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계 본체는 멀쩡해도 줄은 자주 끊어져 2~3년에 한 번씩은 갈곤 했다. 시계줄을 사는 돈이 시계 몇 개를 살 만큼이었다. 가까운 시계방에서 똑같은 시계줄을 구하기 어려워 얼추 비슷한 것을 써왔다. 지난해에 시계줄이 또 끊어져서 시계를 차지 않다가, 몇 달 전쯤에 원래 시계줄과 같은 걸 파는 곳을 찾아서 다시 차고 다녔다.
이 시계는 달나이(월령)과 해·달이 뜨고 지는 시각을 5분 단위로 보여 준다. 이 정보들을 정확하게 보려면 위도, 경도, 시간대를 맞추어야 하는데, 설명서를 챙기지 않아서 기능을 이해하기까지 1~2년 걸렸다. 막상 자주 쓸 일은 없어도, 가끔 산에라도 갈 때 해가 넘어가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면 긴요할 수 있다. 월식이 보름날에, 일식은 그믐날과 초하루 사이에 일어난다는 사실도 이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보름날에 일식이 일어나고 덕만 공주가 등장하는 모습을 배꼽을 잡으며 보기도 했다.(관련글)
이제 너무 오래 썼다 싶어 새 시계를 찾다가 꽤 닮아 보이는 FT-200(아래 사진 왼쪽)을 찾아냈다. 주문해서 받아 보니 닮은 정도가 아니라 같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FT-200(왼쪽)과 GMW-15(오른쪽) 앞쪽

FT-200(왼쪽)과 GMW-15(오른쪽) 뒤쪽
FT-200은 밀물·썰물 시각을 보여 주는 기능이 새로 들어가서 낚시용임을 내세우고 있다. GMW-15은 어두우면 시계를 볼 수 없었는데, 새로 산 FT-200은 화면을 비추는 기능이 들어갔다. 겉모습은 달라졌어도 FT-200은 GMW-15의 기능을 똑같이 담고 있다. GMW-15은 시계 창이 곡면이고, FT-200은 평면이다.
GMW-15을 3만 7천원에 샀었는데, FT-200은 배송료를 포함해 약 3만 8천원에 샀다. 물가는 올랐어도 시계 값은 거의 그대로인 셈이다. 과연 새로 산 시계는 얼마나 오래 갈는지 두고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