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 3-2011 한 손가락 자판 (아랫글 자판)

  3-2011 한 손가락 자판(아랫글 자판)은 3-2011 자판의 기본 배열을 그대로 쓰면서 윗글쇠(시프트)를 전혀 누르지 않고 배열에 있는 모든 문자를 한 손가락만으로도 넣을 수 있는 세벌식 자판 배열입니다. 이 글과 덧붙인 3-2011 아랫글 자판 배열 그림과 설정 파일은 필요한 곳에 올리거나 가공하여 쓰시되, 앞으로 잘못된 곳을 고치거나 새로운 기능을 덧붙일 수 있으므로 자료의 출처(글 주소)를 밝혀 주시기를 권합니다.

※ 날개셋의 낱자 처리로 ㅕ+ㅣ로도 ㅖ를 넣을 수 있게 했습니다. (2012. 4. 13)
※ 날개셋 설정 파일의 글쇠값의 수식을 더 간단하게 고쳐 올렸습니다. (2012. 5. 14)
※ 날개셋에서 끝소리 다음에 가운뎃점을 누를 때 아래아가 들어가던 것을 가운뎃점이 들어가게 설정 파일을 고쳐 올렸습니다. (2012. 6. 12)
※ 날개셋 7.4 이상에서도 돌아가도록 설정 파일을 고쳐 올렸습니다. (2014. 7. 31)

(1) 3-2011 한 손가락의 배열 원리

  흔히 쓰는 셈틀 자판에서는 적지 않은 특수기호들을 윗글쇠(시프트, shift)는 함께 눌러 넣어야 한다. 또 많은 한글 자판 배열들이 몇몇 낱소리들을 윗글쇠와 함께 눌러 넣는다. 2벌식 표준 자판에서는 된소리(ㄲ, ㄸ, ㅃ, ㅆ, ㅉ)와 홀소리 2개(ㅖ, ㅒ)를 윗글쇠를 써서 넣고, 3벌 자판의 주류인 공병우 계열 자판들도 몇몇 받침(ㅈ, ㅌ, ㅍ, ㄶ, ㄵ, ㄻ, ...)과 ㅒ를 윗글쇠를 눌러 넣는다. 윗글쇠는 다른 글쇠와 함께 누르므로 두 손을 함께 쓸 수 없거나 손가락이 아예 없는 장애인에게는 윗글쇠를 쓰는 일이 크나큰 걸림돌이다.

  장애인을 배려한 입력 기계를 새로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장애인만을 겨냥한 기기는 값이 비싸고 널리 보급하기 어렵다. 싼 값에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려면 흔히 쓰는 자판에서 입력 방식을 개선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다. 일반인도 함께 쓸 수 있는 배열이면 장애인들도 어디에서나 쓰기 좋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표준 배열은 2벌식의 한계 때문에 윗글쇠를 쓰지 않고서는 자판을 매끄럽게 쓰기 어렵다.  ㄱ, ㄷ, ㅈ, ㅂ, ㅅ의 된소리인 ㄲ, ㄸ, ㅉ, ㅃ, ㅆ을 윗글쇠와 함께 눌러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글 입력기는 홀소리 다음에 오는 닿소리가 첫소리인지 끝소리(받침)인지를 잘 가리지 못한다. 만약 장애인에게 맞추어 된소리까지 윗글쇠 없이 넣게 하려면, 때때로 한글 입력기가 받침을 잘 고르지 못할 때에 치는 이가 알아서 낱내(음절)을 끊어 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2벌식으로는 윗글쇠를 쓰지 않으면서 매끄럽고 쳐 나갈 수 있는 입력 방식이 나오기 어렵다.

  3벌 자판 쪽에는 윗글쇠를 쓰지 않는 배열이 나와서 쓰이고 있다. 그 첫 사례는 1990년에 안종혁님이 발표한 '순아래 자판(순아랫글 자판, No-Shift 자판)'이다. 순아래 자판은 3-90 자판을 바탕으로 하여 윗글 자리에 있던 받침들을 오른쪽의 특수기호 자리로 옮겨서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그 대신 한글 낱소리가 글쇠를 많이 차지하고, 일반인들이 쓰는 배열과 다른 것이 흠이다.

