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다 / 메다
말글
2009/06/15 21:58
가방은 매는 것인지 메는 것일까? '매다'와 '메다'는 소리와 뜻이 서로 엇비슷해서 철자를 혼동하기 쉽다. 두 낱말의 말밑과 쓰임새를 비교해서 차이를 알아 보자.
매다 [結]
실이나 끈, 줄 따위로 잡아 묶거나 걸 때에 '매다'를 쓴다.
- 옷고름를 매다.
- 신발끈을 매다.
- 끈으로 책을 매다.
- 목을 매어 죽다.
'매다'의 의 옛말은 '다'이고, ''는 '이'가 줄어든 말이다. 씨줄기(어간) '매()'는 실이나 끈 따위를 가리키는 말로 보며, 매듭(), 매무새, 매무시의 '매'와 같다.
매무새, 매무시는 움직씨 '매뭇다(뭇다)'에 뒷가지 '애', '이'가 붙은 말이다. 옛 표현으로 옷을 차려 입은 사람을 '매무슨 사람(무 )'이라고 했다.
뜻을 넓혀서 어떤 일에 묶여서 떨어질 수 없다는 뜻으로 '매다'를 쓰기도 한다.
- 하루 종일 일에 매어 있으니 꼼짝을 못할 수 없다.
- 목을 매고 일한다.
값이나 점수를 정할 때의 '매다'는 '매기다'의 준말이다.
- 점수를 매다(= 매기다).
'매다'가 들어간 겹움직씨
- 꿰매다, 동여매다, 매달다, 싸매다, 얽매다(얽어매다), 옭아매다(옭매다), 잡아매다(잡매다), 처매다
'매다'와 관련 있는 말
- 매김씨 (= 관형사)
- 매끼(매) : 곡식 섬이나 곡식 단을 묶을 때 쓰는 새끼나 끈, 또는 그것을 세는 단위
- 맺다, 맺히다
소리가 같은 다른 말의 쓰임
- 김을 매다. (= 잡풀을 뽑다)
메다 [擔]
물건을 어깨에 지는 것을 '메다'라고 한다. '메다'의 씨줄기 '메'는 '머이'가 줄어든 말이다. 만주어 'merən', 몽골어 'mürü'가 어깨를 뜻하므로, '메'도 이들과 뿌리가 같은 말로서 과거에는 어깨를 뜻했을 것이라고도 한다.주1
- 배낭을 메다.
- 가마를 메다.
넓은 뜻으로 책임을 지거나 임무를 맡는 것을 가리킬 때에도 '메다'를 쓴다.
- 젊은이는 나라의 장래를 메고 갈 사람이다.
소리가 같은 다른 말의 쓰임
- 목이 메다. (≒ 막히다); 사람들로 메어 터지다. (≒ 가득 차다 )
- 구덩이를 메다. (≒ 채우다 : 메우다의 준말)
- 북에 가죽을 메다. (≒ 씌우다 : 메우다의 준말)
- 활에 살을 메어 들었다. (= 메기다 : 화살을 시위에 물리다)
어깨에 가방을 지는 것은 "가방을 메다."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만일 "가방을 매다."라고 하면 가방을 어디에 묶어 두거나 가방이 열리지 않게 끈 따위로 묶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국어어원사전> (서정범 지음, 보고사)
- <우리말큰사전> (한글학회)
-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 <엣센스 국어사전> (민중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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