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홀 갈마들이'를 더한 '뀨뜨 자판' 보완 방안 (두벌식 갈마들이)

※ 이 글에서 이야기한 '닿홀 갈마들이'는 만족스럽게 쓸 수 있는 한글 입력 방안이 아닙니다. 닿소리와 홀소리를 가려 넣는 것에서 결함과 헛점이 있는데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2024.4.24)

  한국산업표준인 KS X 5002에 뿌리를 두고 있는 표준 두벌식 자판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한글 자판이다. 흔히 쓰이는 입력 방식을 따른다면, 이 표준 두벌식 자판은 된닿소리(ㄲ · ㄸ · ㅃ · ㅆ · ㅉ)와 ㅒ · ㅖ를 넣을 때에 윗글쇠를 함께 눌러야 하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다.

KS X 5002에 실린 표준 두벌식 자판
[그림 1] KS X 5002에 실린 표준 두벌식 자판
KS X 5003에 실린 두벌식 자판 (103글쇠)
[그림 2] KS X 5003에 실린 두벌식 자판 (103글쇠)

  윗글쇠를 함께 누르는 것은 박자를 맞추어 두 글쇠(윗글쇠와 일반 글쇠)를 함께 누르는 동작이다. 손이나 손가락이 불편하여 두 손가락을 함께 쓰지 못하는 사람은 윗글쇠 누르는 동작이 버거워서 때문에 한글 자판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표준 두벌식 자판으로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다면, 장애인용 자판을 따로 만들이 않더라도 손이 불편한 사람들까지 더 많이 한글 자판을 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박자를 맞추어 두 글쇠를 함께 누르는 것은 쉽지도 편하지도 않다. 복잡한 타자 동작은 이어지는 타자 동작에 영향을 주어서 오타가 더 나거나 타자 흐름이 굼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윗글쇠를 누르는 때를 줄이거나 없애면, 일반인들이 글을 쳐 나가는 데에 드는 힘을 아끼고 글을 더 빨리 넣을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한글을 넣는 '순아래 입력'은 어느 한글 자판 종류에서나 연구자들에게 쭉 관심을 끄는 주제이다. 윗글쇠를 누르지 않는 방식이더라도 자판 배열과 입력 방식을 어떻게 엮는지에 따라 더 불편하거나 손가락 피로도가 높아서 쓸 수 없는 입력 방안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받아들이고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한글 입력 방안을 마련하려면, 윗글쇠를 써야 하는 때를 줄이거나 없애는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

뀨뜨 자판 (꼬마집오리)
[그림 3] 뀨뜨 자판 (꼬마집오리)

  아래 글들에 설명된 꼬마집오리 님의 '뀨뜨 자판'이 그런 목적을 띤 한글 자판 가운데 하나이다. 뀨뜨 자판에는 ㄲ · ㄸ · ㅃ · ㅆ · ㅉ와 ㅒ · ㅖ를 오른손 쪽에서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방법이 담겨 있다.

   ㄲ · ㄸ · ㅃ · ㅆ · ㅉ은 오른손 쪽의 홀소리가 있는 글쇠에서 넣을 수 있고, ㅒ와 ㅖ는 ㅑ+ㅣ와 ㅕ+ㅣ 조합으로 넣을 수 있다. 쿼티 자판을 기준으로 yyyy를 누르면 'ㅆ(첫소리) + ㅛ + ㅆ(첫소리) + ㅛ'가 들어가서 '쑈쑈'로 조합된다.

  • ㅆ → 쑈 → 쑈ㅆ → 쑈쑈

  처음에 '뀨띠 자판'으로 나온 '뀨뜨 자판'은 처음 공개된 지 이미 몇 해 지났는데, 부끄럽게도 글쓴이는 그 동안 뀨뜨 자판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도 뀨뜨 자판을 넣지 못하다가 요 며칠 사이에 꼬마집오리 님이 공개해 주신 날개셋 설정 파일을 받아서 써 보고 나서 뀨뜨 자판의 원리를 알아차리고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글쓴이가 뀨뜨 자판을 얼른 이해하지 못한 것은 글쓴이의 머리가 좋지 못한 탓도 있지만, 글쓴이로서는 뀨뜨 자판에 고정관념을 깨는 면이 담겨 있었던 것도 탓할 수 있다. 날개셋 설정 파일로도 구현된 뀨뜨 자판의 원안에서 오른손 쪽의 겹닿소리 ㄲ · ㄸ · ㅃ · ㅆ · ㅉ은 첫소리로만 들어간다. 세벌식 자판의 틀에서는 첫가끝 갈마들이(3벌식 갈마들이)를 구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두벌식 자판의 틀에서는 낯선 모습이다. 왼손 쪽은 두벌식인데 오른손 쪽은 세벌식에 어울리는 갈마들이 방식이 쓰이므로, 뀨뜨 자판은 반은 두벌식 자판이고 반은 세벌식 자판인 것 같은 짜임새가 되었다.

