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타자기는 광복을 맞은 뒤 미군의 군정이 실시되던 때(1945~1948년)부터 쓰였다. 미국에서 종교인·언론인·교육인 등으로 활동한 김준성이 개발한 기계식 한글 수동 타자기이다. 한글 낱자를 영문 로마자처럼 가로로 풀어서 치도록 되어 있다. 미국 레밍턴 타자기 회사에서 만들어 200~300대가 미 군정청의 지원을 받아 통하여 국내에 들어왔다. 공공 기관에 처음으로 보급된 한글 타자기이자 두벌식 타자기였다.

  그러나 모아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풀어쓰기로 찍은 한글을 알아볼 수 없어서 김준성 타자기의 실용성은 매우 떨어졌다. 이 때문에 장봉선과 공병우의 증언주1 주2에 따르면 김준성 타자기는 활자를 바꾸어 영문 타자기로 많이 개조되어 쓰였다고 한다.

  김준성 타자기는 한글 기기로서는 실패작이었지만, 나중에 공병우 타자기를 비롯하여 더 실용성이 높은 한글 타자기들이 만들어지고 널리 쓰이는 데에 자극제가 되었다. 김준성 타자기의 자판은 배열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두벌식 자판이기도 하다.주3

김준성 풀어쓰기 타자기에 쓰인 두벌식 자판

김준성 풀어쓰기 타자기에 쓰인 두벌식 자판

  김준성 타자기는 요즈음에 쓰이는 두벌식 자판처럼 닿소리가 왼쪽에 있고, 홀소리가 오른쪽에 있다. 닿소리는 ㄱ,ㄴ,ㄷ,ㄹ,… 차례로 놓여 있다.주4 홀소리는 ㅘ, ㅙ 같은 겹홀소리까지 따로 들어 있다. 홀소리 ㅡ는 실제 활자에 U 꼴로 들어가 있어서 풀어쓰기 글꼴 특징이 엿보인다. (ㅢ는 uI 꼴)

  영문 큰 로마자와 숫자를 윗글쇠를 눌러 넣게 하여 한·영 겸용으로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숫자 1와 0이 따로 없는데, 영문 I와 O를 숫자 겸용으로 쓴 듯하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 써 보는 김준성 풀어쓰기 두벌식 타자기 자판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 써 보는 김준성 타자기 자판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는 한글 자판으로 모아쓰기를 할 수도 있고, 풀어쓰기를 할 수도 있다.

  김준성 타자기 자판으로 모아쓸 때에는 된소리 낱자(ㄲ, ㄸ, ㅃ, ㅆ, ㅉ)를 따로 넣을 수 없으므로 낱말 가운데에 첫소리로 나오는 된소리는 조합을 끊어야 넣을 수 있다. 쿼티 자판에서 로마자가 든 글쇠를 윗글쇠와 함께 누르면 큰 로마자가 들어간다.

얽힌 글

  • 한글 기기에 쓰인 두벌식 자판 - 1. 풀어쓰는 수동 타자기 (http://pat.im/1024)

참고한 자료

<주석>
  1. 장봉선, 〈한글 풀어쓰기 교본〉, 한풀문화사, 1989 back
  2. 공병우,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 대원사, 1989 back
  3. 1927년에 송기주의 두벌식 풀어쓰기 타자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실물이나 자세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없어서 송기주 두벌식 타자기의 자판 배열은 알 수 없다. back
  4. 닿소리 배열은 낱자 잦기에 따라 손가락이 지는 짐을 잘 헤아리지 않은 모습이다. back
2015/10/09 11:50 2015/10/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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