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의 공세벌식 자판 개선안들 - (9) 3-95 자판안
1) 3-95 자판안 (1995년의 김창용 자판안)
1995년에 소설가로 활동하던 김창용이 제안한 3-95 자판안주1은 3-90 자판과 3-91 자판의 절충안이다.
김창용은 「3벌식 자판 여행기」(김창용, 1990.12.6)주2를 통하여 3-89 자판을 먼저 익힌 뒤에 3-90 자판을 바꾸어 쓴 사연과 과정을 밝힌 적이 있었다.
그 뒤에 김창용은 1995년에 3월에 공병우 최종 자판의 한글 배치를 따르면서 숫자 · 기호 배열은 3-90 자판에 가깝게 따른 '3벌식 개선 제안안'을 PC 통신망 '하이텔'의 매킨토시 동호회에 공개하였다.주3 주4 주5 이 배열안은 설명 문서 및 매킨토시에서 쓸 수 있는 입력 스크립트와 함께 공개되었다.
김창용은 3-95 자판안(3벌식 개선 제안안) 제안문에서 3-90 자판과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의 문제들을 꼬집었다. 아래는 한글 문화원이 보급한 세벌식 자판 - (9) 1995년에 나온 공세벌식 자판 개선안과 신세벌식 자판(https://pat.im/1149)에서 간추려 본 3-95 자판안 제안문의 내용이다.
- 두 컴퓨터 기종(IBM 호환 기종, 매킨토시 기종)의 공세벌식 자판이 통일되어 있지 않음
- 공병우 최종 자판(3-91 자판)은 한글 문서만 찍을 때 편리함
(모든 사람이 컴퓨터로 한글 문서만 작성하지는 않음)- 3-90 자판은 단독으로 찍을 수 없는 복자음(겹받침)이 5개 있음
- 공병우 최종 자판은 모든 겹받침을 단독으로 찍을 수 있음
- 공병우 최종 자판은 끝소리 배열이 3-90 자판보다 합리적으로 설계됨
- 공병우 최종 자판은 자주 쓰이는 끝소리가 기준 자리에서 가까운 곳에 있음
→ 받침 ㅈ이 3-90 자판은 <shift+1> 지점에 있으나 공병우 최종 자판은 <shift+3>에 있음
- 공병우 최종 자판은 자주 쓰이는 끝소리가 기준 자리에서 가까운 곳에 있음
- 많은 홍보를 벌였음에도 공병우 최종 자판이 IBM 환경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함
- 공병우 최종 자판은 차라리 두벌식 자판을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불만스러운 점이 있음
- 숫자와 기호 배열의 비합리적인 요인에 원인이 있음
- 제안자(김창용)는 3-89 자판을 개선하여 3-90 자판이 나왔을 때 신속히 받아들이고 환영했으나, 공병우 최종 자판은 비합리적인 면들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 없었음
- 3-90 자판의 숫자 배열
- 일반 글쇠판 오른쪽에 붙어 있는 숫자 글쇠판(뉴메릭 키패드)와 일치함
- 기본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새끼 손가락을 쓰지 않고 칠 수 있어서 효율적임
- 소형 전자 계산기, 금전 등록기 등에 쓰이는 숫자 배열과 호환성이 있음
- 기호 배열
- 기호 자리는 영문 자판의 제4열(숫자가 있는 자리)에 있는 10개 기호들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음
→ 개선안에는 @, #, $, %를 뺀 나머지 기호들을 영문 자판과 같은 자리로 되돌림 - 공병우 최종 자판은 느낌표(!)와 물음표(?)가 3-90 자판과 반대 자리에 있음
- 3-90 자판의 !, ? 자리는 영문 및 2벌식 자판과 호환됨
→ !, ?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쓰이는지 가리기 어려우므로 영문 및 두벌식 자판과의 호환성을 따지는 것이 바람직함 - 공병우 최종 자판에는 열고 닫는 겹따옴표가 있으나 컴퓨터에서는 이런 방식이 필요하지 않음
→ 절대 다수의 워드프로세서가 smart quotes 옵션을 지원함
- 기호 자리는 영문 자판의 제4열(숫자가 있는 자리)에 있는 10개 기호들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음
3-95 자판안 제안문에 따르면, 김창용은 표준 두벌식 자판, 3-89 자판, 3-90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을 거치며 두벌식 자판과 공세벌식 자판을 능숙한 수준으로 써 본 경험이 있었다. 1990년부터 1994년 초까지 3-90 자판을 쓰다가, 1994년에 매킨토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을 쓰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똑같지는 않더라도 초기 매킨토시 환경에서 공세벌식 자판을 쓰려는 사람들은 김창용과 비슷한 일들을 겪을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공세벌식 자판 가운데 3-90 자판을 먼저 익힌 비율이 매우 높았지만, 3-90 자판을 매킨토시에서 쓸 수 있게 해 줄 수단이 마땅하지 않았다. 공 시스템에 들어간 '세벌식 입력'은 3-91 자판만 지원했고, 3-90 자판을 쓰는 직결식 글꼴 처리 방안도 널리 쓰이지 않았다. '한 코드'를 쓰면서 멈춤 글쇠(dead key)를 두는 변칙으로 3-90 자판을 쓰는 방법이 있었지만,주6 불편한 점이 있었고 널리 알려지지도 못했다. 초기 매킨토시 환경에서는 여러 모로 3-90 자판을 쓰기 어려워서, 공세벌식 자판을 쓰려면 좋든 싫든 3-91 자판을 써야 할 수 있는 형편이었다.
