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과 따봉 광고

  '개인의 취향'(MBC)은 연장방영을 논할 만큼 흥행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같은 시간대에 같은 날 방영을 시작한 '신데렐라 언니'(KBS)에 시청률에서 밀린 것은 사실이다. '신데렐라 언니'는 문근영 등 출연 배우 때문에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앞서 인기리에 방영한 '아이리스', '추노'의 후광도 없지 않았다. 앞선 '추노'의 시청자들을 그대로 이어받지는 못하더라도, 시청률 높은 드라마 끝에 붙는 예고편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잘 알려진 동화를 비튼 제목과 설정은 시청자에게 친숙하고 쉽게 다가가는 지름길이었다.

개인의 취향신데렐라 언니

  반면에 '개인의 취향'은 처음부터 주목 받기는 어려운 드라마였다. 원작 소설이 꾸준히 팔린 작품이라지만, '풀하우스'만큼 유명하지 못하니 사전 홍보에 크게 덕을 보기는 어려웠다. 글쓴이는 재방송에서 살짝 본 첫 회를 중반부로 착각하고 있다가, 본방송이 중반을 넘어가서야 케이블TV VOD로 줄거리를 파악했다. 글쓴이 같은 경우라면 드라마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확인하는 시간도 오래 걸릴 것리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충성스럽게 '본방사수'하는 시청자도 늦게 모일 수밖에 없다.
 
  두 작품은 모두 젊은 층을 겨냥했지만, 끌어안은 시청자 연령층에는 분명 차별된 면이 있다. '신데렐라 언니'에 중심 인물로 출연한 문근영, 서우, 천정명, 옥택연 등은 천정명을 제외하면 20대 초반이면서, 이들 모두 10대를 포함한 젊은 층 다수를 사로잡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에 비해 '개인의 취향'은 띠나이로 서른 줄에 접어든 손예진, 김지석, 조은지를 비롯하여 거의가 20대 후반 이상인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꽃보다 남자'에 나왔던 이민호만이 20대 초반이면서 나이 든 배역을 맡았다. 그러다 보니 내용에서도 '개인의 취향'은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눈높이에 맞춘 면이 많다. 특히 술에 취한 박개인(손예진 분)이 전진호(이민호 분)에게 "게이 세입자, 따봉!"을 외치는 대사에서 이런 점이 크게 드러난다.


  '따봉(ta bom)'은 1989년에 델몬트 오렌지 주스 TV 광고가 뜨면서 유행했던 브라질 말이다. '매우 좋다'는 뜻까지 알려준 이 광고 덕분에 '따봉'은 공중파를 타고 삽시에 온 나라의 유행어가 되었다. 그러나 '따봉'이 상품 이름보다 지나치게 뜬 탓에 광고는 실패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좀 우습지만 '따봉'의 유래를 알고 모르는 게 20대 초반과 후반을 판별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손예진씨 또래는 어려서 본 따봉 광고를 기억하겠지만, 실제 나이가 6살 어린 이민호씨 또래라면 '따봉'을 모르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씨름 선수 강호동을 아느냐?"는 물음이 이와 비슷할 것이다. 또 전진호와 노상준(정성화 분)의 대화에 등장했던 '마루치 아라치'는 따봉 광고보다도 앞선 시절에 나온 만화영화 이름이다.

따봉
 
  아무튼 우스꽝스럽게 "게이 세입자, 따봉!"을 외치는 명장면은 유행의 시간차를 건드린 탓에 비슷한 연령대에 선을 긋게 했다. 이것도 작가의 취향일까?
2010/06/15 23:45 2010/06/15 23:45
글 걸기 주소 : 이 글에 다른 글을 걸 수 없습니다

덧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