊ 자리
신세벌식 P2 자판의 받침 ㅈ · ㅊ 자리

  ㅓ와 ㅕ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짝을 이루는 두 낱자들이 자주 쓰이는 한글 글꼴들에서 비슷하게 보이는 때가 많아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잘못 쳤는지를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때에 더욱 오타를 내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를 풀 방안을 찾으려고 받침 ㅊ을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고, 받침 ㅋ · ㅍ을 함께 건드리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몇몇'을 매끄럽게 칠 수 있는지를 따져서 B - ㅋ, F - ㅊ, T - ㅍ에 두는 것까지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써 보니 '무릎을'을 칠 때에 왼손 2째 손가락을 자꾸 쓰게 되어 손가락을 놀리기가 쉽지 않고, 왼손가락과 오른손가락이 서로 닿는 때가 생깁니다. '높'이나 '숲'을 치는 것도 더 불편합니다.

  받침 자리에 따라 왼손가락과 오른손가락이 서로 더 많이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미처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입니다. 첫째 손가락(엄지)들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서로 닿곤 하는데, 손가락끼리 닿는 때가 드물게라도 있으면 타자 속도를 늦추고 오타를 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받침 자리를 바꾼 배열과 왼손과 오른손의 손가락이 서로 닿는 문제가 쭉 쓰다 보면 적응되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아직 확실히 나은지를 알 수 없고 찜찜한 점을 남겨 두면서 신세벌식 P2의 한글 배열을 고치는 건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나중에 걸리는 다른 문제가 더 보이거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생긴다면 다시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주석〉
  1. 신세벌식 P2의 특징임 (2022.6.8. 내용 더하여 넣음) back
2021/03/19 00:52 2021/03/1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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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팥알 2021/03/19 10:1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신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는 굵직한 방향을 이야기했고,
    생각해 보니 더 넣을 수 있는데 빠뜨린 이야기도 좀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왼손의 손가락 피로도가 높습니다.
    오래도록 무리 없이 쓸 수 있는 신세벌식 한글 배열을 만들려면
    왼손 배열을 잘 조율해야 하지만,
    왼손 쪽에 들어가는 홀소리와 받침 자리가 서로 얽혀서
    왼손 배열을 고치는 일은 많이 까다롭습니다.

    신세벌식 P2 자판도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왼손 배열을 바꾸는 문제 때문에 많은 착오를 겪었고
    아직도 갈등하는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비주류/비표준 자판일수록 딱히 매력이 될 거리가 있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에
    혹시나 매력을 키울 방안이 더 있지 않을까 하고 귀와 눈을 열어 두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쓰고 있는 자판 배열을 고치는 일이 너무 고단하여
    이제는 멈췄으면 하는 바람도 큽니다.

  2. ㅇㅇ 2021/03/25 00:0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ㄹㅇ 세벌식 자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듦. 이것 때문에 입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고, 표준화 하기 힘들게 하는것도 있는 듯.

    • 팥알 2021/03/25 06:1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옳은 말씀입니다. 짧게 이야기하신 글에 온갖 중요한 문제들이 담겨 있습니다. 나중에 이에 관해서 따로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세벌식 자판들 가운데는 정식 표준이 없지만, 윈도우 기본 입력기에 들어간 3-90 자판과 3-91 자판은 사실상의 표준화를 이룬 세벌식 자판입니다. 그런데도 익히거나 쓰는 사람들이 쭉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이 사실상의 표준화가 실패했다는 뜻도 됩니다.

      3-87 자판이나 3-89 자판이 나온 1980년대의 공세벌식 자판 연구 결과가 1990년대에 3-90 자판과 3-91 자판으로 남았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개선해서 통합하는 작업을 끝까지 매듭지었어야 했습니다. 그 때에 남은 일들을 2010년대부터 다시 건드리고 있는 셈입니다.

      표준화를 이루더라도 보급은 실패할 수 있고 표준화에 함정도 있습니다. 표준화가 뜻 있는 결과로 이어지려면 공감하는 배열을 하나로 합칠 수 있어야 합니다. 엉뚱하지만 공세벌식 자판은 엉뚱하게도 한글 배열이 아니라 숫자 배열 때문에 배열 통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한글 배열이 3줄이어서 일반인 선호도가 높고, 한글이 아닌 요소가 배열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근래에 신세벌식 자판으로 관심을 돌려 매달리고 있습니다.

