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전보] 장봉선 두벌식 풀어쓰기 ① (1962년, 결혼 축하 전보) (장봉선 두벌식 풀어쓰기 자판)

1962년 결혼 축하 전보 (장봉선식 풀어쓰기)
1962년 결혼 축하 전보 (장봉선식 풀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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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ㅅㅓ ㄱㅜㅣ ㅍㅗ 4  09 17

ㄷㅏㅣ ㄱㅜ ㅇㅕㅣ ㅅㅣㄱ ㅈㅏㅇ,
ㅇㅗ ㅅㅏㅇ ㅇㅣㄹ 귀하

ㅎㅗㅏ ㅊㅗㄱ ㅇㅡㅣ ㅅㅓㅇ ㅈㅓㄴ ㅇㅡㄹ ㅊㅜㄱ ㅎㅏ ㅎㅏ ㅇㅗ ㅁㅕ ㅎㅏㅣㅇ ㅂㅗㄱ ㅇㅡㄹ ㅂㅣ ㄴㅏ ㅇㅣ ㄷㅏ
ㅅㅓ ㄴㅗㅇ ㄱㅗ ㄱㅏㅇ ㅁㅜㄴ ㅎㅕ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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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귀포 4  09 17

대구 예식장,
오○일 귀하

화촉의 성전을 축하하오며 행복을 비나이다
서농고 강○현

  제주 서귀포에서 대구로 보내진 결혼 축하 전보이다. 1950~1960년대의 우체국 전보들 가운데 이렇게 풀어쓰기로 적힌 전보들을 더러 볼 수 있다.

  풀어쓰기 전보를 찍는 전신 타자기(인쇄전신기)는 장봉선이 개발하였다. 체신부가 장봉선 두벌식 전신 타자기(주로 T-100 기종)를 채택하여 1960년대까지 우체국 전보를 보내고 찍는 데에 썼다.

장봉선의 풀어쓰는 두벌식 전신 타자기 자판 (T-100)
장봉선 두벌식 풀어쓰기 타자기 자판 (《두벌 모아쓰기 통신타자기 연구》, 한글기계화연구소)

  장봉선의 두벌식 전신 타자기 자판에는 ㅐ와 ㅔ가 글쇠에 따로 있었다. 하지만 풀어쓰기로 적을 때에 겹홀소리 활자를 따로 쓰지 않고 홑홀소리 낱자를 이어서 적곤 하였다. 풀어쓰기 전보에는 ㅐ와 ㅔ가 각각 ㅏㅣ와 ㅓㅣ로 적었고, ㅖ와 ㅢ는 각각 ㅕㅣ와 ㅡㅣ로 적었다.

  위 전보는 'ㅇㅡㅣ(의)', 'ㅇㅡㄹ(을)'처럼 홀소리 ㅡ를 본디꼴 그대로 찍은 것이 특징이다. ㅡ가 U 꼴로 찍혀 있는 풀어쓰기 전보도 있는데, 글꼴이 조금 다르다.

  모아쓰기에 길든 사람들의 눈에 위와 같이 한글을 풀어쓴 글은 암호문처럼 보인다. 이는 사람들에게 풀어쓰기가 낯설기 때문만은 아니다. 풀어쓰기를 할 때에 첫소리와 끝소리(받침)를 같은 낱자로 나타내므로, 낱내(음절)마다 띄어써야 첫소리와 끝소리를 가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모아쓸 때보다 글이 길어진다. 읽는 사람은 한 낱내에서 첫소리와 끝소리를 가리느라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된다. 낱말 단위로 띄어쓰기가 되지 않아서, 낱말이나 그 이상의 단위로 문맥을 얼른 알아차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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