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에 처음 제안된 신세벌식 자판의 배열 방식과 입력 규칙

※ 일러두기

  • 공세벌식 자판은 '공병우 세벌식 자판'을 가리킵니다.
  • 신세벌식 자판(신 3벌식 자판)은 '신광조 세벌식 자판'을 뜻합니다.
  • 1995년에 나온 신세벌식 자판의 원안 배열을 신세벌식 1995 자판으로 적었습니다.
  • 신세벌식 1995 자판은 온라인 한글입력기로 웹에서 바로 써 볼 수 있습니다.
  • 더 확인한 내용을 보태거나 잘못 이야기한 내용을 고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용 고친 때 : 2016.1.15.)
  • 신광조 님이 하이텔 동호회 자료실에 공개한 자료는 글걸이 열린 마당에 올려 두었습니다.
  • '갈마들이'를 '첫가끝 갈마들이'로 고쳤습니다. (2018.5.31.)

1. 신세벌식 1995 자판과 처음 나온 때의 상황

  신세벌식 자판은 신광조 님이 1995년에 공세벌식 자판의 배열을 응용하여 새로운 입력 방식으로 창안한 세벌식 자판의 갈래이다.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선보인 곳은 그 무렵의 하이텔(PC 통신망)의 프로그래밍 동호회였다. 이 동호회 자료실에 '가장 진보된 한글 자판'이라는 제목이 붙은 신광조 님의 자료를 통하여 신세벌식 자판의 원리가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 자료에 붙은 압축 파일에는 신세벌식 자판의 원리를 설명하는 글과 도스(DOS) 환경에서 쓸 수 있는 간이 입력 변환기가 함께 담겨 있었다.

신세벌식 1995 (1995.9.22.)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제안된 글에 나온 자판 배열표 (신광조, 1995.9.22.)
[위 배열표는 신광조 님이 신세벌식 자판을 제안한 글(텍스트 파일)에 있던 것을 ᄒᆞᆫ글(아래아한글)로 본 모습임]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나온 때는 윈도우 95 한글판이 나오기를 두 달쯤 앞둔 때였다. 아직 명령어 기반 운영체제인 도스 환경에서 한글을 넣는 사람이 많았다. ᄒᆞᆫ글(아래아한글), 한메타자교사, 이야기를 비롯하여 도스에서 세벌식 자판을 쓸 수 있게 해 준 풀그림(프로그램)들은 한글문화원이 주로 보급한 3-90 자판을 주로 지원했고, 몇몇 풀그림들(ᄒᆞᆫ글, 이야기 등)은 3-90 자판과 함께 안종혁 순아래 자판주1을 지원했다. 3-91 자판은 윈도우 3.1나 매킨토시 운영체제 같은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 환경에서 쓸 수 있었는데, 아직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를 쓰는 비율이 낮았으므로 3-91 자판을 주로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3-90 자판
3-90 자판
안종혁 순아래 자판 (1990)
안종혁 순아래 자판 (1990)

  3-90 자판은 기호 자리를 영문 자판과 비슷하게 맞추어서 한글 배열과 영문 배열을 오가며 쓰기 편하게 공세벌식 배열이다. 하지만 홀소리 ㅒ와 홑받침 ㄷ·ㅈ·ㅊ·ㅋ·ㅌ·ㅍ을 윗글쇠를 누르고 쳐야 하므로, 윗글쇠를 함께 누르기 어려운 사람에게 불편하다. 순아래 자판에서는 3-90 자판의 윗글 자리에 있던 한글 낱자를 한글이 들어가지 않은 기호 자리로 옮겨서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글쇠(44개)에 한글 낱자가 들어간 것이 순아래 자판의 흠이다.

  신세벌식 1995 자판은 3-90 자판과 순아래 자판을 함께 개선한 꼴이다. 3-90 자판은 39개 글쇠에 한글 낱자가 담겨 있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29개 글쇠에 한글 낱자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 전자식 입력의 묘미를 살려 모아 쓰는 한글을 순아래 자판처럼 윗글쇠를 쓰지 않고 넣을 수 있게 하였다. 공세벌식 자판은 3-90 자판과 순아래 자판에서처럼 한 가지를 좋게 하면 다른 한 가지가 나빠지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신세벌식 자판은 '첫가끝 갈마들이'라는 한글 입력 방법을 비결 삼아 윗글쇠를 쓰지 않으면서 더 적은 글쇠로 한글을 넣게 하는 목표를 함께 이루었다.

 

2. 신세벌식 1995 자판의 특징

(1) 큰 틀의 배열 짜임새와 입력 방식

  신세벌식 1995 자판의 한글 배열은 3-90 자판과 많이 비슷하다. 첫소리를 오른손 쪽에 두고, 가운뎃소리(홀소리)와 끝소리(받침)이 왼손 쪽에 둔 것이 3-90 자판과 같다.

신세벌식 1995 (신세벌식 자판의 원안, 신광조)
신세벌식 1995 (신세벌식 자판의 원안)

  끝소리가 모두 아랫글 자리에 있고 가운뎃소리(홀소리)가 모두 윗글 자리에 있는 것은 3-90 자판과 다르다. 겹홀소리를 조합할 때에 쓰는 ㅗ·ㅜ는 첫소리의 윗글 자리에 들어가 있다.

  신세벌식 자판에는 닿소리가 모두 아랫글 자리에 놓여 있고, 홀소리가 모두 윗글 자리에 놓여 있다. 한 글쇠에 첫소리·가운뎃소리 또는 가운뎃소리·끝소리로 벌이 다른 낱자끼리 짝지어져 두 개씩 들어가 있는데, 이는 '첫가끝 갈마들이' 입력 방식주2을 쓰기 위한 짜임새이다.

  첫가끝 갈마들이는 한글을 넣는 차례(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에 맞추어 한 글쇠로 한글 낱자 두 개를 넣을 수 있게 한 입력 방법이다. 이를 위하여 신세벌식 자판에는 한글 낱자들이 첫소리·가운데소리 또는 가운뎃소리·끝소리로 짝지어 들어간다. 이 입력 방식을 통하여 신세벌식 자판에서는 윗글쇠를 쓰지 않고 모아 쓰는 요즘한글 낱내(음절)를 모두 넣을 수 있다. 다만 첫소리 없이 가운뎃소리(홀소리)만 따로 칠 때에는 윗글쇠를 함께 누르고 쳐야 한다.

  3-90 자판을 비롯한 공세벌식 자판에는 한글 낱자들이 4줄에 걸쳐 있는 39글쇠에 담겨 있는데, 신세벌식 자판은 3줄 배열에 걸쳐 있는 29글쇠에 한글 낱자들을 담겨 있다. 신세벌식 자판은 기본 배열에 겹받침을 ㅆ만 넣었고, 첫가끝 갈마들이 입력 방식을 써서 한 글쇠에 들어가는 한글 낱자의 밀도를 높였다.

신세벌식 1995 자판과 3-90  자판으로 '있습니다'를 칠 때 글쇠 누르는

(2) 한글 배열

① 첫닿소리

신세벌식 1995 - 첫소리 배열

  첫소리는 모두 오른손 아랫글 자리에 있다. ㅋ을 뺀 첫닿소리는 3-90 자판과 같은 자리에 놓여 있다. ㅋ은 영문 자판의 빗금(/) 자리에 있다.

② 홀소리(가운뎃소리)

신세벌식 1995 -  홀소리 배열

  홀소리는 모두 윗글 자리에 있다.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할 때 넣는 ㅗ와 ㅜ가 오른손쪽에 있고, 나머지 홀소리들은 왼손 쪽에 있다.

  3-90 자판의 아랫글 자리에 있는 홀소리들(ㅏ, ㅐ, ㅓ,  ㅔ, ㅕ, ㅗ,  ㅜ, ㅣ)은 신세벌식 자판 원안에도 같은 자리 글쇠에 들어갔는데, 모든 홀소리가 윗글 자리에 들어간 것이 3-90 자판과 다르다.