      세벌식 자판이라는 이름에 너무도 다른 한글 자판들이 묶여 있습니다. 웹에 알려진 건 그래도 양반이고, 새로운 걸 연구하는 자리에선 이런 것도 세벌식 자판인가 싶은 게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한두 사람에게라도 꾸준히 쓰이는 종류는 드뭅니다. 얼마 쓰이지도 못하고 만든 사람에게조차 버림 받는 것이 많은 비주류 한글 자판들의 숙명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주로 쓰는 한글 자판'이면서 '남에게 권할 수 있는 한글 자판'이 되게 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내가 쓰는 자판일 수는 있었어도 한글 배열이 복잡해서 남에게 권할 수 있는 자판은 아니었습니다. 이 소박한 목표부터 이룰 수 있어야 표준화나 대중화를 바랄 수 있습니다.

  3. 전마머꼬 2021/04/23 13:4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는 입문을 390으로 해서 그런지 신세벌식 입문을 나중에 했습니다.

    세벌식 입문을 처음할 때, 세벌식을 선택하는 장점이 왼손의 연타를 줄이는데 있다고 했는데,
    신세벌을 입문하면서 그 장점을 버리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 장점 말고도 장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익숙한거 말고는 따로 머리로 이게 장점이라고 정립한게 없어서, 컴퓨터 몇대는 그냥, 2벌식 깔아 놓고 씁니다.


    예전에 공세벌식은(390 계통)은 숫자쓰는게 불편하기는 하지만, 특문에는 불편한게 없어서 잘 썼습니다. 대신 2중 끝소리의 경우 위치를 몰라서 많이 해맸습니다.
    일단 ㅈ 받침 같은게 말도안되는 위치에 있어서, ㄴㅈ 받침 같은 걸 외우지 않고서는 딜레이 되는 부분이 너무 컸었습니다.

    뭐랄까 통계를 잘 내서 그런지 안쓰는걸 구석에 잘 정리한 느낌이기는한데, 막상 써야할 때는 기억이 안난다고 할까요.


    그런 점과 또 신세벌식이 굉장히 특이한 방식이라 한번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넘어 왔습니다.

    일단 넘어오니, 3줄이라는 장점이 공세벌식으로 못돌아가게하는 하더라구요. 초반에 그리운건 ㅆ 받침 위치였어요, 좋은 위치로 배정해줘도 공세벌식에서 워낙 많이 쓰는 타자다 보니, 익숙을 넘어서 가장 편했어요.(4열이지만 신기하게도)

    뭐 이러저러하게 재미있게 느껴져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 요것들 쓸 때마다, 위치를 기억안해놔서 책상 바로 앞에 표가 있음에도 안보고, 영타로 바꿔서 입력을 하면서, 공세벌은 같은 위치였는데 아 불편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되네요.

    다시 잘써봐야지요.

    • 팥알 2021/04/23 16: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도 3-90 자판으로 세벌식 자판에 입문했었고, 말씀하신 문제들을 저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평소에 많이 잊고 지내지만, 두벌식 자판을 잠깐 쓸 때면 받침 ㅆ 때문에 답답함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신세벌식 P2의 큰따옴표를 비롯한 기호 자리는 저도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제가 결정해 놓고도 이게 최선이었을까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에 엄지로 치는 글쇠가 더 있는 자판을 쓸 수 있어서 마침표와 쉼표를 다른 자리로 보낼 수 있다면, 그 자리에 첫소리 ㅋ과 ㅌ을 보내고 / " '를 영문 자판 자리에 그대로 넣을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한글/기호 배열 개선 방안이지만, 흔히 쓸 수 있는 자판 규격이 쉽게 바뀔 수 없고 편할 걸 맛보고 나면 되돌아가기 힘들 수도 있어서 그냥 생각만 해 보고 있습니다.

  4. 세벌식 고고 2022/01/23 22:5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안녕하세요, 공세벌식 최종 좀 치다가 참신세벌식으로 넘어왔는데요, 왼손, 쌍자음, 겹받침 다 좋은데요, 오른손이 불편한거 같아 , 신세벌식p2 사용해보려 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ist 파일은 어디있나요?

  5. 세벌식 고고 2022/01/26 20:4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안녕하세요. 왼손 피로도 보고 적는데요. 숫자 2 . 3을 약지 중지로 사용하는건 어떤가요?
    참신세벌식에서 써보니 괜찮던데오

    • 팥알 2022/01/27 11:0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신세벌식 자판에서 숫자는 영문 자판과 똑같이 넣으면 되므로, 숫자를 어느 손가락으로 눌러 넣는지를 굳이 안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좋습니다.