  실용성만 높다면 두벌식 자판인지 세벌식 자판인지를 가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더 나은 점이 있는 융합형 자판은 나쁘게 바라볼 까닭이 없다. 하지만 글쓴이는 뀨뜨 자판에서 겹닿소리를 넣는 방법이 가지수가 많은 것을 혼란스럽게 느꼈고, 나아지는 정도가 화끈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더 궁리해 보니 뀨뜨 자판은 세벌식 자판에 어울리는 입력 방식을 섞는 것보다 두벌식답게 입력 방식을 꾸리는 것이 실용성을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ㄲ · ㄸ · ㅃ · ㅆ · ㅉ 가운데 ㄲ · ㅆ은 받침(끝소리)로도 쓰인다. 특히 ㅆ은 '있었다', '했겠다'처럼 짧은 간격으로 나오는 때가 더러 있어서 빠른 타속을 목표로 하는 한글 자판들은 받침 ㅆ을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 타에 넣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글쓴이도 그런 점을 의식하고 닿소리 ㅆ을 다른 쪽에도 둔 설계안을 만들어 본 적도 있었다.

  뀨뜨 자판은 받침 ㅆ을 윗글쇠를 쓰지 않고 1타에 넣기에 알맞는 배열 틀로 짜여 있다. 오른손 쪽에 들어간 ㄲ · ㄸ · ㅃ · ㅆ · ㅉ이 때에 따라 첫소리만이 아니라 끝소리(받침)로도 들어가도록 입력 방식을 바꾸면, 뀨뜨 자판의 입력 효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 닿홀 갈마들이와 뀨뜨 자판으로 '있었다', '개싸리', '꺾꽂이' 넣기
[그림 4]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 닿홀 갈마들이와 뀨뜨 자판으로 '있었다', '개싸리', '꺾꽂이' 넣기

  위 움직그림은 글쓴이의 생각대로 구현한 닿홀 갈마들이(닿소리-홀소리 갈마들이, 2벌식 갈마들이)를 쓰는 뀨뜨 자판의 모습이다. ㄲ · ㄸ · ㅃ · ㅆ · ㅉ을 오른손 쪽에서 넣는다면 1타로 한꺼번에 넣을 수도 있고, 왼손 쪽에서 2타로 넣을 수도 있다.

  원안을 따를 때에는 '있'을 'ㅇ+ㅣ+ㅅ+ㅅ'으로 4타에 넣지만, [그림 4]처럼 닿홀 갈마들이로 넣는다면 'ㅇ+ㅣ+ㅆ'으로 3타로도 넣을 수 있다. ㄲ · ㄸ · ㅃ · ㅆ · ㅉ을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1타로 넣는다면, 한글을 넣을 때의 타수도 함께 줄어든다. 겹닿소리들을 오른손 쪽에서 넣는 것에 따르는 거북함을 이겨 낼 수 있다면, 두벌식 자판으로 낼 수 있는 한계 타속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쿼티 자판을 기준으로 yyyy를 넣으면 원안과 수정안(닿홀 갈마들이)이 결과는 같지만 과정이 다른 모습으로 '쑈쑈'가 조합된다.

  • 원안 : ㅆ → 쑈 → 쑈ㅆ → 쑈쑈
  • 수정안 : ㅆ → 쑈 → 쑜 → 쑈쑈
[그림 5] '닿홀 갈마들이' 구현에 쓰인 ㅆ/ㅛ 자리의 날개셋 글쇠 수식 (수정안)
[그림 5] '닿홀 갈마들이' 구현에 쓰인 ㅆ/ㅛ 자리의 날개셋 글쇠 수식 (수정안)

  두벌식 틀을 따르는 '닿홀 갈마들이'를 구현한 사례가 이미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구현한 사례가 없었다면, 닿홀 갈마들이가 특허권 같은 것에 제약을 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내용을 공개해 두는 것을 이 글의 목적으로 하고 싶다. 글쓴이가 생각한 '닿홀 갈마들이'의 틀은 95% 이상 꼬마집오리 님이 연구하신 성과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 글쓴이는 꼬마집오리 님께서 다 차린 밥상에 살짝 숟가락을 올린 격으로 노력을 조금 들여 입력 방안(닿홀 갈마들이)을 제안할 수 있었음을 밝혀 두고 싶다.

  새로운 입력 방식이 나왔다면, 그에 걸맞은 배열을 마련하는 일이 과제로 남을 수 있다. 두벌식 자판은 글쓴이가 주로 쓰는 한글 자판이 아니어서, 글쓴이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두벌식 자판에 관한 일에 깊이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두벌식 자판에 맞서 세벌식 자판(특히 신세벌식 자판)의 경쟁력을 더 키우는 일이 더 다급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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