  3-90 자판에서 윗글쇠를 함께 눌러 넣는 ㅒ는 A 자리에 있고, 겹홀소리인 ㅢ는 왼손 쪽에 Q 자리에 있다.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ㅗ·ㅜ는 오른손 쪽의 된소리를 만들지 않는 첫소리인 ㅁ·ㅊ·ㅍ·ㅋ 자리에 겹쳐 들어갔다.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ㅗ를 첫소리 ㅋ 자리(영문 자판의 빗금 자리)에서도 넣게 한 것은 공세벌식 자판에 익숙한 사람을 배려한 것이다.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ㅜ가 두 개 들어간 것은 '귀'와 '쥐'를 누를 때에 같은 손가락을 거듭 쓰지 않아도 되게 하려는 뜻인 것 같다.

③ 받침(끝닿소리)

신세벌식 1995 -  끝소리 배열

  받침은 모두 왼손 쪽 아랫글 자리에 있다. 겹받침은 ㅆ만 따로 있고, 다른 겹받침은 없다. ㄱ,ㄴ,ㄹ,ㅁ,ㅅ,ㅇ의 자리는 3-90 자판과 같다.

(3) 숫자·기호

신세벌식 1995 -  기호 배열

  숫자 자리는 영문 자판과 같다. 기호 3개( ; / ' )가 영문 자판과 자리가 다르고, 나머지 기호들의 자리는 영문 쿼티 자판과 같다. 숫자와 6개 기호( ! < > / ; ' )가 영문 자판과 자리가 다른 3-90 자판보다 숫자·기호 배열이 영문 자판과 비슷하다.

 

3. 원안과 함께 공개된 신세벌식 입력 변환기

  신세벌식 1995 자판은 신세벌식 자판의 원리를 보여 주는 입력 변환기와 함께 공개되었다. 신세벌식 입력 변환기는 쓰임새에 다른 두 가지 판(SHIN3.COM / SHIN3T.COM)으로 있었고, 도스에서 실행되면 램에 머무르면서 표준 두벌식 자판에 맞게 들어오는 글쇠값을 가로채서 신세벌식에 맞게 바꾸어 넣어 주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SHIN3.COM은 글틀(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일반 풀그림에서 쓰기 위한 것이다. 입력 변환기가 첫닿소리와 끝닿소리를 가리지 않는 두벌식 자판 상태에서 쓰이므로, 닿소리를 다른 처리 없이 그냥 넣는다면 다음 낱내(음절)에 들어갈 첫소리가 앞 낱내의 끝소리로 달라붙어서 도깨비불이 생기게 된다. SHIN3.COM은 이 도깨비불을 없애려고 끝소리로 잘못 들어간 낱자를 지우고 첫소리를 다시 넣는 처리 과정이 들어간다.주3

아래아한글 2.5과 신세벌식 입력 변환기로 문장 넣기
아래아한글 2.5과 신세벌식 입력 변환기로 문장 넣기 (움직그림)

  SHIN3T.COM은 타자 연습 풀그림의 특성에 맞춘 변환기이다. 도스에서 많이 쓰인 한메타자교사에서는 낱내(음절)가 맞게 들어갔을 때에 낱내 조합을 미리 끝맺는다. 이 때문에 SHIN3.COM처럼 앞에 넣은 한 자를 지우고 낱자를 다시 집어넣는 처리를 하면, 아래 움직그림에서처럼 연습하는 사람이 잘 쳤는데도 타자 연습 풀그림이 잘못 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장 연습을 할 때 맞게 쳤는데 오타가 났음을 알리는 반응이 자주 나오거나, 놀이를 하거나 사용자 정보를 넣을 때에 앞에 넣은 낱내가 지워지거나 빈칸이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SHIN3T.COM은 두벌식 자판을 쓸 때처럼 새 낱내의 첫소리가 앞 낱내의 끝소리로 달라 붙는 도깨비불을 일으켜서 타자 연습 풀그림이 그릇된 반응을 하거나 글을 넣지 못하는 때가 생기지 않게 하였다.

SHIN3.COM을 띄워서 치기 (한메타자교사)
SHIN3.COM을 띄워서 한메타자교사로 연습하기 (움직그림)
SHIN3T.COM을 띄워서 치기 (한메타자교사)
SHIN3T.COM을 띄워서 한메타자교사로 연습하기 (움직그림)

  이 입력 변환기들은 두벌식 자판의 틀에 끼워서 쓰도록 만들어진 간이 변환기이므로, 아래처럼 신세벌식 자판의 본래 설계 의도와 다르게 구현되거나 미처 다듬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

  • 한글 조합 상태가 아닌 때에 끝소리를 넣으면 첫소리로 들어간다
  • 끝소리가 들어간 다음에 윗글쇠를 함께 눌러 홀소리를 넣으면 먼저 들어간 끝소리가 첫소리로 바뀐다.
  • 타자 연습 풀그림에서 SHIN3T.COM으로 쓸 때에 된소리가 들어간 말이 잘못 들어가기도 한다. '도끼'나 '밖'을 넣으면 '독끼', '박ㄲ'으로 들어가거나 앞 낱내가 지워져서 '끼', 'ㄲ'만 들어간다.주4
  • 아래아한글 1.×이나 다른 글틀에서 글쇠 자리가 비어 있는 Y, U, H, N, L 자리를 누를 때에 한·영 상태가 바뀌고 입력 변환기의 변환 기능이 멈춘다.주5

 

4. 입력 변환기로 구현된 신세벌식 자판의 입력 규칙

  신세벌식 자판의 설계 원칙은 신세벌식 원안 배열(신세벌식 1995)을 구현한 입력 변환기을 통하여 거의 알 수 있다. 다만 이 입력 변환기는 오롯한 틀을 갖추지 못하고 다른 응용 풀그림에 끼워서 쓰는 간이 변환기여서, 어쩔 수 없이 설계 원칙에 어긋나게 구현된 부분도 있다.

(1) 한글 낱자가 들어가지 않았을 때

① 첫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오른손 쪽 글쇠에서 y u i o p h j j k l ; ' n m / 글쇠를 넣으면 첫소리가 들어간다.

② 윗글쇠와 함께 홀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언제나 홀소리가 들어간다.

③ 끝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끝소리가 첫소리로 들어간다.주6

 

(2) 첫소리가 하나만 들어갔을 때 (된소리는 아닐 때)

① 첫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앞에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이 들어간 다음에 같은 첫소리가 들어왔다면, 된소리로 조합된다.주7
  • 앞에 들어간 첫소리와 방금 들어간 첫소리가 서로 다르거나 된소리 조합을 이루지 않는다면, 방금 들어간 첫소리가 새 낱내의 첫소리로 바뀐다.
  • 홀소리가 함께 있는 글쇠를 눌렸다면, 홀소리가 들어간다.

② 홀소리와 끝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홀소리가 들어간다.
  • 오른손 쪽에서 ㅗ·ㅜ를 넣으면 다음에 겹홀소리를 조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 홀소리를 넣지 않은 채로 끝소리를 넣을 수 없다.주8

(3) 첫소리만 된소리로 들어갔을 때

① 첫소리가 있고 홀소리가 없는 글쇠를 눌렀을 때

  • 첫소리가 새 낱내로 들어간다.

② 홀소리가 있는 글쇠를 눌렀을 때

  • 홀소리가 들어간다

(4) 홀소리만 들어갔을 때

① 윗글쇠와 함께 홀소리가 있는 글쇠를 눌렀을 때

  • 홀소리가 들어간다. 다음에 들어오는 홀소리에 따라 겹홀소리로 조합될 수도 있다.

②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홀소리가 있는 글쇠를 눌렀을 때

  • 앞에 왼손 쪽에서 홀소리를 넣었다면 받침이 들어간다.
  • 앞에 오른손 쪽에서 ㅗ를 넣었다면,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ㅏ·ㅐ·ㅣ 자리 글쇠를 치면 겹홀소리 ㅘ·ㅙ·ㅟ로 조합된다.
  • 앞에 오른손 쪽에서 ㅜ를 넣었다면,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ㅓ·ㅔ·ㅣ 자리 글쇠를 치면 겹홀소리 ㅝ·ㅞ·ㅟ로 조합된다.

