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니다, -읍니다

1989년에 개정된 한글 맞춤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읍니다'가 합쇼할 자리의 맺음끝(종결어미)으로 주로 쓰였다. '있다', '없다'처럼 씨줄기(어간)가 'ㅅ'으로 끝나는 풀이씨는 합쇼체를 '있읍니다', '없읍니다'로 적었다. 과거형 안맺음씨끝(선어말어미)이 붙은 '있었다'도 '있었읍니다'로 적었다. 씨줄기가 다른 받침으로 끝나는 '좋다'와 '같다'의 합쇼체도 '좋읍니다'와 '같읍니다'로 적었다.

  한글학회가 1980년에 내놓은 한글 맞춤법을 보면 도움줄기 '-사옵-', '-사오-'는 그대로 써서 '있사오니', '없사옵고'로 적게 하였다[한글맞춤법(1980) 제17항]. 그런데 불합리하게도 다른 끝바꿈꼴에서는 '있읍니다', '없읍니다'처럼 '-사옵나이다'가 줄어든 꼴인 '-습니다'가 아닌 '-(으)옵니다'가 줄어든 꼴인 '-읍니다'로 쓰게 하였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있아오니', '없아옵고'를 맞는 표기로 혼동하였다. '같읍니다'와 '높읍니다'로 적으면서 [가씁니다], [놉씁니다]로 읽는 일도 잦았다.

  그러다가 개정된 현행 맞춤법이 1989년부터 시행되면서 풀이씨의 씨줄기가 닿소리로 끝나면 '-습니다'를 붙이고, 홀소리로 끝나면 '-ㅂ니다'를 붙이는 것이 바른 표기가 되었다(표준어 규정 - 표준어 사정 원칙 제17항).

  • 있다 : 있습니다, 있사오니 (○) / 있읍니다, 있아오니 (✕)
  • 없다 : 없습니다, 없사오니 (○) / 없읍니다, 없아오니 (✕)
  • 잇다 : 잇습니다 (○) / 이읍니다 (✕)
  • 같다 : 같습니다 (○) / 같읍니다 (✕)
  • 먹다 : 먹습니다 (○) / 먹읍니다  (✕)
  • 갔다(과거형) : 갔습니다 (○) / 갔읍니다 (✕)
  • 가다 : 갑니다 (○)
  • 크다 : 큽니다 (○)

  현행 맞춤법이 개정될 당시에는 예외를 두어 '동그랗다'처럼 씨줄기가 'ㅎ'으로 끝나는 풀이씨는 '-ㅂ니다'를 붙이게 하였다(한글 맞춤법 제18항). 그런데 이 예외가 1994년에 삭제되어 이제는 씨줄기가 'ㅎ'으로 끝나는 풀이씨도 '-습니다'를 붙인다.
  • 동그랗다 : 동그랗습니다 (○) - 동그랍니다 (✕)
  • 하얗다 : 하얗습니다 (○) - 하얍니다 (✕)
  • 그렇다 : 그렇습니다 (○) - 그럽니다 (✕) 
  • 갑니다, 옵니다, 합니다, 그립니다, 큽니다 (○)
  • 먹습니다, 잡습니다, 남습니다, 알맞습니다, 작습니다 (○)

  '갈다', '놀다', '물다'처럼 ㄹ 불규칙 끝바꿈을 하는 풀이씨는 씨줄기의 'ㄹ'이 떨어져 나가면서 '-ㅂ니다'가 붙는다.
  • 갈다 : 갑니다 - 가옵니다 - 가오니
  • 놀다 : 놉니다 - 노옵니다 - 노오니
  • 물다 : 뭅니다 - 무옵니다 - 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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