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가지 '~짜' (글짜/글자)

  진자(振子), 전자(電子), 입자(粒子), 문자(文字)처럼 한자어에서는 '-자' 꼴로 된 말이 많다. 그래서 '~짜'도 子, 字 같은 한자에서 비롯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자(眞子)'와 '가자(假子)'에서 '진짜'와 '가짜'가 나왔다고 규정할 만한 근거는 없다. '~짜'는 '진자', '전자'처럼 한자어 뒤에도 붙고, '알짜', '날짜'처럼 토박이말 뒤에도 붙는 우리말 뒷가지다.

  '~짜'는 '날짜'처럼 이름씨 뒤에 붙어 그 자체나 낱낱을 가리킨다. 또한 '괴짜(怪-)', '은근짜(慇懃-), '알짜'처럼 성질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을 띠는 것'을 가리킨다.

  거의 모든 국어사전들이 '글+字'에서 '글자'가 나왔다고 풀이하고 있다. '한글'처럼 부호들이 모여 틀을 이룬 '글'을 가리킬 때는 '글자'로 적는 것이 맞겠지만, 낱낱의 문자를 가리키며 문자들의 수효를 세는 단위로 쓰이는 말은 '글자'보다 '글짜'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 한글은 세종 대왕이 만든 글자이다.
  • 이 글짜를 저 글짜로 바꾸면 어떨까?
  • 다시 살펴 보니 다섯 글짜를 잘못 썼다.

  낱낱의 글 알갱이를 가리키는 '글짜'까지 '글자'로 보는 것은 부정회귀(不正回歸: 잘못된 어형(語形)을 바로잡는다는 생각에서 오히려 바른 어형까지 잘못 고치는 일)의 사례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15.4.8. 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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