(5) 첫소리와 홀소리가 들어갔고, 끝소리가 들어가지 않있을 때

① 첫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첫소리가 새 낱내로 들어간다.

② 홀소리와 끝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앞에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ㅗ가 들어갔고 방금 누른 글쇠에 ㅏ·ㅐ·ㅣ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겹홀소리 ㅘ·ㅙ·ㅚ 가운데 하나로 조합된다.
  • 앞에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ㅜ가 들어갔고 방금 누른 글쇠에 ㅓ·ㅔ·ㅣ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겹홀소리 ㅝ·ㅞ·ㅟ 가운데 하나로 조합된다.
  • 겹홀소리를 조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면 끝소리가 들어간다.
  • 겹홀소리를 조합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앞에 들어간 홀소리와 겹홀소리를 이루지 못하는 조합이라면, 끝소리가 들어간다.주9

(6) 첫소리·홀소리·끝소리가 들어갔을 때

① 첫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넣음

  • 첫소리가 새 낱내로 들어간다.

② 홀소리와 끝소리가 있는 글쇠를 누름

  • 앞에 들어간 끝소리와 방금 누른 자리의 끝소리가 겹받침을 이룰 수 있는 조합이면, 겹받침으로 조합된다.
  • 앞에 들어간 끝소리와 방금 누른 자리의 끝소리가 겹받침을 이룰 수 있는 조합이 아니면, 방금 누른 끝소리가 다음 낱내의 첫소리로 들어간다.주10

(7) 한글 조합 상태에서 뒷걸음 글쇠(백스페이스)로 낱자를 지울 때

  • 앞의 상태로 정확히 돌아간다. 겹홀소리 조합용 홀소리를 넣은 다음의 상태도 반영된다.

 

5. 신세벌식 자판에 얽힌 궁금증 풀기

 (1) '신세벌식'에 붙은 '신'은 뜻은?

  '신세벌식'의 뜻은 신광조 님이 신세벌식 자판을 제안한 글에 이렇게 나와 있다.

  그냥 3벌식으로 이름을 짓자니 혼동될 염려가 있어 필자의 성을 따서 신 3벌식 자판이라고 지었다.

  '신 3벌식'은 '신광조 3벌식'을 뜻한다. 하지만 '신의주'나 '신대륙'처럼 이미 쓰이던 낱말의 앞에 '신'을 붙이면 거의 누구나 '새로울 신(新)'을 떠올린다. 그러므로 '신세벌식'은 '새로운 세벌식'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도 함께 노리고 지어진 이름이기도 하다.주11

 

(2) 신세벌식 1995 자판은 3-90 자판의 개선안일까?

  3-89 자판을 비롯한 1980년대에 나온 공세벌식 자판 배열들은 영문 자판과 기호 자리가 많이 달랐다. 매킨토시에서 쓰인 직결식 한글 처리주12를 쉽게 하려고 요즘한글에 쓰이는 모든 겹받침을 넣었기 때문이다. 겹받침이 많이 들어가서 영문 자판에 기호들을 담을 자리가 모자랐고 그 기호들을 한글 배열의 같은 자리에 담기도 어려웠다.

공세벌식 3-89 자판
3-89 자판
공세벌식 3-90 자판
3-90 자판

  3-90 자판은 겹받침 수를 줄여서 영문 자판에 있는 모든 기호들을 담은 배열이다. 기호들이 영문 자판과 꽤 비슷한 자리에 있어서, 영문 자판을 자주 쓸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더 편리하고 쉽게 익힐 수 있는 배열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처음 익히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3-90 자판에 이런 아쉬운 점들이 남아 있다.주13

  • 영문 자판의 숫자 자리에 있는 한글 낱자들을 치기가 불편하다.
  • 기본 배열에 들어간 겹받침들의 자리를 익히기 어렵고, 배열이 복잡하게 보인다.
  • 적지 않은 한글 낱자들을 윗글쇠를 함께 눌러 넣는다.
  • 숫자와 몇몇 기호들의 자리가  자리가 다르다.

  3-90 자판은 먼저 쓰이던 배열(3-89 자판)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겹받침과 맨 윗줄 글쇠에 있는 한글 낱자들을 넣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처음 익히는 단계에서 쉽지 않다.

신세벌식 1995 (신세벌식 자판의 원안, 신광조)
신세벌식 1995

  신세벌식 자판은 3-90 자판의 설계 방향을 이어 가면서, 3-90 자판의 아쉬운 점들을 많이 풀어 낸 꼴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다음처럼 공세벌식 자판보다 더 많은 사람이 쓰기 좋게 개량된 자판 배열이기도 하다.

  • 기본 배열에 들어간 한글 낱자의 수가 더 적어서 더 빠르고 쉽게 익힐 수 있다.
  • 한글 낱자가 들어가는 글쇠 영역이 더 좁아서 손이 작은 사람(특히 어린이와 여자)에게 편하다.
  • 윗글쇠를 쓰지 않고 모아쓰는 한글을 모두 넣을 수 있어서 손이 불편한 사람이 쓰기 좋다.
  • 영문 자판과 숫자·기호 배열이 더 비슷해서 한글·영문 상태를 자주 오갈 때의 어려움이 더 적다.
  • 필요하다면 더 많은 겹받침을 확장 기능으로 넣게 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쓰인 확장 기능)
  3-90 신세벌식 1995
겹받침 ㄲ, ㄶ, ㅄ, ㄺ, ㄻ, ㅀ, ㅆ
영문 자판과
자리가 다른 기호
! < > / ; ' (6개) ; / ' (3개)
숫자 오른쪽 숫자판과 배치가 같음
(윗글쇠를 누르고 넣음)
영문 자판과 같은 자리에서 넣음
맨 윗줄에 들어가는
한글 낱자
ㅖ·ㅛ·ㅠ·ㅑ·ㅢ
ㅜ(겹홀소리 조합용)
받침 ㅂ·ㅈ·ㅎ·ㅆ
없음
윗글쇠를 눌러 넣는
한글 낱자
ㅒ, 받침 ㄷ·ㅈ·ㅊ·ㅋ·ㅌ·ㅍ 따로 넣는 홀소리

  신세벌식 자판에도 아래처럼 공세벌식 자판보다 아쉬운 점은 있다.

  • '엽', '욕'을 넣을 때처럼 같은 글쇠를 거듭 눌러서 다른 한글 낱자를 넣을 때가 생긴다.
  • 이미 알려진 타자기 설계 방식으로는 수동 타자기 자판으로 쓸 수 없다.
  • 공세벌식 자판에서는 겹홀소리 조합용 홀소리(ㅗ·ㅜ)를 선택 요소로 볼 수 있지만, 신세벌식 자판에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요소이다.주14
  • 공세벌식 자판보다 왼손 네째·다섯째 손가락(약지·소지)을 더 많이 쓰고, 두 손가락을 이어칠 때도 있다.주15
  • 홀소리를 따로 넣을 때는 윗글쇠를 써야 한다.

  이 아쉬운 점들 때문에 공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이 신세벌식 자판을 쓰려고 할 때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신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이 갑자기 공세벌식 자판을 쓸 때만큼 불편하지는 않다.

  이처럼 공세벌식 자판보다 익히기 쉽고 쓰기도 편리한 세벌식 자판이 1995년에 나온 것은 돌이켜 보면 혁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 공세벌식 자판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응용 풀그림이 거의 없었던 것처럼, 신세벌식 자판도 2000년대 초까지는 입력 환경이 뒷받쳐 주지 못하여 공세벌식 자판의 대안으로 바로 주목 받지는 못했다.

(3) 3-91 자판은 신세벌식 1995 자판이 나오는 데에 영향을 미쳤을까?

  3-90 자판과 3-91 자판은 아래글 자리(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치는 글쇠 자리)의 한글 배열이 같다. 그렇지만 윗글 자리의 한글 배열과 숫자·기호 배열이 달라서 둘은 목표한 쓰임새가 다른 배열이 되었다. 신세벌식 자판을 만들 때에도 어느 공세벌식 배열을 바탕으로 하는지에 따라 목표한 쓰임새가 다른 신세벌식 자판이 나올 수 있다.