만약 매킨토시 환경에서 3-91 자판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쓸 수 있었다면, 3-90 자판보다 3-91 자판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일찍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3-91 자판은 기호 배열이 걸리는 문제가 작지 않았다. 공세벌식 자판의 한글 배열은 타자 동작보다 글을 넣는 데에 집중하기 좋은 것에서 두벌식 자판보다 매력이 있고, 3-91 자판은 한글 받침 배열에서 3-90 자판보다 나은 점이 있다. 하지만 여러 쓰임새를 잘 헤아리지 않은 3-91 자판의 기호 배열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공세벌식 자판 안에서 대안을 찾지 않고 두벌식 자판으로 돌아가게 할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었다.
숫자 배열 때문에 3-90 자판과 3-91 자판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엇갈릴 수도 있었다. 3-90 자판이 나왔을 때까지는 컴퓨터용 공세벌식 자판에서 3줄 숫자 배열이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였지만, 3-91 자판에서 다시 2줄 숫자 배열이 나오는 바람에 일관성이 깨지고 말았다. 공세벌식 자판은 숫자 배열에 따라 기호 배열이 달라지므로, 공세벌식 자판에서 숫자 배열이 달라지는 것은 숫자 배열에만 영향이 미치는 일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한글 배열은 마음에 들지만 숫자 배열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는 "숫자 배열은 마음에 들지만 한글 배열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같은 까닭으로 3-90 자판과 3-91 자판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었다.
김창용은 소설 쓰는 일을 하는 문필가였다. 3-95 자판안 제안문에서 김창용은 숫자 · 기호 배열이 불편하여 3-91 자판을 쓰지 못하고 한 해 넘게 두벝식 자판을 썼다고 한다. 명령어 기반 운영체제가 아닌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를 쓰는 매킨토시 환경에서 3-91 자판이 다름아닌 문필가를 괴롭게 한 것은 "문필가나 글을 쓰는 일반인들은 '공병우 최종자판'(3-91 자판)이 편리할 것"이라고 한 아래의 한글 문화원 안내문의 설명과 모순되는 일이었다.
'공병우 최종자판'과 '390자판'
*****************************아래 글은 3벌식 자판에서 '최종자판'과 '390자판'에 대해 문의하시는 분들께 두가지 자판에 대하여 확실히 알려 드리기 위해서 공개합니다. (한글문화원 이 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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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우 박사님은 점자 한글 타자기,한ㆍ영겸용 수동타자기, 전자 타자기, 한글 수동식 타자기,매킨토시컴퓨터의 직결식활자(font), 식자기 등 한글기계들의 자판개량과 기종간 자판통일을 '한ㆍ영겸용 기계식 타자기'를 기본으로 연구해 오던중, 한ㆍ영 겸용 기계식 타자기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연구한것이 주체성을 벗어난 일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1991년, 기종간 통일을 기본으로 개량한 '공병우 최종 자판'을 공개했습니다. 공병우 박사님은 10여년 전부터 매킨토시 컴퓨터를 가지고 자판연구를 했으며, 기종간 통일을 이룬 '공병우 최종 자판'으로 이미 매킨토시 컴퓨터에서는 통일이 되어 있습니다. 공병우 최종자판은 IBM 390 자판에 비해 좀더 한글의 특성에 맞고, 일반인들이 효율적으로 쓰도록 숫자와 부호를 치도록 배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390자판보다 숫자와 부호를 칠때 쉽고 빠르며, 단독으로 칠수 있는 쌍받침이 빠짐없이 들어 있습니다.