      숫자 2, 3을 약지(4째) 중지(3째)로 넣는 건 타자 교본과 타자 연습 프로그램에서 본래 그렇게 권장해 왔습니다. 정석 타자법을 알고 따르는 사람은 당연하게 생각해서 굳이 이야기 안할 수도 있는데, 요사이 공세벌식 자판을 쓰면서 다른 손가락으로 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6. 세벌식 고고 2022/04/14 20:0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안녕하세요~ 참신세벌식 익숙해져서 긴 글 연습하다보니 왼손이 아프더라구요 .. 그래서 세벌식 최종이나 신세벌식으로 가려하는데 어느 것이 좋을까요?

    • 팥알 2022/04/15 12:3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제가 참신세벌식 자판은 몸으로 써 보지 않아서 왼손이 어떻게 아플 수 있는지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어떤 자세로 치는지에 따라 손의 어느 부위나 팔 또는 어깨가 아플 수 있는데, 참신세벌식 자판에서 권장하는 타자법은 제가 보기에 낯설고 어렵습니다.

      다만 참신세벌식 자판의 받침 ㄴ · ㅇ · ㅆ은 같은 글쇠에 놓인 홀소리와의 짝이 좋지 않습니다. 견딜심이 아주 높지 않은 사람이라면 홀소리와 받침이 함께 있는 글쇠를 거듭 누를 때가 잦을수록 왼손가락이 아플 수 있습니다.

      3줄 한글 배열을 쓰다가 4줄 한글 배열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세벌식 최종'이라고 불리는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은 적지 않을 받침을 윗글쇠를 눌러서 넣어야 합니다. '놓, 듣, 밑, 몇, 높, 있' 같은 말을 넣어 보면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들에서 기본으로 지원하는 공세벌식 자판이 왜 큰 환영을 받지 못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의 손가락 아픔이나 불편함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3-P3을 비롯한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은 그래도 쓰기가 나을 겁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3줄 한글 배열을 쓰는 대가로 공세벌식 자판보다 손가락 피로도가 높고 손가락이 아픈 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홀소리/받침 배치를 잘해서 손가락 피로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과제입니다.

      신세벌식 P2은 다른 신세벌식 자판들보다 같은 글쇠 거듭치기를 줄이려고 힘을 기울인 꼴입니다. 저는 당연히 신세벌식 P2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싶지만, 여럿이 쓰는 자판 배열은 만든 사람의 말보다 꾸준히 쓰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신세벌식 P2도 신세벌식 자판의 특성을 아주 벗어날 수 없어서 같은 글쇠 거듭치기에 따른 손가락 피로는 있습니다.

  7. 명랑소녀 2022/04/16 07:2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팥알님 오랜만입니다! 수년만에 세사모 들렀다가 팥알님 생각 나서 들렀는데 꽤나 최근까지 자판을 손보고 계셨군요. 요즘은 신세벌식 P2를 주로 쓰시는 것인가요? 저는 예전에 세사모에 소개했던 그 괴이한 자판을 거의 8년째 만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따로 연습하지 않았음에도, 윗글쇠 받침(391 기준) 단어들을 날개셋 타자연습에서 입력해 보니 분당 380타 정도를 8년 전처럼 유지중이네요.

    신세벌식은 조합용 ㅗ, ㅜ를 제외하면 왼손 15개 버튼에서 중, 종성을 모두 담당합니다. 그 동안 신세벌식에 팥알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쏟은 노력을 생각하면, 이 구조를 유지하는 한 신세벌식의 효율을 올리고 문제점을 줄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신세벌식의 우수함과 그만의 장점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다만 글쇠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크게 얻고 적게 잃는 새로운 배치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해법은 결국 오른손에 (youknowone님이나 신세기님의) 종성 시프트 혹은 종성 변환 기능을 어떻게든 두는 것입니다. 별도의 글쇠건 글쇠 조합이건 말이지요. 결국 글쇠 조합이 비교적 여유롭고, 타수도 왼손에 비해 적은 오른손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오른손에서는 특수문자 입력 조합을 두실 만큼 여유가 있으니까, 방법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쓰는 자판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데도 신세벌식에 조금 미련이 남는군요. 세 줄 순아래 세벌식이라는 특장점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간만에 자판 고민을 해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일반 PC용 자판으로 '억'을 칠 때에 손가락 꼬임을 느낄 수 있음" 제가 이걸 아주아주 싫어했습니다. D와 C 자리의 ㅎ과 ㄱ을 맞바꾸면 어떤 단점이 있을까요?