공세벌식 3-90 자판
3-90 자판
공세벌식 3-91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공병우 글자판, 공자판)
3-91 자판 (공병우 최종 자판. 공병우 글자판, 공자판)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은 매킨토시 환경에서 처음 쓰였다. 매킨토시에서는 '직결식 한글 처리 방식'이라는 방법으로 공세벌식 자판을 쓸 수 있었다. 직결식 한글 처리는 제대로 된 한글 입력기가 나오지 않은 때에 영문 매킨토시 환경에서 글짜 너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영문 글꼴을 한글 낱자를 나타내는 데에 쓴 간이 입출력 방식이다. 매킨토시에서는 세벌식 자판을 제대로 지원하는 입력기 또는 응용 풀그림이 빨리 나오지 못해서 개발이 늦어져서 1990년대 중반까지 직결식 한글 처리 방식으로 세벌식 자판(3-91 자판)을 쓸 수 있었다.주16

  직결식 처리 때문에 매킨토시에서 세벌식 자판으로 넣은 글은 그 때에 널리 쓰이던 완성형 또는 조합형 한글 부호 체계와 다르게 들어갔다. 직결식으로 넣은 글은 그에 맞는 직결식 글꼴이 있어야 볼 수 있었고, 자판 배열을 바꾸려면 직결식 글꼴도 다르게 바꾸어야 했다. 매킨토시가 아닌 다른 환경에서 직결식으로 넣은 글을 보려면 그 글의 부호 체계를 바꾸어서 보아야 했다. 그러다 매킨토시에서 3-91 자판을 쓰는 사람은 남들과 문서를 주고 받을 때에 번거로움이 컸다. 그나마 매킨토시는 IBM 호환 PC보다 훨씬 드물게 쓰였으므로, 매킨토시의 세벌식 입력 환경이 세벌식 자판을 업무에 쓰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IBM 호환 기종 PC에서도 윈도우 3.1에서 '공자판'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간 3-91 자판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아래아한글을 비롯한 자주 쓰이던 풀그림들이 도스 쪽에 많았으므로, 윈도우 3.1에서 3-91 자판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세벌식 자판을 지원하는 도스 풀그림들은 3-90 자판을 주로 지원했고 3-91 자판은 지원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나온 때에는 3-91 자판을 아는 사람이 적었고, 3-91 자판은 쓰고 싶어도 쓰기 어려웠다. 그 무렵에 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들은 거의 3-90 자판을 쓰고 있었으므로, '3벌식 자판'은 3-90 자판을 가리키는 말과 다름없었다. 순아래 자판과 3-93 옛한글 자판처럼 3-90 자판을 바탕으로 한 응용 배열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언뜻 보면 신세벌식 자판을 처음 제안한 글에는 대체로 3-90 자판과 3-91 자판의 공통된 특징들이 '3벌식 자판'의 특징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신세벌식 자판이 3-91 자판을 참고하여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3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신 3벌식 자판)을 견주어 이야기한 다음 구절을 보면, 어느 공세벌식 배열을 '3벌식 자판'으로 가리켜 이야기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자판은 복자음 종성을 지원하지 않는다. 받침 ᆭ ᆰ ᆩ ᆹ ᆱ ᆶ 을 따로 따로 입력해야 한다.

  3-90 자판에는 ᆻ과 6개 받침(ᆭ ᆰ ᆩ ᆹ ᆱ ᆶ)이 따로 들어 있다. 만약 위 구절이 3-91 자판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면, 굳이 3-90 자판에 들어간 6개 받침을 강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광조 님의 글에 이야기된 '3벌식 자판'은 3-90 자판을 가리킨 것이 틀림없다.

  뒤에 나온 박경남 신세벌식 자판의 기호 3개(?, !, ※) 자리와 신세벌식 2012 자판의 따옴표 자리는 3-91 자판과 비슷하게 맞춘 부분이다. 하지만 3줄 한글 배열이 쓰이는 신세벌식 자판이 3-91 자판의 한글 배열 특징을 따라가기는 어려워서, 신세벌식 자판이 3-91 자판만의 배열 특징을 따르는 것은 몇 안 되는 기호들에 그치고 있다.

(4) 신세벌식 자판은 왜 공세벌식 자판과 비슷한 한글 배열로 나올까?

  신세벌식 1995 자판이 나온 뒤에도 박경남 신세벌식,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신세벌식 2012을 비롯한 신세벌식 배열들이 더 나왔다. 신세벌식 2015 자판을 빼면, 그 동안 나온 신세벌식 자판들은 먼저 나온 공세벌식 자판과 비슷하게 한글 배열이 맞추어져 나온 공통점이 있다.

신세벌식 자판 한글 배열이 비슷한 공세벌식 자판
신세벌식 1995 3-90
박경남 신세벌식 3-90
(기호 3개가 3-91 자판과 비슷함)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2003)
3-90
신세벌식 2012 3-2012
신세벌식 P 3-P3주17

   신세벌식 자판을 꼭 공세벌식 자판과 비슷한 배열로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공세벌식 자판과 매우 다른 배열로 만들 수도 있고, 흔히 쓰이는 두벌식 자판에 갈마들이 방식을 끌어들여서 신세벌식 배열처럼 쓰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줄곧 신세벌식 자판이 공세벌식 자판과 비슷한 배열로 나오는 것은 다음 까닭 때문이다.

  • 신세벌식 배열을 제안한 사람이 공세벌식 자판을 먼저 익혀서 익숙하게 쓰고 있었다.
  • 공세벌식 자판의 아랫글 배열이 그대로 신세벌식 자판에 옮겨 써도 좋을 만큼 잘 조율되어 있다.

  신세벌식 자판을 쓰거나 관심을 두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수가 공세벌식 자판을 능숙하게 써 본 적이 있으므로, 이미 손에 익은 공세벌식 배열과 비슷하게 만들면 따로 연습하지 않고 신세벌식 자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점이 좋다. 만약에 흔히 쓰이는 공세벌식 배열과 매우 다른 꼴로 신세벌식 자판을 만든다면, 만든 사람도 쓰지 못하는 배열이 될 수 있다.

  더 능률이 높고 쓰기 편한 신세벌식 배열 조합이 있다면, 낯선 꼴이라도 써 봄 직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흔히 쓰이는 공세벌식 자판에서 많이 벗어났으면서 더 낫다고 여겨지는 신세벌식 배열 조합이 나오지 못했다.주18

(5) 왜 신세벌식 원안 배열이 뒤에 나온 배열보다 잘 알려지지 못했을까?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나온 무렵은 전화망으로 운영되던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 같은 대형 PC 통신망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 통신 시장을 주름잡던 때였다. 가입자들에게 월 단위 요금을 받아 운영되었다. 요즈음에 네이버·다음 같은 그물집들이 수많은 게시판과 카페를 운영하는 것처럼, PC 통신망에서도 여론·정보 게시판과 공개 자료실과 동호회가 가입자들의 활동 공간이 되었다.

  PC 통신망들은 더 많은 가입자들을 끌어들이려고 경쟁하는 사이였으므로, 다른 PC 통신망들과 정보를 바로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를 갖추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PC 통신망에 올라온 정보나 자료가 다른 통신망으로 퍼지려면, 두 통신망을 함께 쓸 수 있거나 다른 통신망을 쓰는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자료는 부지런히 퍼나르는 사람이 있어서 다른 통신망에 쉽게 퍼져 나갔지만, 그렇지 않은 자료는 게시판이나 자료실의 한 켠에 머물다가 사라지기 쉬웠다.

  그 무렵에 PC 통신망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웹(월드 와이드 웹, World Wide Web)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인터넷 전용선이 많이 깔리지 않아 전송 속도가 느린 전화망을 쓰는 사람이 많았고, 쌓여 있는 쓸 만한 정보와 기능이 적었다. 그나마도  PC 통신망이 웹에 들어가는 창구가 되곤 했으므로, 1990년대에는 PC 통신망을 통하여 세벌식 자판에 얽힌 정보들이 주로 퍼질 수밖에 없었다.

