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처음 넣은 풀어쓰기 방식은 '바로 풀기'이다. 두벌식 자판을 쓸 때에는 바로 푸는 풀어쓰기가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갈마들이 세벌식 자판이나 모아치기 자판은 특이한 한글 조합 처리 때문에 바로 푸는 풀어쓰기를 하려면 평소와 다른 타자법으로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한글 조합을 바로 풀지 않는 풀어쓰기 방식을 더하여 넣었다.

  한글 조합 처리를 거치는 풀어쓰기를 하면 더 다양한 기능을 덧붙일 수 있다. 어떤 한글 자판으로든 평소에 쓰는 타자법으로 풀어쓰기를 할 수 있다. 겹낱자를 풀지, 첫소리 ㅇ을 뺄지, 반각 낱자로 넣을지와 같은 기능을 골라서 쓸 수도 있다. 제약은 있지만 옛한글 자판으로도 낱자를 풀어 넣을 수 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의 풀어쓰기 기능은 실용문을 넣는 목적보다는 연구나 시험에 쓰는 것을 생각하고 넣은 기능이다. 어떤 목적에서든 풀어쓰기를 하려는데 익숙한 타자법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거나 특수한 낱자 처리를 더 하고 싶을 때에 거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보조 기능이기도 하다.

 

신세벌식 자판으로 풀어쓰기 (겹낱자 풀기)

신세벌식 자판으로 풀어쓰기 (겹낱자 풀기)

 

(1) 바로 풀기

  '바로 풀기'는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 예전에 넣은 풀어쓰기 방식이다. 한글을 조합한 뒤 푸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뺐다가 모든 한글 자판에서 쓸 수 있게 하여 바로 푸는 방식을 다시 넣었다.

  한글을 조합하는 처리를 하지 않고 글쇠를 누르는 대로 낱자들이 들어간다. 기계식 타자기에서 쓸 수도 있는 '직결식 풀어쓰기 입력 방법'이라고 할 만 하다. 자판 배열에 겹낱자가 들어 있다면, 그 겹낱자가 풀리는 처리 없이 그대로 들어간다. 다만 모아치기 자판으로 여러 글쇠를 모아서 치는 때에는 겹낱자가 조합되어 나온다.

  '바로 풀기'를 할 때에는 한글을 조합하여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한 '첫소리 ㅇ 빼기', '낱내 뒤 빈칸 넣기' 기능을 쓸 수 없다. 두벌식 자판으로 쓰기에 알맞고, 신세벌식 자판처럼 첫가끝 갈마들이를 쓰는 세벌식 자판으로 쓰려면 윗글쇠를 눌러야 하는 때가 생겨서 편하지 않다.

 

(2) 첫소리 ㅇ 빼기

  풀어쓰기를 할 때는 소리값이 없는 첫소리 ㅇ(이응)을 생략할 수 있다. 첫소리 ㅇ을 치지 않으면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는 점이 풀어쓰기의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첫소리 ㅇ을 넣는 동작이 빠지면 두 손을 갈마들어 쓰는 균형이 깨져서 손의 피로가 늘고 안정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한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첫소리 ㅇ을 빼지 않는 타자법이 익숙하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의 '첫소리 ㅇ 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타자법으로 치더라도 첫소리 ㅇ이 저절로 빠지게 하는 기능이다. 공세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은 대체로 홀소리와 받침을 같은 손으로 치므로, 첫소리 ㅇ을 빼고 치는 타자법이 두벌식 자판보다 불편하다. 신세벌식 자판은 첫소리 ㅇ을 빼고 치려면 윗글쇠를 써야 하는 때가 생겨서 더욱 불편하다. 그래서 '첫소리 ㅇ 빼기' 기능은 세벌식 자판으로 풀어쓰기를 할 때에 더 요긴할 수 있다.

  첫소리 ㅇ을 빼려면 첫소리 ㅇ과 끝소리 ㅇ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 두벌식 자판에서는 뒤에 들어오는 낱자를 살피지 않으면 첫소리 ㅇ과 끝소리 ㅇ을 바로 가리지 못하는 때가 있으므로, 두벌식 자판도 첫소리 ㅇ을 빼려면 한글 조합 처리는 필요하다. 그래서 '바로 풀기'를 하는 때에는 '첫소리 ㅇ 빼기' 기능을 쓸 수 없고, 낱내 조합을 끝내는 때에 첫소리 ㅇ을 빼는 처리가 이루어진다.

