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에 막을 내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빗길을 달리는 차 안에서의 마지막 대화로 끝난 결말이 너무 잔인하고 우울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여운이 있어 좋다는 평가도 조금 받고 있다. 교통사고를 암시하면서도 어딘지 모호해 보이는 결말 때문에 게시판 곳곳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몇몇 해석들을 두서 없이 추려 본다.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미술관 작품 '마지막 휴양지'
1. 신세경 저승사자설
아마 마지막 회가 끝난 직후에 가장 빠르게 퍼졌던 괴담이 아닐까 싶다. 주로 검은 옷을 입고 표정까지 우울했던 신세경이 의사 양반(이지훈)을 데려가는 저승사자였다는 주장이다. 하필이면 저승사자 옷으로 지목된 옷부터가 의사 양반이 직접 고른 것이다.

세경의 저승사자 옷(?)을 대뜸 고르는 의사 양반
앞선 정음과 세경의 게임 대결에서 굳이 '지옥'이라는 말이 나왔던 것도 신세경이 저승사자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렇다면 마지막 회에서 '지옥에서 온 식모'의 진정한 뜻(?)이 드러난 셈이다. 세경이 준혁을 공항까지 따라오지 못하게 타이르고 동생 신애를 공항으로 먼저 보낸 것도 아직 데려갈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한편으로 세경의 검정고시 수험표에 나오는 주민번호가 두 개(89년생과 90년생)가 등장한 것을 근거로 신세경이 두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 이른바 신세경 귀신설은 진짜 세경과 귀신 세경(죽은 동생?)이 따로 있어서 지훈과 마지막을 함께 했던 것은 귀신 세경이었다는 것을 골짜로 한다.
저승사자설 또는 귀신설은 타탕성을 따지기 어렵겠지만, 대체로 기대하는 시트콤의 분위기에는 어울리는 괴담이다. 떠밀려 산 듯한 신세경이 극을 마무리할 열쇠를 쥔 인물이었다는 것만큼은 정확히 짚고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공포물이었나 소름까지 돋게 하는 색다른 시각이다.
2. 어장관리 응보론
지훈과 세경 모두 이른바 어장관리주1를 했다는 눈총을 받았는데, 정도가 심했던 건 아무래도 지훈 쪽일 것이다. 극에서는 지훈의 어장관리 능력을 만만치 않게 그리고 있다.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지훈이 세경을 자꾸 불러낸 것은 세경에게 바람을 넣기에 충분했고, 85회 이나봉 편에서는 지훈의 어장관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빗길 운전 중에 세경이 자꾸 심각한 말을 꺼내어 운전을 방해하는 게 지훈이 어장관리를 한 응보라는 의견이 있다. 지나친 어장관리가 위험함을 권선징악의 틀에서 일깨웠다고 한다.
3. 빗길 안전운전 강조
마지막 장면에서 운전자는 빗길에 차를 모는데도 조수석으로 고개를 돌려 한참 한눈을 팔았다. 방송이 꼭 공익성을 따라가지는 않더라도, 이렇듯 위험천만하게 운전하는데 아무 탈이 없었다고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결과 암시는 시청자들에게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측면이 있다.

고개를 돌린 운전자의 모습이 위험천만해 보인다.
물론 전 회에서 안전운전에 어긋나는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103회에서는 황정음이 과속 주행하기도 했는데, 인질범에게 잡혔다는 특수한 상황을 전제했으므로 봐 줄 수 있는 부분이다.
4. 지훈-세경은 죽지 않았다?
소수 의견이지만 지훈과 세경이 죽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 죽었다는 암시만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은 없는 터라 얼마든지 가능한 해석이다. 극 중 텔레비전(라디오?)에서 빗길 교통 사고로 사람이 죽고 다쳤다는 보도가 흘러나왔지만, 누가 어떻게 사고를 당했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3년 후에 정음이 준혁에게 한 말도 모호한 구석이 있다.
"그러고 보니까 이맘때였구나. 지훈 씨랑 세경 씨. 지금도 가끔 그런 부질없는 생각해. 그날 병원에 일이 생겨서 나한테 오지 않았더라면, 오더라도 어디선가 1초라도 지체했다면, 하필 세경 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났어도 바래다 주지 않았더라면..."
이 대사는 지훈-세경이 죽었다는 설정에 들어맞지만, 둘 가운데 산 사람이 있어도 모순되는 건 아니다. 정음이 당장 만나지 못하는 지훈이 그리워서 한 말로 이해하면, 가정할 수 있는 경우 수가 많다. 둘 가운데 누구 하나는 살았거나, 심지어 지훈-세경 모두 죽지 않고 눈이 맞아 다른 곳으로 떠났다는 추측까지 할 수 있다. '1초'라는 말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사고가 어떻게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겼다고 볼 수 있다. 지훈-세경이 죽지 않았다는 해석은 둘의 죽음을 바라지 않던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