  PC 통신망들 가운데 세벌식 자판에 얽힌 자료들은 많이 올라온 곳은 하이텔이었다. 한글문화원이나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자료들이 대체로 하이텔의 여러 동호회들에 먼저 올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텔보다 회원층이 두텁지 못한 천리안은 소식이 늦었고,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일정 기간마다 지우는 정책을 폈다. 이 때문에 어느 PC 통신망을 쓰는지에 따라 바라는 자료를 얻을 확률이 달랐고, 어느 곳에 올라왔는지를 몰라 관심 있는 자료를 놓칠 수도 있었다.주19

  신세벌식 자판은 개인 개발자의 손에서 만들어져 언론 매체나 단체의 힘을 빌지 못하고 매우 천천히 알려졌다. 그나마도 신세벌식 자판을 제대로 지원하는 입력기나 응용 풀그림이 일찍 나오지 못해서 신세벌식 자판을 아는 사람들도 한동안 쓰기 어려웠다. 윈도우 환경에서 신세벌식 자판까지 지원할 수 있는 틀을 갖춘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나온 뒤에야 신세벌식 자판은 실제로 널리 쓰이는 세벌식 자판의 갈래로 떠오를 수 있었다.

  날개셋이 없는 동안에 신세벌식 1995 자판(원안 배열)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거의 쓰이지 못했다. 날개셋이 나온 다음에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자판(박경남 2003)이 원안 배열보다 널리 알려졌으므로, 2000년대에는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자판이 많이 쓰였다.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2003)
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자판 (2003)

 (6)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는 입력기는?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는 입력기의 수는 공세벌식 자판보다 적다. 지난날의 공세벌식 자판에 없던 '첫가끝 갈마들이' 입력 방식 때문에,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려면 공세벌식 자판보다 한글 처리 기능을 더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날개셋은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가장 먼저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여 신세벌식 자판을 널리 알리는 데에 크게 이바지한 입력기이다. 리눅스의 한글 입력기들은 libhangul이라는 한글 라이브러리를 많이 공유하는데, 이 libhangul의 확장판인 3beol판 libhangul을 통하여 리눅스에서 신세벌식 자판이 지원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MN 로그인 키보드가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한글 입력기는 웹 화면에서 쓸 수 있는 간이 입력기이다.

  지원하는 신세벌식 자판 특징
날개셋 기본 예제 파일: 박경남 2003주20
따로 배포하는 파일: 2012, 2015, MP2
글쇠값과 오토마타를 고쳐서 신세벌식 배열과 입력 방식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음
libhangul
(3beol)
1995, 박경남 2003, 2012, 2015, M ibus-hangul, fcitx-hangul, nabi 등에서 쓰이는 한글 공용 라이브러리 수정·확장판
온라인 한글 입력기 1995, 박경남, 박경남 2003, 2012, 2015, M, P2 자바스트립트로 돌아가는 웹 입력기
온라인 한글 입력기 (3beol) 1995, 박경남 2003, 2012, 2015, M 자바스트립트로 돌아가는 웹 입력기
(글쇠 자리 연습 기능이 있음)
MN 로그인 키보드 박경남 2003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입력기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는 이들 입력기들은 그 동안 널리 알려진 신세벌식 2003 자판(박경남 수정 신세벌식 자판)을 공통으로 지원하고 있고, 2010년대에 제안된 신세벌식 2012, 신세벌식 2015, 신세벌식 M, 신세벌식 P2 등을 지원하거나 쓸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입력기들도 있다.

(7) 신세벌식 1995 자판의 입력 규칙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을까?

  나중에 나온 신세벌식 자판들도 원안인 신세벌식 1995 자판의 특징을 많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원안 배열과 언제나 똑같은 입력 규칙으로 쓰이고 있지는 않다.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쓰는 배열은 그렇지 않은 배열보다 입력기 개발자의 재량에 따라 한글 입력 방법을 조금 달리할 수 있는 틈이 더 크다. 특히 홀소리와 받침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쓰는 사람의 편의를 헤아리거나 개발자의 주관에 따라 입력 규칙을 달리 잡을 수 있다. 또 달리 생각할 수 있는 입력 규칙의 가짓수가 많을수록, 입력기 개발자가 실수로 잘못 구현한 입력 규칙이 눈에 잘 띄지 않고 남아 있을 확률도 높아진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배열을 만든 사람의 뜻인지 입력기를 만든 사람의 뜻인지 가리기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신세벌식 원안 배열은 입력 규칙을 설명한 글과 입력 변환기가 함께 남아 있다. 그래서 자료가 전혀 없을 때보다는 처음 제안한 사람(신광조)의 뜻이 왜곡될 위험은 적다.

  신세벌식 1995 자판을 구현한 입력 변환기에도 요령껏 변칙 처리한 곳이 있다. 앞에서 살핀 입력 규칙 가운데 (4)-②의 세째, 네째 항처럼 겹홀소리를 조합할 수 있는 상태에서 홀소리 대신 받침이 들어가게 한 것이 그런 예이다. libhangul과 MN 로그인 키보드 등은 원안을 구현한 입력 변환기의 변칙 처리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날개셋의 예제 파일에서는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ㅗ·ㅜ 다음에는 홀소리가 들어가게 하는 단순한 원칙으로 구현하고 있다. 원안 입력 변환기의 방식은 겹홀소리를 넣으려다 잘못 첬을 때에 고치기 좋고, 날개셋의 방식은 구현하기 간단하고 처음 익히는 사람이 바른 타자법을 지키도록 이끌 수 있는 점이 좋다. 이처럼 둘 이상의 방안이 모두 좋은 점이 있어서 어느 한 쪽만 꼭 옳다고 하기가 어려운 때가 종종 있다.

  요즈음의 유행이나 색다른 요구에 맞추어 변칙을 두거나 덧붙여 쓰는 확장 기능도 있다.

  3beol판 libhangul에서는 이른바 초성체를 쉽게 넣을 수 있게 하는 변칙을 두고 있다. 한글 조합 상태가 아닐 때에 받침 글쇠를 누르면 닿소리가 호환 자모로 들어가고, 그 다음에 윗글쇠와 함께 받침이 있는 누르면 호환 자모에 있는 겹받침으로 바뀔 수도 있게 하였다. 공세벌식 자판으로는 바로 넣지 못하는 'ㄱㄱ'이나 'ㅅㅅ' 따위를 받침 글쇠로 넣게 하는 방법이다.

  요즈음의 신세벌식 자판(신세벌식 P)에는 기호 확장 배열도 쓰인다.

신세벌식 P (기호 및 겹받침 확장 배열)
신세벌식 P (기호 및 겹받침 확장 배열)

  기호 확장 입력법은 잘 쓰이지 않는 첫소리 조합(ㅇ+ㄱ, ㅇ+ㅈ, ㅇ+ㅂ)을 치고 나서 기호 확장 배열로 더 많은 기호를 넣는 방안이다. 기본 배열에 담지 못하는 다양한 기호들을 문자표나 다른 배열을 통하지 않고 바로 넣기 위한 기능이다.주21

  두 가지 방안으로 나뉜 겹받침 확장 입력법도 있다. 하나는 윗글쇠를 함께 눌러 겹받침을 한꺼번에 넣는 방법인데, 공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주22 다른 하나는 같은 글쇠를 두 번 눌러서 겹받침을 넣는 방안이다.주23 주24 겹받침 확장 입력법은 옛 공세벌식 자판처럼 홑받침을 조합하여 겹받침을 넣기 까다로운 배열에서는 쓸모 있지만, 신세벌식 P 자판처럼 겹받침을 2타로 넣기 좋은 배열에서는 필요가 적다.

(8) 신세벌식 자판이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에 미친 영향은?

  신세벌식 자판에서 선보인 '첫가끝 갈마들이'는 이제 다른 세벌식 자판에도 쓰이고 있다. 공세벌식 자판의 배열 특징을 지키면서 첫가끝 갈마들이를 쓰는 짜임새를 갖춘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이 그 본보기이다.  신세벌식 자판이 처음 나오는 것에 공세벌식 자판이 밑바탕이 되었다면, 거꾸로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이 나오는 데에는 신세벌식 자판이 밑거름이 되었다.