두벌식 자판 풀어쓰기 (첫ㅇ 빼기, 낱내 뒤 빈칸 넣기, 반각 낱자로 넣기)

두벌식 자판 풀어쓰기 (첫ㅇ 빼기, 낱내 뒤 빈칸 넣기, 반각 낱자로 넣기)


(3) 낱내 띄기 (낱내 뒤 빈칸 넣기)

  풀어쓰기를 하면 첫닿소리와 끝닿소리를 가릴 수 없어서 낱내(음절)의 경계를 뚜렷이 알기 어렵다. 그래서 1960년대 무렵에 쓰인 우체국 전보(https://pat.im/1114)에서는 반칸을 넣어서 낱내 경계를 나타내곤 하였다.

  낱내마다 빈칸을 넣는 것은 타자법은 1970년대에 모아쓰는 두벌식 전신 타자기에서 어쩔 수 없이 쓰인 적이 있다. 짧은 글이면 몰라도 긴 글을 넣을 때에 낱내마다 사이띄개를 누르는 것은 매우 번거롭다. 그래서 평소에 쓰는 타자법으로 치면 낱내 사이에 빈칸이 알아서 들어가게 하는 기능을 넣었다.

  이 기능도 '바로 풀기'를 하지 않을 때에 모든 한글 자판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다. 앞서는 선택 항목 이름을 '낱내 뒤 빈칸 넣기'라고 했으나 '낱내 띄기'로 이름을 바꾸었다.

 

(4) 반각 낱자로 넣기

  유니코드에 올라 있는 한글 낱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로 첫가끝 조합형으로 처리할 때에 쓰이는 첫가끝 낱자가 있고, 두째로 요즘한글 낱자를 전각으로 나타내는 '호환용 한글 자모'(Hangeul compatibility Jamo)가 있다.주1 세째로 로마 문자처럼 반각으로 나타내는 한글 낱자(halfwidth Hangeul letter)가 있다.

  가로폭이 좁은 반각 한글 낱자는 풀어쓰기 할 때에 글이 더 깔끔해 보일 수 있지만, 옛낱자는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는 옛한글 자판을 쓸 때에 풀어쓰기를 한다면 반각 낱자로 넣지 않고 전각 낱자(한글 호환 자모)로만 넣게 하였다.

  글쓴이는 반각 한글 낱자가 유니코드에 어떤 근거나 계기로 들어갔고 옛낱자는 왜 들어가지 않았는지가 궁금하지만, 궁금증을 모두 풀 만 한 정보를 찾지 못했다. 유니코드의 반각 한글 낱자가 풀어쓰기를 겨냥한 것이 맞는지도 알지 못한다. 《문자코드연구센터》 제20호(2007.12.)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가 있다.

  … 이외에 ‘한글 호환 자모(Hangeul Compatability Jamo)’ 영역인 U+3130-U+318F의 전각 낱글자와 ‘반각 한글 낱자(Halfwidth Hangul Letter)’ 영역인 U+FFA0-U+FFDF의 반각 낱긑자는 조합하여 사용하지 않고 단독으로 사용하며, KS X 1001과의 호환을 목적으로 한다. …

「표준소개 : 'KS X 1026-1'의 옛한글 처리」, 《문자코드연구센터》 제20호(2007.12.)

  그런데 KS X 1001에는 반각 한글 낱자가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유니코드의 U+FFA0~U+FFDF에 들어간 반각 한글 낱자들이 KS X 1001에 들어간 한글 낱자들과 직접 대응되거나 호환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요즘한글에 한정하여 전각으로 나타내는 한글 호환 자모와 짝을 이루는 반각 낱자를 두려고 했다면 이해할 만 하다.

  도스에서 쓰인 ᄒᆞᆫ글에는 1990년 1월에 나온 1.2판에 이미 '반각 풀어쓰기'라는 이름으로 기울여 풀어쓴 글꼴과 자판 배열이 들어 있었다. '기울여 풀어쓰기'는 김정수 교수가 제안한 풀어쓰기 방안으로 알려져 있다. ᄒᆞᆫ글에 들어간 기울여 풀어쓰기 글꼴에는 요즘한글/옛한글 낱자가 겹낱자까지 들어 있었고, 유니코드에 들어간 반각 한글 낱자와 직접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ᄒᆞᆫ글 1.2 자판 목록에 보이는 '반각 풀어쓰기' 자판