순아래 자판
안종혁 순 아래글 자판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2003)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자판(2003)

  1990년대에 신광조님이 처음 제안한 신세벌 자판도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는 3벌 자판이다. 신세벌 자판은 처음부터 장애인을 겨냥한 배열이 아니어서 일반인도 함께 쓸 수 있는 배열이고, 이미 쓰이고 있던 공병우식 3벌 자판보다 글쇠 수까지 크게 줄인 것이 장점이다. 신세벌 자판은 받침을 따로 넣는 3벌 자판의 특성을 응용하여 한 글쇠가 때에 따라 첫소리/가운뎃소리 또는 가운뎃소리/끝소리로 함께 구실할 수 있게 짜여 있다.

  순아래 자판과 신세벌 자판은 윗글쇠를 쓰기 불편한 이에게 좋은 대안이지만, 특수기호까지 모두 윗글쇠를 쓰지 않고 넣지 못한다. 3-2011 아랫글 자판에서는 한 글쇠가 두 가지 구실을 하게 한 신세벌 자판의 원리와 공병우 자판의 배열 특징을 활용하여 윗글쇠를 전혀 쓰지 않고 모든 문자를 넣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하였다. 그저 한 손가락(또는 막대기 하나)만 쓰더라도 자판 배열에 들어 있는 모든 문자를 넣을 수 있다.

3-2011 한 손가락 자판 (2012. 4. 13)
3-2011 한 손가락 자판 (2012. 4. 13)

  오른쪽에 ㅗ·ㅜ·ㅢ·ㅖ 글쇠를 둔 틀은 한글문화원이 1989년에 발표한 3-89 자판부터 자리잡혔고, 지금 흔히 쓰이는 공병우 자판인 3-90 자판과 최종 자판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ㅢ와 ㅖ를 'ㅡ+ㅣ'와 'ㅣ+ㅔ'로도 넣을 수 있게 한다면, 공병우 자판은 ㅗ·ㅜ·ㅢ·ㅖ를 넣는 글쇠가 두 개씩 갖추고 있는 셈이다. 3-2011 자판은 이러한 공병우 자판의 특성을 이용하여 왼쪽 ㅗ와 오른쪽 ㅢ 글쇠를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잇는 전환 기능을 덧붙였다. 윗글쇠와 다르게 이어 치는 방식으로 쓰는 전환 글쇠를 통하여 3-2011 자판은 기본 배열과 따로 들어간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쓸 수 있다.

3-2011 한 손가락 자판 특수기호 확장 배열 (2012. 4. 13)
3-2011 한 손가락 자판 특수기호 확장 배열 (2012. 6. 30)
세벌식 3-2011 한 손가락.ist
날개셋 입력기 유형 파일 (2014. 7. 31)

  3-2011 아랫글 자판에서는 왼쪽 ㅗ와 오른쪽 ㅢ 자리 글쇠가 이어 치는 전환 글쇠로서 윗글쇠를 갈음한다. 특수기호 확장 배열로 전환하는 기능은 왼쪽 ㅜ와 오른쪽 ㅖ 자리 글쇠에 옮겼다. 전환 글쇠가 더 늚에 따라 ㅖ, ㅜ를 첫소리 없이 넣을 때에 맞은 쪽 글쇠를 써야 하고 특수기호 확장 배열을 조금 달리했지만, 3-2011 자판과 기본 배열이 같으므로 윗글쇠를 쓰는 일반인도 그대로 쓸 수 있다.


(2) 입력 방법

  3-2011 아랫글 자판은 일반 글쇠에 '윗글' 글쇠를 둔 것이 특징이다. 왼쪽 ㅗ와 오른쪽 ㅢ 자리 글쇠는 홀소리가 들어갈 때에 눌리면 홀소리로 구실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윗글' 글쇠로서 전환 글쇠로 구실한다. 윗글 글쇠가 작동하면 그 다음에 누르는 글쇠의 윗글 자리의 문자가 들어간다.

    3-2011 아랫글 자판으로 윗글 자리 문자를 넣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 윗글 글쇠로 구실하는 왼쪽 ㅗ와 오른쪽 ㅢ를 누르고 넣는다.
  • Caps Lock을 켜고 넣는다.
  • 윗글쇠(시프트)를 함께 눌러 넣는다.

  윗글 자리 문자를 한두 개만 넣을 때에는 왼쪽 ㅗ나 오른쪽 ㅢ를 눌러 넣는 방법이 좋고, 숫자나 기호를 이어서 넣을 때에는 Caps Lock을 켜고 누르는 것이 편할 것이다.

  다음은 공병우 자판에서 윗글쇠를 눌러 넣는 '읽', '깎', '1~2'을 3-2011 아랫글 자판으로 넣는 방법의 예이다.