  공세벌식 자판에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2014년에 한글문화원이 비공식으로 공개한 314 자판(안)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314 자판(안)은 받침 5개(ㅈ,ㅋ,ㄵ,ㄾ, ㄿ)가 든 글쇠에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적용했지만, 몇몇 홑받침(ㄷ,ㅊ,ㅌ,ㅍ)은 윗글쇠를 누르고 넣어야 하는 배열이었다. 글쓴이는 314 자판에서 새로 시도한 방식에 주목하여,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모든 홑받침에 적용하는 꼴로 바꾼 3-2014 자판을 제안했다. 소인배 님은 3-2014 자판을 타자 행동 분석 과정을 거쳐 기본 배열을 더 개선한 3-2015 자판을 제안했다.주25

세벌식 3-2014 자판 (기본 배열)
3-2014 자판
3-2015 자판
3-2015 자판

  그 동안 공세벌식 자판은 홑받침과 겹받침이 섞인 배열 특징 때문에 새로운 배열이 제안될 때마다 받침 자리가 거듭 바뀌는 일을 겪어 왔다. 윗글쇠를 눌러 넣는 낱자의 수가 많아서 처음 익힐 때에 시간이 더 걸린다. 손이 불편한 사람을 배려하려면 순아래 자판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공세벌식 자판에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적용하면 그런 문제들을 많이 풀 수 있다.

  •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모아쓰는 한글 낱내를 넣을 수 있어서 손이 불편한 사람이 더 편하게 쓸 수 있다.
  • 기본 배열에 ㅆ을 뺀 겹받침은 넣지 않고 홑받침들을 우선하여 배치하므로, 일관성 있고 간견하게 보이면서 타자 효율을 더 헤아린 받침 배열을 만들기 좋다.
  • 신세벌식 자판처럼 홑받침 위에 겹받침을 얹는 겹받침 확장 입력법을 쓸 수 있다.
    (문장용 배열을 쓰는 효과를 냄)
  • 3-90 자판처럼 기호들을 대체로 영문 자판과 비슷한 자리에서 넣게 할 수 있다.
    (사무용 배열의 목적에 맞음)
  •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으로 쓰지 않을 때에는 옛 공세벌식 자판과 같은 방법으로 쓸 수 있고, 수동 타자기 배열로 쓸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을 헤아린다면, 변형 배열이 많은 공세벌식 자판을 하나로 아우를 만한 배열은 옛 타자 방식을 쓰는 쪽보다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쓰는 쪽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47개 글쇠에 94개 문자까지 넣는 옛 입력 방식을 따른다면, 3-90 자판과 3-91 자판처럼 서로 다른 설계 목적이 다른 변형 배열이 자꾸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세벌식 자판처럼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쓰면서 겹받침·기호 확장 입력법까지 넣는다면, 한 글쇠에 더 많은 문자를 담을 수 있어서 3-90 자판과 3-91 자판의 설계 목적을 거의 함께 이루는 배열이 나올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공세벌식 자판에 첫가끝 갈마들이 방식을 끌어들이는 것은 공세벌식 자판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세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의 거리감이 줄어들고, 견주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옛 타자 방식으로 공세벌식 자판을 쓰던 사람이 갈마들이 공세벌식에 맛들이면, 이를 징검다리 삼아서 신세벌식 자판으로 넘어가기가 훨씬 쉬워진다. 3줄 한글 배열을 쓰는 신세벌식 자판의 매력은 그대로 있으므로,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이 신세벌식 자판을 조금 따라가는 것에 그친다면 신세벌식 자판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이 기능 경쟁에서 신세벌식 자판에 밀린다면, 그 동안 세벌식 자판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던 공세벌식 자판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9) '신세벌식 2015 자판'은 신세벌식 자판으로 볼 수 있을까?

신세벌식 2015 (신세벌식이 아닌 신세벌식)
신세벌식(?) 2015

  신세벌식 2015 자판은 소인배 님이 새로 제안한 배열이다. 이미 쓰이던 신세벌식 자판의 홀소리와 받침 자리를 뒤바꾼 꼴이다.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 원안 배열 방식을 따르는 신세벌식 자판(1995,  2003,  2012, P), 신세벌식 2015 자판은 넓게 보면 갈마들이 세벌식 자판으로 묶을 수 있다. 이들의 배열 특징을 간추려서 견주어 보면 이렇다.

  (본디꼴) 신세벌식
1995 / 2003 / 2012 / P
갈마들이 공세벌식 (바꾼꼴) 신세벌식
2015 / M
홀소리 모두 윗글 자리에 있음 ㅒ를 빼고 아랫글 자리에 있음 겹홀소리를 조합하는 ㅗ·ㅜ를 빼고 아랫글 자리에 있음
받침 모두 아랫글 자리에 있음 6개 받침(ㄱ,ㄴ,ㄹ,ㅁ,ㅅ,ㅇ)은 아랫 자리에 있음
나머지 받침은 윗글 자리에 있음
모두 윗글 자리에 있음
다른 특징 3줄 한글 배열
모아주기를 못함
4줄 한글 배열
모아주기를 꽤 할 수 있음
3줄 한글 배열
모아주기를 조금 할 수 있음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은 4줄 한글 배열이고 홀소리와 받침 자리가 신세벌식 자판과 다르다. 겉으로 보이는 배열이 다르므로,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을 다른 갈래로 바라보는 것은 어려움이 없다.

  신세벌식 2015 자판은 3줄 한글 배열이고 벌이 다른 한글 낱자들이 놓인 글쇠 자리 영역이 여태까지 쓰인 신세벌식 자판과 같다. 그래서 얼핏 보면 신세벌식 자판과 거의 같게 보인다. 하지만 홀소리·받침 배열에서 보이는 특징은 갈마들이 공세벌식 쪽에 가깝다.

  공세벌식 자판에서는 낱자 차례가 어긋나게 들어왔을 때에 입력기가 바로잡아 주는 모아주기 기능주26을 통하여 오타를 바로잡기도 한다. 신세벌식 2015 자판은 공세벌식 자판처럼 홀소리를 아랫글 자리에 놓고 받침 자리을 윗글 자리에 놓음으로써 모아주기 기능을 일부 쓸 수 있게 하는 것을 노리고 만들어졌다.

  그런데 신세벌식 2015 자판에서 모아주기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생각처럼 크지 않다. 아래 표는 공세벌식, 갈마들이 공세벌식, 신세벌식 1995, 신세벌식 2015에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을 홑낱자로 낱자 차례가 어긋나게 쳤을 때에 모아주기로 바로잡혀 나오는글을 견주어 본 것이다.

ᄃᅠᅟᅠᆼᅟᅩᄒᅠᅟᅢᅟᅮᄆᅠᅟᅠᆯᄀᅠᅟᅡᅟᅩ ᅟᅠᆨᅟᅢᄇᅠᅟᅮᄃᅠᄉᅠᅟᅠᆫᅟᅡᅟᅵᄋᅠ ᅟᅡᄆᅠᅟᅳᄅᅠᅟᅩᄀᅠ ᅟᅡᄃᅠᅟᅠᆶᅟᅩᄃᅠᄅᅠᅟᅠᆨᅟᅩ
 갈래 배열 오토마타 결과
공세벌식 3-90, 3-2012 등 이어치기 + 모아주기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갈마들이
공세벌식
3-2015 이어치기 + 모아주기
(날개셋)
동해물과 백둪않 마릌ᄀᅠ 닳ᄃᅠᆿ록
3-2015P 이어치기 + 모아주기
(날개셋)
동해물과 백두삲ᄋᅠ 마릌ᄀᅠ 닳도록
신세벌식 신세벌식 1995 이어치기 덐했먀가ᄏᅠ ᅟᅠᆨᅟᅠᆮ부ᄃᅠ솇ᅟᅠᇂᄋᅠ ᅟᅠᆽ므로ᄀᅠ ᅟᅠᆾ댷ᅟᅠᆿᄃᅠ룤
바꾼꼴
신세벌식
신세벌식 2015 이어치기 + 모아주기 뎣햌미가ᄏᅠ 뵺ᄃᅠᆿ싍ᅟᅠᇀ 맏로ᄀᅠ 닳ᄃᅠᆾ룣

  위의 결과를 보면,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은 모아주기 오토마타를 적용했을 때에 어느 만큼은 모아주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주27 하지만 신세벌식 2015 자판은 이 보기에서 모아주기 기능을 쓰는 보람이 거의 없다. '닳'만 모아주기로 바로잡혔을 뿐이다.