    https://twitter.com/_pat_al/status/1372595806360899586?s=21&t=J6K1onBBkasaVkaKm_iDaQ 이 트윗… 이미 1년 넘은 과거의 트윗이긴 하지만 이것을 보니 한때 자판과 씨름하던 지난 날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적어 보았습니다. 블로그 여전히 잘 운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팥알 2022/04/16 16:3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명랑소녀님,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 동안 인사도 못 드리고 죄송했습니다.

      여태까지 저는 신세벌식 P2을 쓰고 있습니다. 표준 두벌식 자판 말고는 잠깐이라도 함께 쓰는 한글 자판도 따로 없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한글 자판을 제안할 때에는 설명하는 글을 함께 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판을 쓰거나 쓸 사람들이 그 글을 다 읽어 볼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설명을 듣지 않고도 쓰는 방법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신세벌식 P2은 일반 보급을 겨냥하는 한글 자판이므로, 요즘한글을 넣는 것에서는 어린이의 눈으로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기능을 넣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뱀다리처럼 있는 규칙이나 요소를 하나라도 빼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속도나 효율을 높이려는 뜻이 있는 입력 규칙이나 배열 요소가 어떤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공세벌식 자판에서 오른속 쪽에 들어간 'ㅢ'가 그런 요소였습니다. 표준 두벌식 자판에서 끝소리→첫소리로 넘어가기가 껄끄러운 것처럼, 제게는 공세벌식 자판의 'ㅢ'가 다음 첫소리를 치는 동작을 늦추는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공세벌식/신세벌식 자판에는 조합용 ㅡ가 자주 들어갑니다.

      신세벌식 P 계열은 입력 속도나 효율이 가장 좋은 한글 자판은 아니고, 공세벌식 자판보다 간편하고 쉬워 보이는 신세벌식 자판의 특성을 따른 것에서 힘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더욱 높은 속도와 효율을 바란다면, 저는 신세벌식이 아니라 모아치기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여겨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아치기 자판을 만들더라도 저부터 안 쓰고 있을 확률이 높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을 만큼 완성도가 높기도 어려울 겁니다.

      신세벌식 P2에서 받침 ㅎ과 ㄱ을 그냥 맞바꾸기만 하면 큰 문제가 생깁니다. 받침 ㄱ이 홀소리 ㅣ와 같은 자리에 들어가서 같은 글쇠를 거듭치는 때가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받침 자리를 바꾼다면 그에 맞추어 홀소리 자리도 조율해야 합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윗글쇠를 적게 누르는 만큼 손가락을 쉴 틈이 없어서 같은 글쇠 거듭치기로 쌓이는 피로가 오래 남습니다. 신세벌식 P2에서 '억'을 치며 손가락 꼬임을 느끼는 것은 그래도 적응하기 나름이지만, 신세벌식 자판의 왼손 쪽 같은 글쇠 거듭치기는 어느 수준을 넘기면 손가락이 아파서 자판을 못 쓰는 지경에 이릅니다. 신세벌식 P 때 구상안부터 왼손 쪽 배열을 자꾸 바꾸었던 게 이 때문이었습니다.

    • 명랑소녀 2022/04/16 18: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신세벌식에 속하는 대다수 자판은 별다른 설명 없이 이해하기 쉽고 특수문자도 영문 자판과 유사하므로, 표준으로 삼더라도 391 자판마냥 처음 자판을 접하는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큰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인 자판에서 어쩌면 효율 이상으로 훌륭한 덕목일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 동안 세사모에서 많이 보았듯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제 생각으론, 스타크래프트 같이 복잡하기 그지없는 게임도 국민 게임이 되었듯이, 세벌식 커뮤니티에서 대세가 된다면 그 자판이 어느 정도 복잡하다 해도 자판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그 자판은 넷째줄을 쓰지 않고, 특수문자가 쿼티 자판과 거의 같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그 동안 세사모에서만 보더라도 제 자판을 포함하여 끊임없이 나타나고 잊혀져 간 숱한 자판들이 있지요. 날개셋이라는 걸출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누구나 자판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세벌식 자판이 엄청나게 파편화되었지만 그 또한 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는 세줄 자판에서 두 타를 치는 것보다 넷째줄을 한 번 치는 것을 선호하고, 따라서 지금 제 자판에서 넷째줄을 써서 아쉬운 점은 숫자 입력을 빼면 사실 없습니다. 팥알님 말씀과 비슷하게, 제가 종성조합을 쓰는 신세벌식 자판을 만든다 해도, 8년 동안 (391까지 치면 10년 이상) 써 온 익숙함을 버리고 새 자판으로 갈아탈지는 의문이군요. 공박사님도 부단히 자판을 고치셨지만... 그리고 저는 이제 모아치기(동시치기?)가 빠른 입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신세기님의 세모이 자판이 얼마나 답을 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수 분 이상의 장문 영상이라도 있다면 좋겠는데요.

