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를 탈퇴하다
그물누리
2011/08/08 18:42
소설 〈멋진 신세계〉의 줄거리는 먼 미래나 남의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라는 식별번호가 붙은 대한민국이야말로 '멋진 신세계'가 따로 없다. 이 번호에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 정보가 담겨 있어서 이것만 알아도 사람을 분류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비롯한 신분증에는 반드시 주민등록번호가 찍혀 있어서 내국인으로서 조금이라도 활동하려면 주민등록번호를 감출 수 없다. 그리고 이 번호는 신분증을 바꾸거나 시간이 꽤 지더라도 바뀌지 않아서 누구나 이 번호에 평생 이 매인다.
이런 족쇄 같은 번호가 나라 안팎에서 나뒹굴고 있다. 나라 안에서든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도 본인 확인을 한답시고 주민번호를 요구하고, 기업들은 이런 정보를 쌓아놓고 본다. 이를 저장한 문서나 DB는 굳이 해킹을 하지 않아도 검색기를 통하여 온 누리에 퍼질 만큼 허술하게 관리되기고 한다. 마구 퍼진 한국 사람들의 실명 정보는 싼 값에 영업 정보로 거래되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게만 열린 인터넷망에 들어가는 디딤돌로도 잘 쓰인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잊었을 때 본인 확인을 위하여 자주 묻는 것도 주민번호이다.
이러니 주민번호가 들어간 누리집의 개인 정보는 해커들에게 굉장한 당근이다. 또 어떻게 보면 주민번호가 들어간 3500만 회원을 헤아리는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해킹 사건은 통쾌하게 볼 일이다. 온 나라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전세계에 갖다 바치는 바보 짓은 멈추게 하려면, 차라리 모두 공개해서 있으나 마나 한 번호로 만드는 쪽이 더 낫다. 이대로 두면 나라가 망할 때까지 한국 사람들의 신상 정보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이 아무리 심각해도 정부 관료들의 귀차니즘을 이기고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고치게 하기엔 이 해킹 사건도 약해 보인다.
글쓴이는 클럽 하나 때문에 네이트에 가입했고, 남의 미니홈피도 들락거리다 보니 싸이월드도 가입했다. 나중에 네이트에 인수된 엠파스에도 가입한 적이 있다. 싸이월드와 엠파스가 네이트에 흡수되면서 세 아이디가 하나처럼 묶여 버렸다. 이번 사고 때문에라도 어떻게든 아이디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주민번호만 지울 생각이었다. 주민번호는 인증 수단을 아이핀으로 바꾸면 지울 수 있다. 하지만 계정에 도토리가 남았다고 하여 아이핀으로 인증 수단을 바꾸어도 주민번호를 지울 수 없었다. 1개도 아니고 0.1개라고 나온 네이트 도토리 때문에 네이트는 아예 탈퇴해 버렸다. 엠파스로 가입했던 아이디도 의미가 없어서 탈퇴했다.
아주 풀기 어려운 비밀번호를 만들려면 자주 쓰지 않는 특수문자를 되도록 많이 섞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네이트 계열은 비밀번호에 몇몇 특수 문자만 쓸 수 있다. 그 때문에 글쓴이가 잘 쓰는 비밀번호는 네이트에서 쓸 수 없다. 운영사인 SK컴즈가 벌이는 비밀번호 바꾸기 운동을 보고 그저 웃을 뿐이다.
싸이월드 탈퇴는 일단 미뤄서 네이트에서 아주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곧 싸이월드도 탈퇴하려 한다. 글쓴이는 네이트는 누가 만든 클럽 때문에 가입했다가 쓰지 않은 지 꽤 되었고, 싸이월드도 많아야 두어 사람 미니홈피만 들락거리고 있다. 일찍 정리하지 않은 것이 어리석었다. 탈퇴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어도 해커들이 노릴 당근은 없애고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이트는 곧 있으면 문을 연 지 열 돌을 맞는다. 이만하면 잘 나가는 운영사인 SK컴즈가 정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가 터졌다고 변명할 건 못 되고, 운영사의 능력과 의지를 의심할 만하다. 주민등록번호라는 인증 수단 때문에 업체와 회원이 누가 더 바보 짓을 하는지 씨름하는 판국이 우습기만 하다.