  그 동안 쓰인 신세벌식 자판에 낱자 조합 규칙을 더 넣고 때때로 윗글쇠도 쓸 수 있다고 하면, 다음처럼 표준어에서 쓰이지 않지만 사투리에서 쓰이는 겹낱자들을 더 조합할 수 있다.

  • 'ᄋᆖ치', 'ᄋᆏ치'(여치의 사투리)에 들어가는 겹홀소리
  • ᄀᆞퟍ안(같아서), 흐ᇘ(흙), 여ᇬ다(얹다)에 들어가는 겹받침

  하지만 홀소리를 아랫글 자리에 놓고 받침을 윗글 자리에 놓는 배열은 한글을 조합할 수 있는 범위가 더 좁다. 신세벌식 2015 자판은 배열을 고치지 않는다면 표준어에 쓰이지 않는 겹홀소리를 다 넣을 수 없어서, 옛글이나 사투리를 넣는 쪽으로 쓰임새를 넓히기가 어렵다.주28

  배열 방식에서 공세벌식에 가까운 특성을 띠는 신세벌식 2015 자판은 정통성 있는 신세벌식 자판이 아니다. 기능 면에서 새로운 방식이 더 뛰어나다면 신세벌식의 뜻을 넓히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위에서 본 모아주기의 예와 한글을 조합할 수 있는 범위를 살펴 보면 신세벌식 2015 자판의 배열 방식이 이미 쓰이던 것을 갈음할 수 있을 만큼 더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

  '신세벌식 2015 자판'은 지금(2015년) 볼 때에 가장 나은 신세벌식 자판을 가리키는 듯한 이름이다. 이런 이름을 변형 배열 방식을 따르는 배열에 붙였다면, 신세벌식 자판을 쓰는 사람들이 거의 고개를 끄덕일 만큼의 매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신세벌식 자판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입력기 개발자는 어느 배열 방식을 따라야 할지 몰라서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하기를 꺼릴 수 있고, 새로 익히려는 사람도 어느 방식이 좋은지를 알기까지 시행착오를 더 겪을 수 있다.주29

  그래서 글쓴이는 소인배 님이 신세벌식의 것을 변형하여 새로 제안한 한글 배열 방식은 다른 갈래 이름을 붙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세벌식형 신세벌식, 공-신 복합 세벌식, 소인배 세벌식처럼 새로운 갈래임을 나타낼 수 있는 배열 이름을 붙인다면, 신세벌식의 원형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배열 방식을 더 과감하게 시험할 수 있는 길이 되라라고 생각한다.주30 주31

신세벌식의 본래 한글 배열 방식으로 바꾼 '신세벌식 2015' 배열표
신세벌식의 본래 한글 배열 방식으로 바꾼 '신세벌식 2015' 배열표
〈주석〉
  1. 순아래 자판은 3-90 자판을 바탕한 응용 배열이다. 한글 낱자가 차지하는 글쇠 수를 늘려서 윗글쇠를 누르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게 하였다. 한 손 자판 또는 no-shift 자판으로도 불렸다. back
  2. '갈마들이'는 '번갈아 듦'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한글문화원 314 자판(안)에서는 신세벌식의 한글 입력 방식을 가키키는 마땅한 말이 없어서 '반자동 타자법'이라고 하였고, 위키백과에서는 '교번식 입력법'이라는 말이 쓰인 적이 있다. 글쓴이는 그 말들을 갈음할 말로 세벌식 사랑 모임(http://cafe.daum.net/3bulsik/JMKX/7)에 '갈마들이 타자법'을 제안했었다. 그리고 '첫가끝 갈마들이'로 고쳐 부를 것을 다시 제안했다.(http://cafe.daum.net/3bulsik/JMKX/167) back
  3. 이 처리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므로 보는 사람의 눈에는 뜨이지 않는다. back
  4. 타자 연습 풀그림 안에서도 연습 글을 넣을 때와 다른 글(쓰는 사람의 이름 등)을 넣을 때에 필요한 동작이 달라서 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back
  5. 아래아한글 2.0 이상에서는 그 글쇠의 아랫글 자리에 있는 첫소리가 들어간다. 아래아한글 2.×에 맞추어 만들어진 듯하다. back
  6. 제안자가 본래 뜻한 설계 원칙을 따른다면, 이 때에 끝소리가 들어가야 맞다. 하지만 초기 신세벌식 입력 변환기가 2벌식 자판을 바꾸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탓에 호환성을 높이려고 끝소리를 따로 넣지 못하게 했다고 제안 글에 밝혀져 있다, 그리고 제안 글에서는 다른 프로그램에 신세벌식 자판을 넣을 때는 끝소리를 따로 넣는 기능을 넣을 것을 권고하였다. back
  7. 도스에서 쓰인 두벌식 자판 입력기들에서 예사소리를 두 번 눌러 된소리를 조합하는 기능을 쓸 수 없었으므로, 신세벌식 입력 변환는 앞에 들어간 예사소리를 지우고 나서 된소리를 다시 집어 넣었다. back
  8. 초기 신세벌식 자판에서 끝소리들이 모두 홀소리가 있는 같은 글쇠 자리에 함께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에 쓰이는 신세벌식 자판도 빈 홀소리를 넣는 규칙을 더 집어넣어야 홀소리 없이 첫소리와 끝소리만 있는 낱내를 넣을 수 있다. back
  9. 투박하게 원칙을 세워 지킨다면, 이 때에는 언제나 홀소리가 들어가게 할 수도 있다. 때에 따라 홀소리가 들어가기도 하고 끝소리가 가기도 하는 변칙 처리는 쓰는 사람의 편의를 헤아려 입력 규칙을 변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잘못 쳤을 때에 낱내 조합이 끊기지 않아서 낱자를 고쳐 넣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back
  10. (1)-③에서와 같이 입력 변환기가 2벌식 자판에 맞추어 동작하기 때문에 첫소리로 들어간다. 제안자가 본래 뜻했던 설계 원칙을 따른다면 끝소리로 들어가야 한다. back
  11. 나중에 신광조 님은 다음(daum.net)의 신세벌식 카페에서 자신의 성이 평산 신(申)씨임을 밝혔다. (http://cafe.daum.net/3bulsikmini0A0/6ouO/33, 2016.1.15.) back
  12. 너비 조절이 자유로운 영문 글꼴과 입력 스크립트를 써서 한글 낱자를 나타내게 한 간이 한글 입출력 방안이다. 매킨토시에서는 1996년에 한글 시스템 7.5.3에서 3-91 자판을 지원할 때까지 공세벌식 자판을 직결식 처리를 통하여 쓸 수 있었다. back
  13. 3-90 자판만이 아니라 공세벌식 자판들이 대체로 함께 안고 있는 아쉬운 점들이다. back
  14. 만약에 한글에 쓰이는 겹홀소리 종류가 늘어난다면, 신세벌식 자판은 겹홀소리를 조합하기 위한 홀소리를 더 들어가야 할 수 있다. back
  15. 공세벌식 자판을 오래 쓴 사람일수록 네째·다섯째 손가락을 놀리는 기능이 퇴화하여 두 손가락을 이어서 치기가 어려울 수 있다. back
  16. 1996년에 나온 매킨토시의 한글판 운영체제인 한글 시스템 7.5.3에서 3-91 자판이 간이 입력 방식이 아닌 입력기 차원으로 처음 지원되었다. back
  17. 다른 신세벌식 자판들은 먼저 나온 공세벌식 자판을 본보기로 하였지만, 3-P3 자판은 거꾸로 먼저 나온 신세벌식 P 자판과 비슷하게 맞춘 배열이다. back
  18. 타자 행동 분석으로 홀소리·받침의 최적 배열을 찾아 간 신세벌식 2015 자판이 있지만, 아직 먼저 나온 신세벌식 자판들보다 낫다는 평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back
  19. 글쓴이는 천리안을 썼으므로, PC 통신망을 통해서는 하이텔을 쓰던 사람보다 한 발 늦게 세벌식 자판에 얽힌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back
  20. 날개셋 옛 판에는 신세벌식 1995 자판이 예제 파일(신세벌식 기본.ist)에 들어 있었다. back
  21. 신세벌식 자판의 기호 확장 배열은 3beol판 libhangul 개발자인 우덜 님이 처음 고안하였다. 처음에는 첫소리 ㅋ과 ㅍ을 조합하여 기호 확장 배열 상태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나중에 글쓴이(팥알)가 기호 확장 배열로 들어가는 첫소리 조합과 기호 확장 배열을 바꾸어 제안한 것이 쓰이고 있다. back
  22. 신세벌식 자판에 윗글쇠를 써서 겹받침을 넣은 입력법은 글쓴이가 날개셋을 통하여 신세벌식 2012 자판에 처음 적용하였다. back
  23. 같은 글쇠를 두 번 눌러서 겹받침을 넣는 방안은 우덜 님이 처음 고안하여 3beol판 libhangul에 구현하였다. back
  24. 신세벌식 자판의 겹받침 확장 입력법은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으로도 이어졌다. back
  25. 3-2015P 자판과 3-2015M 자판은 3-2015 자판의 응용·변형 배열이다. back
  26. 이 기능이 '모아치기'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낱자 차례를 바로잡아 주는 '모아주기'와 여러 글쇠를 함께 눌러 넣는 '모아치기'는 다르다. back
  27.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은 자주 쓰이는 받침(ㄱ,ㄴ,ㄹ,ㅁ,ㅂ,ㅅ,ㅇ 등)이 홀소리와 함께 놓이지 않아서 모아주기 기능의 효과를 꽤 누릴 수 있다. 홑낱자 배열이 같은 3-2015 자판과 3-2015P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홀소리와 받침이 함께 있는 글쇠 자리에 들어간 입력 규칙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입력기에 입력 규칙이 얼마나 세세하게 들어갔는지에 따라 예외 상황에서 나타나는 결과가 조금 다를 수 있다. back
  28. 홀소리가 아랫글 자리에 있는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도 함께 겪는 문제이다. 갈마들이 공세벌식 자판도 옛한글 응용 배열은 갈마들이 방식으로 쓰지 못한다. back
  29. 자칫하면 세벌식 최종 자판이라는 배열 이름이 공세벌식 자판에 일으킨 오해와 부작용이 신세벌식 자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back
  30. 신세벌식 2015 자판의 세부 배열에 관한 것은 한글 배열 방식과 따로 생각할 문제이다. back
  31. 글쓴이가 고쳐서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 한글 입력기에서는 받침을 윗글 자리에 둔 신세벌식 2015 자판과 신세벌식 M 자판을 '바꾼꼴 신세벌식'이라는 이름으로 갈래를 나누어 두었다. (2015.6.26.)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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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세기 2015/05/19 00:2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신세벌식에 대해 자세한 글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스에서 신세벌식 입력이 어떻게 되는지 몰랐었는데 움직그림을 올려주시고 설명을 담아주시니 더욱 이해가 잘 됩니다. 신세벌식의 입력 방식을 알려주셔서 신세벌식 옛한글 자판에 대해 고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신세벌식이 왜 공세벌식과 비슷한지도 궁금해 했었는데 이렇게 알려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 비밀방문자 2015/05/19 00:2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덧글입니다.