390자판은 1990년 한글 문화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흥호님께서 전자 게시판을 통해 여러 프로그래머들과 상의하여 배열한 것입니다. 박흥호님은 당시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이 일반인보다는 프로그래머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IBM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쓰기 편리하도록 배열했습니다. IBM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공병우 박사님은 그분께 모두 일임을 하고, 오늘까지 IBM컴퓨터용 390자판이 보급되도록 지원해왔습니다.
390자판이 최종자판으로 새로 바뀐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위에서 말할 바와 같이 바뀐것이 아니라, 공병우 박사님이 기종간 자판통일을 고려하여 매킨토시 컴퓨터를 가지고 지금까지 연구 발표한것이 '공병우 최종자판'이며, 390자판은 박흥호님이 IBM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을 위주로 배열한 것입니다. 문필가나 글을 쓰는 일반인들은 '공병우 최종자판'이 편리할 것이고 IBM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는 '390 자판'이 더 편리할 것입니다. 390자판에서 최종자판으로 바꾸는데는 수고와 시간이 그리 많이 들지 않으므로 글을 쓰는 일반인들은 될수 있으면 바꾸어 쓰시기를 바랍니다. '공병우 최종자판' 배열표와 참고문헌은 주소,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면 우송해 드리겠습니다.
(1993.4.27)
* 이 글에 대한 반론이나 질문을 환영하며, 참고자료를 받고 싶으신 분이나, 질문,반론을 하실때는 자신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한글 문화원
서울. 종로구 와룡동 95 우:110-360
전화:744-3268,팩스:742-9580
1994년까지는 널리 보급하는 공세벌식 자판의 세부 배열과 보급 방향을 공병우가 이끌던 한글 문화원이 주도해서 결정하고 이끌어 나갔다. 공세벌식 자판을 쓰는 사람들이 아직 적응하는 단계에 있었던 경우가 많았으므로, 공세벌식 자판 연구에 깊게 뛰어들거나 깊이 있는 의견을 낼 만큼 지식과 경험을 쌓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장애인용으로 여겨진 안종혁 순아래 자판처럼 특수한 사례가 아니면, 개인이 만든 공세벌식 자판 배열이 한글 문화원의 도움 없이 프로그램 지원을 얻어 널리 알려지기도 쉽지 않았다. 아직 채 이루지 못한 공세벌식 자판을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한글 문화원 쪽에서 더 이어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일반 사용자들은 쓰고 있는 공세벌식 자판에 마음이 들지 않은 점이 있더라도 스스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기보다 한글 문화원에 의견을 전달하여 개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1995년부터는 공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는 일을 한글 문화원이 잘 해 주리라고 믿고 기다릴 수 없게 되었다. 공병우는 1995년 1월에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하였고, 1995년 3월 7일에 세상을 떠났다. 공병우가 이끌던 '한글 문화원'도 운영이 중단되었다. 그 뒤에 '한글 문화원'이 다시 운영된 적은 있었지만, 지난날처럼 공세벌식 자판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활동을 끈기 있게 이어 가지 못했다.
1995년 이후에 공세벌식 자판은 공병우를 추모하는 분위기를 타고 관심을 받으며 프로그램 지원을 더 탄탄히 받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공세벌식 자판의 세부 배열을 개선하는 것처럼 실수요자들의 고충을 헤아려야 하는 일은 공세벌식 자판을 쓰지 않는 사람이 쉽사리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3-90 자판과 3-91 자판이 보급되기 시작한 지 몇 해가 흘렀으므로, 공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들도 그 동안 겪은 바에 비추어 공세벌식 자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때에 접어들고 있었다. 3-95 자판안은 '공병우'와 '한글 문화원'이라는 구심점이 없어진 막막한 상황에서 나온 개선안이었다.
2) 3-95 자판안의 배열 특징과 의의
3-95 자판은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의 한글 배열을 그대로 따랐고, 숫자 배열은 3-90 자판을 따랐다.