      받침 ㅎ와 ㄱ의 위치에 대하여, 신세벌식 P2 자판의 설명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관련 설명이 있더군요. 제 취향으로는 같은 손가락 다른 글쇠 연타보다는 차라리 같은 글쇠 연타를 선택하겠지만, 이 경우에는 D자리를 중지로, C자리를 검지로 치는 변칙 타법이 가능하겠군요. 같은 손가락 연타 문제는 넷째줄을 버린 댓가로 짊어진 신세벌식의 원죄 같은 것이라 좀 아쉽습니다.

    • 팥알 2022/04/16 20:0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신세벌식 자판은 보기 드문 자판입니다. 영문 자판, 두벌식 자판, 공세벌식 자판에서 통하는 이론이 신세벌식 자판에서는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같은 글쇠 거듭치기가 바로 그런 예입니다.

      만약에 제가 신세벌식 P 계열 자판을 제안하고 나서 그 자판을 주로 쓰지 않았다면 같은 글쇠 거듭치기에 얽힌 문제를 몰라서 배열을 바꾸는 일이 훨씬 적었을 겁니다. 제가 손가락 견딜심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문제 있는 배치는 한 달이 못 되어서 제 손가락이 못 견뎌서 포기하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더 나쁜 쪽에서 덜 나쁜 쪽으로 바꾸며 가만 두면 오래 가지 못할 신세벌식 배열을 좀 더 오래 가도록 기워 왔습니다. 거기에는 이제 신세벌식 자판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반드시 고쳐서라도 써야 한다는 절박함도 끼어 있었습니다.

      공세벌식 자판은 좀 아쉬운 점이 있어도 참고 쓰기에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세벌식 자판에 유난히 변형이 많을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특히 왼손 글쇠 배치에서 조금만 아쉬운 데가 있어도 견디기 어려운 흠결이 되기 쉽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손가락 힘과 운동 신경이 달라서 같은 문제를 달리 평가할 수도 있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쓰는 사람이 처음에는 못 느끼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크게 느낄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습니다. 홍보 문제를 떠나서 꾸준히 쓰일 수 있는 신세벌식 자판 배열이 하나 나오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점은 말씀하신 대로 3줄 한글 배열을 쓰는 신세벌식 자판의 원죄 같은 한계입니다. 다만 피로를 높이는 타자 동작이 어느 수준 이하로 뜸하게 일어나면 자판을 쓰는 사람이 그럭저럭 견디며 쓸 수 있습니다. 만약 언제나 받침이 빠지지 않는 글을 오래도록 넣는다면 공세벌식 자판을 쓰더라도 손가락이 힘들 수 있지만, 다행히 그런 경우는 일부러 만들지 않는다면 만날 일이 없습니다.

    • 팥알 2022/04/17 01:1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제가 생각하는 바가 모아치기는 세모이 자판과 다를 수 있고, 어쩌면 좋은 실마리가 아니라 썩은 동아줄일 수도 있습니다.

    • 명랑소녀 2022/04/17 04:0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속기 시스템의 수많은 약어, 속기 훈련의 어려움과 실패율을 생각하면, 일반 키보드와 몇 개 안 되는 약어로 자판 입력 속도에 큰 발전을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일반 키보드에서 고속 입력을 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저 보통 자판을 빨리 치는 경우이고, 그런 방법으로는 길면 수 시간씩 입력해야 하는 속기사들을 따를 수 없겠지요. 결국 자판은 그저 자판일 뿐이고 큰 어려움 없이 문자를 입력할 수 있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입력에 불편함이 적고 편의성이 좋은 자판이라면 그것은 보너스 아닐까요? 그럼에도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기대되는 바입니다.