    • 팥알 2015/05/19 16:3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잘못 들어간 내용을 알려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더 살펴서 확인해서 고칠 것이 있는데, 시간을 더 끌기가 힘들어서 글을 좀 성급하게 공개했습니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저도 기쁩니다.

  2. 신광조 2016/01/13 16:5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는 신세벌식의 제작자 신광조입니다..
    제가 만든 자판을 저보다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위에서 설명하신 세벌식의 버전은 사실 당시에는 어떤 것인지 잘 몰랐습니다.
    단지 아래아 한글과 한메타자에서 사용되는 자판을 기준으로 설명한 것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더 초기 버전 중 하나는 2벌식을 기준으로 왼손은 초성, 오른손을 중성 종성으로하고
    오른손 종성을 초성과 대칭으로 배열한 버전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4개의 특수키가 더 사용되었고 얼마나 유용했는지는 기억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세벌식의 기초 배열의 원칙은 호환성이었습니다.
    세벌식 자판을 아는 사람이 쉽게 넘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과학적인 디자인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중성이 왼손의 검지, 중지에 집중되는 형태가 되었고 잘 안 쓰이는 종성은 잊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세벌식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니 진심으로 기쁘고 그분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시간 나는데로 저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팥알 2016/01/14 02:4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공세벌식 자판과의 배열 호환성을 높인 것은 절묘하고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신세벌식 자판은 쉽게 잊혀졌을 것 같습니다. 몇몇 사람이라도 꾸준히 쓰이는 한글 자판이 많지 않은 걸 생각하면, 신세벌식 자판은 성공작입니다.

      처음에는 신세벌식 자판이 공세벌식 자판 쪽에 덕을 본 면이 있지만, 벽에 부딛힌 듯했던 공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는 데에 신세벌식 자판이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공세벌식 자판에 겹받침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이 줄곧 골칫거리였는데, 신세벌식 자판이 입력·배열 방식에서 공세벌식 자판의 골칫거리들을 풀 실마리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세벌식 자판의 위상을 높게 보고 싶습니다.

      영문 자판의 숫자열까지 손가락을 뻗지 않아도 되게 한 것이 늘어난 피로도를 에끼고도 남습니다. 특히 신세벌식 1995 자판은 자주 쓰이는 겹받침 ㄶ·ㅄ과 겹홀소리 ㅟ 등을 치기가 편한 점에서 공세벌식 자판을 개선한 효과가 큽니다.

      제가 간이 입력기에 신세벌식 자판을 구현할 때에는 많은 실수와 오류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신광조 님께서 공개하신 입력기는 쓰이는 환경을 헤아렸을 때에 크게 걸리는 오류나 헛점이 보이지 않아서 여러 각도로 꼼꼼한 연구와 검토를 거친 결과물일 거라고 짐작하고만 있었습니다. 신세벌식 자판과 짜임새가 다른 배열도 연구하셨다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일 만합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한글이 만들어진 경위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억측을 잠재우고 있는데, 세벌식 자판에 대한 원천 정보도 잘 정리해 두지 않으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정보가 왜곡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새삼스럽더라도 오늘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을 적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5년에는 홀소리·받침 자리를 공세벌식처럼 바꾼 신세벌식 자판도 제안되었습니다. 바꾼꼴이 더 좋다면 바꾼꼴을 밀어야겠지만, 까닭 없이 본디꼴(1995 원안 방식)을 왜곡해서도 안 되겠다 싶어서 신세벌식 자판의 본래 방식을 밝혀 둘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는 옛한글 조합 기능이 필요해서 본디꼴을 지키고 싶어하는 쪽입니다.

      도스 환경에서는 '세벌식'이라고 하면 딱 그 배열(3-90)을 가리켰지만, 요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3-90 자판도 새로 익히기가 쉽지 않은데, 이제는 사람들이 '최종'이 붙은 배열(3-91, 공병우 최종)을 붙들게 되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공세벌식 자판은 손가락을 많이 뻗어야 하는 것, 낱자 배치를 크게 개선하기 어려운 것에 따른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익히는 사람에게는 신세벌식 자판의 매력이 더 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나쁜 점을 줄이고 좋은 점을 많이 끌어내서 널리 공감을 얻는 대표 배열을 내세울 수 있다면, 언젠가는 신세벌식 자판이 세벌식 자판의 으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