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파란(Paran)과 하이텔(HiTEL)

  KTH가 운영하는 파란(Paran, http://www.paran.com)이 7월 31일에 서비스를 그만둔다고 한다. 파란은 PC 통신 하이텔(HiTEL)과 인터넷 포털 한미르를 합쳐 2004년 7월에 시작한 인터넷 포털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국내 포털 검색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파란은 겨우 0.2%를 차지하여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인터넷 포털 시장을 포기하는 이유라고 한다.

파란 서비스 종료 안내

  파란의 전자우편(메일)과 블로그은 다음 메일과 티스토리로 옮겨 준다고 한다. 안내문에는 7월 2일부터 자료 이전 신청과 자료 내려받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http://goodbye.paran.com)

파란닷컴 서비스 종료 관련 안내

  유료 전자우편 서비스와 호스팅 서비스가 있는 '비즈프리(http://hosting.paran.com)'는 기업무료메일을 빼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비즈프리'를 쓰는 이용자는 파란을 탈퇴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파란 서비스 종료에 따른 비즈프리 안내문

  파란은 PC 통신에서 가입자가 가장 많았던 하이텔에서 이어진 곳이고, 모기업인 KT(옛 한국통신)의 뒷받침을 받아 네이트 같은 포털에 견줄 만한 틀과 몸집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PC 통신 회원들을 빨아들이는 다른 인터넷 포털에 맞서 운영사인 KTH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고, 옛 하이텔의 명성이 인터넷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검색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은 지도 오래다.

  아무래도 파란에 PC 통신 때의 하이텔 시절의 자료가 꽤 남아 있어서 다른 곳이 문 닫는 것보다 아쉬움이 크다. 천리안에서도 PC 통신 때의 자료를 웹에서 볼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게시물을 삭제한 탓에 1990년대 초중반의 글은 보기 어렵다. 하지만 하이텔은 오래된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아서 1990년대 초에 올라온 PC 통신 때의 글이 파란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하이텔 OS 동호회 게시판 글

  네이버(Naver)와 다음(Daum)이 휘어 잡은 국내 포털/검색 시장은 세계 시장의 강자인 구글(Google)이나 빙(Bing)조차 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옛 PC 통신 체제에 안주했던 KTH가 파란을 포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언론 기사를 읽어 보면 야후 코리아(Yahoo Korea)와 코리아닷컴(Korea.com)도 형편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들도 언젠가는 사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곳에 흡수될 날이 올지 모른다.


서비스 종료 안내문이 뜬 파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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