이런 족쇄 같은 번호가 나라 안팎에서 나뒹굴고 있다. 나라 안에서든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도 본인 확인을 한답시고 주민번호를 요구하고, 기업들은 이런 정보를 쌓아놓고 본다. 이를 저장한 문서나 DB는 굳이 해킹을 하지 않아도 검색기를 통하여 온 누리에 퍼질 만큼 허술하게 관리되기고 한다. 마구 퍼진 한국 사람들의 실명 정보는 싼 값에 영업 정보로 거래되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게만 열린 인터넷망에 들어가는 디딤돌로도 잘 쓰인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잊었을 때 본인 확인을 위하여 자주 묻는 것도 주민번호이다.
이러니 주민번호가 들어간 누리집의 개인 정보는 해커들에게 굉장한 당근이다. 또 어떻게 보면 주민번호가 들어간 3500만 회원을 헤아리는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해킹 사건은 통쾌하게 볼 일이다. 온 나라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전세계에 갖다 바치는 바보 짓은 멈추게 하려면, 차라리 모두 공개해서 있으나 마나 한 번호로 만드는 쪽이 더 낫다. 이대로 두면 나라가 망할 때까지 한국 사람들의 신상 정보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이 아무리 심각해도 정부 관료들의 귀차니즘을 이기고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고치게 하기엔 이 해킹 사건도 약해 보인다.
글쓴이는 클럽 하나 때문에 네이트에 가입했고, 남의 미니홈피도 들락거리다 보니 싸이월드도 가입했다. 나중에 네이트에 인수된 엠파스에도 가입한 적이 있다. 싸이월드와 엠파스가 네이트에 흡수되면서 세 아이디가 하나처럼 묶여 버렸다. 이번 사고 때문에라도 어떻게든 아이디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주민번호만 지울 생각이었다. 주민번호는 인증 수단을 아이핀으로 바꾸면 지울 수 있다. 하지만 계정에 도토리가 남았다고 하여 아이핀으로 인증 수단을 바꾸어도 주민번호를 지울 수 없었다. 1개도 아니고 0.1개라고 나온 네이트 도토리 때문에 네이트는 아예 탈퇴해 버렸다. 엠파스로 가입했던 아이디도 의미가 없어서 탈퇴했다.
아주 풀기 어려운 비밀번호를 만들려면 자주 쓰지 않는 특수문자를 되도록 많이 섞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네이트 계열은 비밀번호에 몇몇 특수 문자만 쓸 수 있다. 그 때문에 글쓴이가 잘 쓰는 비밀번호는 네이트에서 쓸 수 없다. 운영사인 SK컴즈가 벌이는 비밀번호 바꾸기 운동을 보고 그저 웃을 뿐이다.
싸이월드 탈퇴는 일단 미뤄서 네이트에서 아주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곧 싸이월드도 탈퇴하려 한다. 글쓴이는 네이트는 누가 만든 클럽 때문에 가입했다가 쓰지 않은 지 꽤 되었고, 싸이월드도 많아야 두어 사람 미니홈피만 들락거리고 있다. 일찍 정리하지 않은 것이 어리석었다. 탈퇴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어도 해커들이 노릴 당근은 없애고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이트는 곧 있으면 문을 연 지 열 돌을 맞는다. 이만하면 잘 나가는 운영사인 SK컴즈가 정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가 터졌다고 변명할 건 못 되고, 운영사의 능력과 의지를 의심할 만하다. 주민등록번호라는 인증 수단 때문에 업체와 회원이 누가 더 바보 짓을 하는지 씨름하는 판국이 우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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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 2011/09/16 17:2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주민번호가 없어지지 않는 한 크고 작은 일들이 계속되겠죠. (한심합니다)
권력자가 만든 것이니 쉽게 없어질리도 없고...
범죄자 대상으로 수집하는 지문날인도 마찬가지고...
네이트는 사건 터지기 전에 탈퇴하긴 했지만,
탈퇴한다고 해서 개인정보를 지우는 것도 아니라 찜찜하기만 하네요.
팥빙산 2011/09/16 18:4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러고 보니 주민번호도 간첩 골라낸다며 만든 군사 독재의 유물이네요.
네이트 사건도 곧 잊혀질 테고, 잘 해야 민간에서 주민번호 수집하는 걸 제한하는 걸로 끝나겠군요.
뒷날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다 공개되어서 주민번호를 못 쓰는 지경에 이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생년월일이 빠져 있거나 바꿀 수 있는 번호라면 심각함은 덜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