ᄒᆞᆫ글 1.2 자판 목록에 보이는 '반각 풀어쓰기' 자판

ᄒᆞᆫ글 1.2 자판에 들어간 '반각 풀어쓰기 자판'과 '기울여 풀어쓰기 글꼴'

ᄒᆞᆫ글 1.2 자판에 들어간 '반각 풀어쓰기 자판'과 '기울여 풀어쓰기 글꼴'

 

(5) 겹낱자 풀기

  가장 적은 낱자로 한글을 나타내는 것에 풀어쓰기의 묘미가 있다고 본다면, 풀어쓰기를 할 때에 겹낱자를 모두 홑낱자로 푸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ㅗㅐ'와 'ㅙ'를 가리거나 'ㄱㄱ'과 'ㄲ'을 가리려면 겹낱자를 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풀어쓰기할 때에 겹낱자를 풀지 말지에 얽힌 필요와 판단이 서로 엇갈릴 수 있으므로, '겹낱자 풀기'를 선택 기능으로 두었다.

  이 기능은 '바로 풀기'를 하지 않을 때에 모든 한글 자판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다. 호환용 한글 자모의 옛낱자에는 겹낱자가 없으므로, 옛한글 자판을 쓸 때에는 겹낱자가 언제나 풀려 들어가게 했다.

두벌식 자판 풀어쓰기 (겹낱자 풀기, 전각/반각 낱자 넣기)

두벌식 자판 풀어쓰기 (겹낱자 풀기, 전각/반각 낱자 넣기)

 

(6) 옛한글 자판으로 풀어쓰기

  옛한글 자판으로도 풀어쓰기를 할 수 있는데, 제약은 있다.

  옛한글의 경계를 알아야 '첫소리 ㅇ 빼기'나 '낱내 뒤 빈칸 넣기' 기능을 쓸 수 있으ㅁ로, 옛한글 자판은 '바로 풀기' 방식으로 풀어쓰기를 할 수 없다. 겹낱자가 모두 푼 홑낱자로만 넣을 수 있고, 반각 낱자로 넣을 수 없다. 호환용 한글 자모에 옛한글 겹낱자가 모두 들어 있지 않고, 반각 한글 낱자에 옛낱자가 없기 때문이다. 호환용 한글 자모에 없는 첫소리 ᄼᅠ, ᄾᅠ ᅎᅠ, ᅐᅠ, ᅔᅠ, ᅕᅠ은 첫가끝 낱자로 넣게 하였다.

두벌식/신세벌식 옛한글 자판으로 옛한글 풀어쓰기

두벌식/신세벌식 옛한글 자판으로 옛한글 풀어쓰기

 

(7) 첫가끝 풀어쓰기

  2벌식 낱자를 쓰는 풀어쓰기가 아닌 첫가끝(3벌식) 낱자를 쓰는 풀어쓰기도 할 수 있다. 단순히 첫가끝 조합을 낱자 단위로 끊는 풀어쓰기를 할 수도 있고, 겹낱자를 풀거나 그대로 둘 수 있다. 끝소리를 첫소리로 바꾸어 주는 선택 기능을 쓸 수도 있다.

  이 기능은 다음에 올리는 글에서 다시 설명하려고 한다.

※ '반각 낱자로 넣기'에 《문자코드센터》에 실린 기사를 인용하여 반각 낱자에 관한 내용을 더하여 넣었고, ᄒᆞᆫ글 1.2에 들어간 반각 풀어쓰기 자판 그림 2개를 더하여 넣었습니다. (2018.6.24.)

〈주석〉
  1. 유니코드에 들어간 호환용 한글 자모는 KS 완성형 부호계(옛 KS C 5601)(지금의 KS X 1001)에 들어간 한글 낱자들에서 비롯했다. 닿소리와 홀소리만 가리는 2벌식 낱자이다. 본래 KS 완성형에서는 부호계에 넣은 2350개 완성형 낱내에서 벗어난 한글 낱내를 호환용 한글 자모로 조합하여 나타내는 방법을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한글 처리 기술이 함께 개발되지 않아서 호환용 한글 자모는 조합용으로 쓰이지 않았다. 요즈음에 'ㅋㅋ'이나 'ㄳ' 같은 흔히 초성체라고 불리는 글을 나타낼 때에 자주 쓰이는 한글 낱자가 바로 호환용 한글 자모이다. back
2018/05/28 00:33 2018/05/2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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