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1호선 녹동역 (2012)
녹동역은 광주도시철도 용산차량기지 옆에 있는 간이역이다. 녹동역 가까이 제2순환도로와 화순으로 통하는 도로가 있어서 이 자리가 자동차로 광주~화순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도심과 떨어진 한적한 곳이어서 광주에서 오래 살았거나 1호선뿐인 광주에서 지하철을 자주 타는 사람들도 이런 곳까지 전철이 놓여 있는지 모르는 이가 많다. 바로 옆의 녹동 마을은 산기슭에 닿아 있고, 차량 기지 건물을 빼면 높은 건물은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 이상을 가야 만날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역세권을 생각하고 둘러본다면 어리둥절할 수 있다.)
간이역답게 녹동역의 승객 출입구는 딱 한 곳이다. 녹동역의 배차 간격은 평소에는 1시간에 1회, 출퇴근 시간대에 1시간에 2회이다. 소태역~녹동역 구간은 복선이 아닌 단선 철로여서 소태역에서 온 녹동행 열차가 다시 평동행 열차가 되어 소태역 쪽으로 나가는 식으로 운행된다.
거의 한 시간에 한 번 꼴인 배차 간격 때문에 마을 주민이나 일부러 찾는 이가 아니면 지하철로 녹동역에 오기는 쉽지 않다. 지역에 따라서는 버스 길이 더 빠를 수 있는데, 녹동역에서 가까운 버스 정류장은 녹동교를 지나 몇 분 걸어야 하는 거리에 있다. 녹동역은 세계 최초로 밧줄식 가림문(로프식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어도 2011년부터는 가림문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아마 이 곳에서 열차를 타는 이가 워낙 적어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멀리서 녹동역을 찾아 오고 싶다면 이 점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아래는 다른 분이 정석대로 운영되던 녹동역 밧줄식 가림문 모습을 찍어 올린 유튜브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녹동역이 외국의 지하철 역으로 오해한 덧글도 달려 있다. 광주 지하철이 인지도가 낮은 데다가 수도권 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낯선 가림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무렵에 광주 지하철 1호선을 화순까지 연장하는 안이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있다. 광주 녹동역에서 화순군의 중심지까지 거리는 지도로 보면 꽤 가깝고, 출퇴근 교통량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광주와 화순 경계를 가로막고 있는 너릿재를 바로 넘으려면 자동차 도로처럼 굴을 뚫어야 하는 문제가 걸린다. 수요가 있더라도 예산 문제 때문에 화순과 광주 도심을 바로 잇는 지하철 연장안은 쉽게 실현되지 못할 것 같다. 만약 1호선이 화순 쪽으로 연장된다면 녹동역의 배차 시간이나 역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덧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