읽 : ᄋ + ᅵ + ㅢ + 받침 ᆻ
깎 : ᄁ + ㅏ + ㅢ + 받침 ᇂ
1~2 : 왼쪽 ㅗ + ㅇ + 왼쪽 ㅗ + ㅢ + 왼쪽 ㅗ + ᄀ

  왼쪽 ㅗ와 오른쪽 ㅢ 글쇠는 윗글 글쇠로 쓰일 때에 같은 구실을 하므로 편한 쪽의 글쇠로 바꾸어 써도 된다.

  첫소리 없이  ㅗ·ㅜ를 넣을 때는 오른쪽 글쇠를 쓴다.  첫소리 없이 넣는 ㅢ는 ㅡ+ㅣ로 조합하여 넣는다. 첫소리 없이 넣는 ㅖ도 왼쪽 홀소리 글쇠로 ㅣ+ㅔ 또는 ㅕ+ㅣ로 조합하여 넣는다.


(3) 입력 방식 간단히 견주기

  다음은 여러 한글 배열로 '꽃'을 칠 때에 누르는 글쇠를 쿼티 자판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한 표이다.

'꽃'을 누를 때누르는 글쇠
(쿼티 자판 기준)
윗글쇠
누르는 수
2벌식 표준 R h c 1
3-90 kk v Z 1
최종(3-91) kk v Z 1
3-2011 kk v Z 1
순아래 kk v = 0
신세벌 kk v c 0
3-2011 아랫글 kk v 8z 0

   2벌식인 표준 자판은 된소리를 넣을 때에 윗글쇠를 쓰고, 공병우 자판들은 ᆾ, ᇀ처럼 드물게 쓰이는 받침을 넣을 때에 윗글쇠를 쓴다. 순아래, 신세벌, 3-2011 아랫글 자판을 뺀 한글 배열들은 몇몇 한글 낱소리를 넣을 때에 윗글쇠를 쓴다.

  아래 표는 숫자와 몇몇 특수기호를 쓸 때를 견준 것이다.

숫자/기호를
누를 때
문자를 넣을 때에
누르는 글쇠
(영문 쿼티 자판 기준)
윗글쇠
누르는 수
3%!?( :
2벌식 표준 3 % ! ? ( : 5
3-90 > % B ? ( : 6
최종(3-91) L { ? B [ \ 4
3-2011 L " G ? ( ] 5
순아래 > " ! 또는 B ? ( : 6
신세벌 3 % ! ? ( : 5
3-2011 아랫글 vl 또는 8l v' 또는 8' 8g 또는 vg v/ 또는 8/ v9 또는 89 ] 0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글을 넣는 순아래 자판과 신세벌 자판도 기호를 넣을 때는 윗글쇠를 쓴다. 일반 글쇠(ㅗ, ㅢ 자리 글쇠)가 윗글쇠 구실을 하는 3-2011 아랫글 자판만이 윗글쇠를 전혀 쓰지 않고 모든 문자를 넣을 수 있다.


(4) 맺음말

  3-2011 아랫글 자판은 신세벌 자판보다는 한글 낱소리가 글쇠를 많이 차지하는 것은 흠이지만, 이어 치는 윗글 글쇠를 써서 배열에 들어간 모든 문자들을 한 손가락으로 넣을 수 있다. 일반 자판에서 Caps Lock은 로마자의 큰 글짜를 넣을 때에만 쓰지만, 3-2011 아랫글에서는 Caps Lock을 켜 놓으면 어느 글쇠든 윗글쇠(시프트)를 눌러 놓은 상태가 된다. 두 손을 모두 쓰기 어렵거나 손가락를 자유롭게 놀리기 불편한 이에게 3-2011 아랫글 자판이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2011 아랫글 자판의 입력 방식은 아직 날개셋 입력기를 통해서만 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쓰는 윈도 운영체제에서 이 배열을 쓸 수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날개셋을 쓸 수 없는 리눅스나 맥 등의 운영체제에서도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몇몇 홀소리 글쇠를 두 개씩 둔 공병우 자판이 아니었다면, 전환 글쇠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윗글쇠를 쓰지 않는 입력 방식을 엮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새로운 기계와 배열을 연구하면 글쇠 수를 더 줄인 배열을 만들 수 있겠지만, 3-2011 아랫글 자판은 장애인이 일반인과 같은 배열을 쓸 수 있는 것에 뜻을 둘 수 있다. 장애인도 일반인과 같은 배열을 쓴다면,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입력기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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