    • 팥알 2022/04/17 10:4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네. 제가 이야기한 모아치기는 줄임말을 통하여 입력 속도/효율을 높이려는 것이어서 일반 환경에서 흔히 바라는 바와 다릅니다.

      다만 세모이 자판처럼 줄임말도 넣고 줄임말이 아닌 낱자/낱내자 단위 말도 넣을 수 있는 것도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가 모아치기를 이야기하는 건 명랑소녀 님께서 효율을 말씀하셔서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는 대안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거나 그렇게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이어치기 자판으로 입력 효율을 크게 높이는 일이 그마만큼 어렵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 뜻입니다. 모아치기 자판이 입력 효율에서는 이어치기 자판에서의 한계를 넘을 대안은 될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어치기 자판이 필요합니다.

      살마리가 될지 썪은 동아줄이 될지 모르는 일부 정보는 누구든 알아서 응용하시라는 뜻에서 이 블로그 어딘가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에 관해선 더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저는 나중에도 모아치기 자판 연구에 깊이 뛰어들지 않을 수 있고, 하더라도 별다른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이어치기 자판을 주로 쓰는 사람이 별다른 이익도 나지 않고 절실하지도 않은 모아치기 자판에 너무 매달리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생각의 폭을 넓히려는 뜻에서 일부 정보를 공개하고 이야기를 꺼내는 것입니다.

  8. 세벌 2022/05/09 16:3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390 -> 최종 -> 세모이 -> 신세벌 -> 390
    전부 써봤습니다.
    결국엔 390으로 왔네요.
    최종의 문제점은 기호부호이고
    세모이는 빠르나 호환성
    신세벌은 편하나 호환성
    제가 검지와 새끼손가락이 짧아서, 신세벌은 정말 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국엔 호환성때문에 390왔네요 남의 컴에 날개셋 깔수도 없는 것이라.
    그렇다고 390이 그다지 느리지도 않습니다. 윈도우설정에서 신세벌을 고를수 있다면 당연 신세벌써야겠지요.

    • 팥알 2022/05/10 00:2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입력기 지원은 참으로 넘기 힘든 장벽입니다.
      짧은 동안에 많은 프로그램들의 입력기 지원을 끌어낸 것이 3-90 자판이 한때 잘 나갈 수 있었던 요인 가운 데 하나인데, 그 기세를 몰아 후속 개선판을 보급할 기틀을 세웠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리눅스가 여러 배포판들이 나와 경쟁하는 것처럼, 비주류 한글 자판들도 여러 종류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가장 좋은 하나에 집중할 날이 올 수 있으려면, 우선은 살아남아 힘을 키워야 합니다. 윈도우가 기본으로 지원해 주는 일은 달콤하지만 미리 걱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3-90, 3-91 자판이 윈도우에 들어간 일은 나라 안팎의 정식 표준에 오르는 것보다 파급 효과가 컸습니다. 그 일이 없었으면 요즈음에 사람들이 두벌식이 아닌 한글 자판이 있는지를 더 알기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윈도우에서 두 자판을 빼기도 어렵고 다른 한글 자판을 넣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한글 자판을 연구하는 분들이 지난날보다 많다 보니, 오늘날에는 윈도우에 한글 자판을 새로 넣는 일을 벌이려면 개발사는 여러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술 문제도 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에 쓰이는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은 하나가 아닙니다. 1995년에 발표된 신광조 님의 원안 방식은 요즘한글과 옛한글을 함께 처리하기 편하지만, 요즘한글이나 이동 기기용 자판을 위주로 생각하고 다른 배열 방식을 쓰는 신세벌식 자판도 있습니다. 윈도우에 신세벌식 자판이 들어간다면 어느 한 유형이 들어갈 것이므로, 두루 받아들일 수 있는 원칙이나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저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3-91(공병우 최종) 자판은 윈도우에 바른 배열이 들어가기까지 꽤 긴 세월이 걸렸는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세부 배열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고 알아도 너무 어려운 배열 때문에 어찌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신세벌식 자판은 배열보다 갈마들이를 구현하는 일에서 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개발하는 사람이 손수 쓰거나 입력 규칙을 이해하기 좋으면 착오를 겪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갑자기 큰 일을 벌이기 좋은 때는 아닌 것 않습니다. 어렵사리 표준이 되고 윈도우에 들어가면 잠깐 관심을 받기는 좋지만, 자판의 매력이 뒤를 받쳐 주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3-90 자판과 비슷한 처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슬프게도 아직은 살아남는 것이 급한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