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다 / 삼가 하다

'삼가다'는 조심스럽게 하거나 꺼리어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는 움직씨(동사)이다. '삼가다'가 들어갈 자리에 '삼가하다'를 쓰는 것은 바르지 않다. 그 까닭을 두 가지로 본다.

  첫째, '삼가다'의 씨줄기(어간) '삼가-'에 '-하다'를 시끝(어미)으로 붙일 수 없다. '그리다'와 '보다'를 '그리하다'와 '보하다'로 쓸 수 없는 것과 같다.

  둘째,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찌씨 + 움직씨'로서 '삼가 하다'로 띄어 썼다면 틀린 표현은 아니다. '반짝하다', '더하다'처럼 어찌씨 뒤에 뒷가지(접미사) '-하다'가 붙어 움직씨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씨(부사) '삼가'는 씨줄기 '삼가-'에 씨끝 '-아'가 붙은 꼴이고, 씨끝 뒤에 뒷가지 '-하다'는 붙일 수 없다.


  다음 세 문장을 구조가 같은 괄호 안의 문장과 함께 비교해 보자.

  ① 말을 삼가다. (비교: 말을 낮추다.)
  ② 삼가 말하다. (비교: 낮추어 말하다.)
  ③ 말을 삼가 하다. (비교: 말을 낮추어 하다.)

  ①는 말을 조심스럽게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말하기를 꺼린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간결하면서 가장 단호한 느낌이 드는 문장이다.

  ②은 조심스럽게 말한다는 뜻이다. 격식을 차려 말할 때에 '삼가'를 앞세워 쓰곤 한다.
 
  ③은 ②과 뜻은 비슷하면서, 격식은 덜 느껴지는 표현이다. 말을 하기는 하되 조심스럽게 한다는 뜻으로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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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린 글>

  1. 우리말 공부

    ddragonhjj님의 블로그2010/01/07 08:23

    우리말 공부하기 좋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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