기호 배열은 영문 자판과 기호 자리를 같게 맞추고자 한 3-90 자판의 설계 의도를 따랐다. 3-91 자판의 기본 · 배열에 없던 @, #, $ 같은 기호들과 백분율 기호(%), 참고표(※), 열고 닫는 따옴표(“ ”)는 확장 배열로 자리를 옮겼다. 가운뎃점(·)은 기본 배열에 남았다. 물음표(?)와 느낌표(!)의 자리는 3-90 자판과 같다. 쿼티 자판과 같은 자리에서 넣을 수 있는 기호들(` ~ / ^ * ( ) - = _ + [ ] { } : ?)의 수가 크게 늘었다.
3-87 자판 및 3-91 자판과 마찬가지로 3-95 자판안에도 매킨토시 환경에서 선택 글쇠(option key)를 함께 눌러 넣는 확장 배열이 있었다. 3-95 자판안의 확장 배열은 쿼티 자판의 기호를 넣는 것을 우선하여, 기본 배열에 들어가지 못한 쿼티 자판의 기호들(@ # $ %)을 쿼티 자판과 같은 글쇠 자리에 넣었다. 쿼티 자판의 기호를 넣는 것을 우선한 것에서 3-95 자판안의 확장 배열은 3-87 자판 및 3-91 자판의 확장 배열과 성격이 달랐다.
3-91 자판의 한글 배열은 겹받침이 많아서 익히는 사람에게 어렵다. 겹받침은 3-90 자판과 3-91 자판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의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3-91 자판은 받침을 넣는 것에서 3-90 자판보다 편한 점이 있어서, 3-91 자판에 이미 적응한 사람은 3-91 자판의 받침 배열을 버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 초기 매킨토시 환경에서 공병우 직결식 부호계나 한 코드를 쓰는 조건에서는 직결식 한글 처리가 더 복잡해 지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 때문에도 ㄽ · ㄾ · ㄿ처럼 드물게 쓰이는 겹받침들을 마구 뺄 수 없었다. 그래서 겹받침 수를 줄이는 쪽으로 3-91 자판의 한글 배열을 건드려 개선을 꾀하기가 여러 모로 껄그러울 수 있었다.
3-95 자판안의 기본 배열에 달러 기호($)와 백분율 기호(%)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매킨토시에서는 두 기호들을 확장 배열로 넣을 수 있었지만, 선택 글쇠(option key)를 눌러 쓰는 확장 배열을 쓸 수 없었던 IBM PC 호환 기종의 프로그램들에서는 두 기호들을 넣을 방법이 없었다.
3-95 자판안의 주된 목표는 3-91 자판의 어지럽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기호 배열에서 벗어나는 것에 있었다. 만약 3-91 자판의 기호 배열이 그럭저럭 쓰기에 괜찮은 수준이었다면 3-95 자판안이 나올 까닭이 딱히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3-95 자판안은 3-91 자판의 한글 배열을 그대로 따른 점에서 소극적인 개선안이었다. 3-91 자판의 한글 배열을 개선하는 일은 2000년대까지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지 못했을 만큼 좀처럼 실마리가 나오지 않았다.
3-95 자판안은 전례가 없던 사례도 남겼다. 3-90 자판이나 3-91 자판이 나올 때까지는 새로운 공세벌식 자판이 나올 때에 배열표는 공개되어도 어떤 점들을 개선했는지를 밝힌 설명문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3-95 자판안은 3-90 자판과 3-91 자판의 좋고 나쁜 점을 견주며 어떻게 개선하려고 했는지를 밝힌 설명문이 배열표와 함께 나왔다. 처음 제안할 때에 배열표에 설명문을 곁들여 붙이는 것은 그 뒤에 나오는 세벌식 자판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3-95 자판은 유인물이나 출판물 같은 인쇄물을 이용하지 않고 PC 통신망에만 자료 파일이 올라왔는데, 이 방법으로는 정보가 널리 퍼지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PC 통신망들은 여러 기업들이 각기 운영했으므로, 정보가 빨리 퍼지려면 다른 통신망과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1995년 무렵에는 3-90 자판을 하나뿐인 공세벌식 자판으로 알고 쓰던 사람이 많았고,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이나 매킨토시 환경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3-95 자판안은 아직 3-91 자판을 쓰는 사람이 드문 때에 문제점을 일찍 다룬 격이 되어, 3-90 자판과 3-91 자판을 절충하고자 한 개선 방향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3-91 자판을 쓰는 사람이 늘면서 3-95 자판안의 기호 배열 개선 방향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늘었지만, 하이텔 동호회 자료실에 묻혀 있던 3-95 자판안은 2000년대까지도 PC 통신망에서나 웹에서나 주목받을 계기가 없었고 여러 사람에게 널리 쓰이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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